너무 걱정 마세요. 잘 해낼께요.
엄마의 잔소리 노트 | 모짜르트 |
by MeeyaChoi Dec 14. 2022
아들 볼프강은 신동(Prodigy)이었다. 아빠 레오폴트는 일곱 아이들을 낳았지만 둘만 살아남았고, 막내 볼프강은 누나 난넬의 레슨을 어깨너머로 듣기만 하고도 악기를 연주하고 작곡까지 하면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아빠는 사제가 되라는 부모 뜻을 거스르고 대학에 갔다가 후원자들의 경제적 지원이 끊기는 바람에, 귀족의 시종으로 어렵게 일하면서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했고, 뒤늦게 직업 궁중 음악가의 길로 들어섰다. 아들의 재능을 누구보다 먼저 알아본 아빠는 자신과 달리 아들은 제때 재능을 꽃 피우고, 일찌감치 세상의 인정을 받기를 바랐다.
아들의 교육과 성공을 위해서, 아빠는 다섯 살 어린 아들을 데리고 자신의 모든 기반이 있던 좁은 잘츠부르크를 떠났다. 아빠는 아들이 당대 거장의 음악과 각 나라 고유의 음악 세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10년 넘게 아들과 함께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등으로 고달프게 돌아다녔다. 그동안 아들은 어려운 음악 기법을 익히고,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도 터득하고, 다양한 문화를 융합할 줄 알게 되었다. 아들의 음악은 탁월하여 대중의 열렬한 박수를 받았지만, 때로는 외면받았다. 아들의 작품이 세상의 인정을 받지 못할 때 아빠는 불안해졌다. 여러 차례의 여행에서 아들이 일자리를 얻지 못하자, 아빠는 고향에서 아들에게 꽤 안정된 궁정음악가 자리를 알아봐 주었다. 하지만, 넓은 세상에서 터득한 자유분방한 창작활동이 이미 몸에 밴 아들은 깐깐한 궁중에 잘 적응하지 못했으며, 아빠와는 다른 길을 가고 싶어 했다.
성인이 된 아들은 이제 아빠 없이도 훌륭한 음악가들과 교류하며, 교향곡, 실내악, 협주곡, 소나타, 오페라 등 수많은 곡을 쓰고 공연했지만, 아들의 수입은 안정되지 못했다. 아들이 다시 일자리를 찾아 파리로 떠난 뒤 같이 가지 못한 아빠에게 쓴 편지에서, 아들은 자신을 향한 아빠의 불안을 짐작한 듯,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잘 해낼께요.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편지에서 밝은 기분을 좀 보여주셨으면 하는 거예요....... 아버지의 손에 천 번의 입맞춤을 전합니다. “
하고 썼다. 하지만 이 여행에서도 아들은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따라간 아내가 그만 전염병으로 죽고 말았다. 아내마저 잃은 아빠는 늘 똑똑하던 아들이 좋은 가문의 여자와 결혼하여 좀 편안히 살기를 바랐지만, 아들이 여행 중 머물던 여관집 딸과 결혼하자, 그만 몹시 실망했다.
어릴 때부터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 아빠이기에 늘 고맙고 죄송한 마음이 앞섰지만, 아빠가 자신의 길을 반대하자 아들은 아빠와 멀어졌다. 아들에게 너무 서운한 아빠였지만, 아들이 드디어 작곡가로 빈에서 크게 이름을 날리자 아들 며느리와 화해했다. 그리고 당대 최고의 음악가 하이든이
“당신 아들은 내가 아는 어느 작곡가보다도 훌륭하다.”
고 말하자, 흔들리던 아들에 대한 믿음을 다잡았다. 하지만 아빠 레오폴트가 67세의 나이로 죽자, 아들 볼프강은 바쁘고 멀다며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평생의 후원자였던 아버지가 죽고 불과 4년 뒤인 1791년, 다양한 유럽 음악을 통합하여 하이든과 함께 빈 고전음악을 완성한 우리의 위대한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는 빚에 쪼들리다 35세의 젊은 나이에 죽었고, 장례비가 없어서 비석 하나 없이 공동묘지에 묻혔다.
참고
나무위키 레오폴트 모차르트
위키피디아 레오폴트 모차르트
모차르트, 천 번의 입맞춤. 모차르트 지음. 박은영 옮김. 예담.
음악에 미쳐서. 울리히 룰레 지음. 강혜경, 이헌석 옮김. 비룡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