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제타처럼, 보이저처럼
엄마의 잔소리 노트 |
by MeeyaChoi Nov 23. 2022
사랑하는 자식이 이렇게 살면 좋겠다, 저렇게 살면 좋겠다는 바람이 부모 마음에 있다. 부모의 희망사항이 자식에게 들어맞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어렸을 때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다큐멘터리를 보며, 내 눈앞의 동네를 넘어 지구, 지구 넘어 태양계, 태양계 넘어 우주를 상상하던 전율을 잊을 수 없다. 대학 천문학 시간에 학교 천문대에서 라면을 끓여먹으며 밤을 기다렸다가, 천체망원경으로 까만 어둠 속에서 빛나는 토성의 띠와 목성의 푸른빛을 보던 감동이 아직도 또렷하다. 어느 저녁, 한 탐사선 뉴스가 별에 대한 내 관심을 다시 흔들어 깨웠다.
2004년 유럽우주국이 쏘아 올린 우주 탐사선 로제타가 65억 km를 비행한 끝에 10년 만인 2014년에 지름 4km짜리 ‘혜성 67p’의 궤도에 진입해서, 착륙선 ‘필레’를 혜성에 성공적으로 착륙시켰다. 살면서 내가 만났던 딱 한 명의 우주 과학자 왈, 우주의 거리는 엄청 멀어서, 발사 각도가 조금만 어긋나도 우주선이 완전히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버릴 수 있다고 말했었다. 그 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로제타는 무려 10년을 날아가서 지름이 겨우 4km 밖에 안 되는 조그만 혜성을 찾아갔다니, 그 정교함과 오랜 끈기가 장인의 예술품을 보는 듯 놀라웠다.
수많은 우주 탐사선 중 최장수 탐사선은 보이저 1호다. 1977년에 지구를 떠난 후 45년 동안 태양계 너머 항성 간 우주를 날고 있는 보이저는 지구로부터 23,791,474,743 km 떨어진 우주 공간을 날면서, 아무도 가보지 못한 미지의 우주를 최초로 탐험하고 있다. 칼 세이건의 제안에 따라서, 1990년 2월 14일 보이저 1호는 지구에서 61억 km 떨어진 지점에서 카메라를 지구 쪽으로 돌려서, 깜깜한 우주 속에서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에 불과한 지구를 찍었다. 이때 함께 찍힌 금성, 지구,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의 사진은 '태양계 행성들의 가족사진(Solar System Family Portrait)'이며, 수성은 밝은 햇빛에 묻혔고, 화성은 렌즈 빛에 묻혔다. 미리 계획된 행성이나 혜성, 별에 도달하지 않아도 되는 보이저 1호는 고향 지구를 소개하기 위한 사진들, 여러 시대 여러 언어들로 된 음악들, 자연의 소리, 미국 카터 대통령의 서신을 담은 골든 디스크를 싣고, 어느 은하계 어느 별에 사는 어느 우주 이웃에게 발견되기를 바라며, 아직도 날아가고 있다.
로제타처럼 목표를 미리 정한 후 성실하고 끈기 있게 정진하여 목표를 이루는 인생도 멋지고, 보이저처럼 꿈을 안고 남이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삶도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