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가 터지기 전에, 내가 하고 싶은 일

Feat. 단독 콘서트에 가고 싶어졌다.

by 보라

죽기 전에 내가 사랑하는 가수들의 콘서트에 가고 싶었다.


[이 글은 브런치 작가 정식 데뷔 2일 차 불면의 소중한 보라색 기록을 서랍에서 꺼낸 글이다.]




제가 잠을 못 잔다고 걱정하지 말아요.

나는 아이유 님처럼 잠 못 드는 밤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처럼 아프지 않고

오늘 누군가에게 상처받았을 당신을

오늘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주었을 당신을

당신들만큼은 나처럼 아프지 않고 새근새근 잘 수 있기를 바라며 새벽 3시 52분에 글을 시작했어요.




지금 나는 현재 남편 옆 침대에 걸터앉아 있다.

남편의 고집 덕분에 나는 템퍼 침대를 사용하고

남편 덕분에 내 몸에 착. 분하는 침대를 만나서

서른 살 여름이 오기 전까지 나는 누구보다 꿀잠을 잤었다.


(지금 이 불면이 힘들지 않다. 그때 충분히 편하고 안락하고 포근하게 잠들 수 있었기에)


그 덕에 늘 최선을 다한 최상의 컨디션으로 나의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고,

매일 나의 정성을 다한 온 마음을 바친 수많은 나의 어린이집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었고,

서류가 싫지만 최선을 다해 집중해 가며 지웠다 썼다 지우개 버튼을 눌러내며

한 글자 한 글자 영혼을 갈아 키즈노트를 작성했고, 보육일지를 작성했고, 관찰일지를 작성했고,

학부모 개별 면담을, PPT속 사후 놀이 이야기를,


매달의 소소하지만 소소하지 않고 확실하지만 불확실하고 행복하지만 완벽함을 몰라 절망했던 지속 가능한 환경에 대한 공모전 준비와 자료조사를 할 수 있었기에 감사할 따름이다.




허리디스크가 더 악화되기 전,

나의 건강이 하루라도 더 나은 날,

나는 매일 나를 죽음에서 지키기로 다짐한 적이 있었다.


불면의 시간들, 93년생 동갑내기 아이유 님과 가수 선미님

나의 또래인, 직업이 달랐던, 마음의 색이 비슷했던 그 시절의 앨범커버에서 보라색 인풋을 받았고, 공감했고,


나도 누군가에게 보라색 아웃풋을 나만의 빛나는 의미가 담긴 보라색으로 온 마음을 다해


내 열정을 불태우며

내 허리가 버티는 한 최선을 다해

나의 글을 놓치지 않고 말하고, 듣고, 읽고, 쓰며


매 순간 나의 머릿속 생각이

남들에게 부담스럽지 않게 녹여지기를

바라고, 기다리고, 원하고, 희망하고, 소망하고, 간절하고, 나를 응원하고 있었다.




보라색 수술을 든 보라색 유니폼을 착용한 유니폼 뒷면에 내 이름이 프린팅 된

‘보라 치어리더’ 된 기분이었다.


나 자신의 소원을 매일 마음속으로 말했고, 정리했고,

용기 내어 소중한 사람들에게

수줍지만 당당하게

낯설지만 씩씩하게

내 말의 무게가 부담되고 무섭지만

최대한 그들이 놀라지 않도록, 익숙하도록


나의 사람들의 마음을 알고

검은색 움직이는 문자들이

보라색 혹은 보라 풀하게




나의 변화가 걱정되는 이들에게는 씩씩한 보라색

나의 변화를 응원하는 이들에게는 용감한 보라색과 자신감 넘치는 보라색

나의 변화에 놀라는 이들에게는 나를 보면 삐약삐약 아기 병아리를 떠올리는 공통의 사람들을 위해 노란색을 덧바른 보라색이 되었다.


나는 나의 색을 섞어 나의 보라색을 매일 팔레트에 바꿔가며 혼합하고 다시 칠하고 있었다.


나의 변화가 진화되고, 성장하고, 레벨 업하는 그 경험치에 도달하는 과정을 지켜달라고 말했고,

나를 지켜달라고 말했고

나를 묵묵히 바라봐달라고 말했고

나는 더 이상 온실 속의 화초가 아니니, 걱정 말라고 말했고

나는 더 이상 당신들이 알던 내가 아니니,

나의 숨겨왔던 내면의 색깔을 단어로 전했다.




나는 사실 단단한 사람이라고

나는 사실 사랑이 많다 못해 넘쳐흘러 주워 담는 중인 사람이라고,

나는 모두에게나 착하지 않으니 친절하지 않으니 바보같이 헤헤거리지 않으니,

어려 보인다고 무시당하지 않으니 세상 물정 모르지 않으니,

나를 믿고 나를 걱정 말고, 나를 오해 말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다시 바라보라고


그들도 물론 내가 혼란스러울 거다.

나도 내가 혼란스럽고 나를 둘러싼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벼락 맞듯 혼란스럽다.


서른 살 나와 내 주변은 나와 함께 나의 신체적, 정서적 마음의 성장통과 마음의 근육통을

함께 느끼고 본인들도 모르는 새

나의 아픔을 간접 경험하고 체험하고 느끼며

나를 직, 간접적으로 응원하고 돌봐오고 내가 무너지지 않게 지켜주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사랑하는 기준에 있는 분들께

나를 관심 있게 바라봐주는 기준에 있는 분들께

말한다.


나는 원래 정이 많아서 나의 정이 무서웠어요.

나는 보라색만큼의 정을 주고 싶은데

어떤 날은 빨간색 정, 노란색 정, 보라 색정, 하얀색 정이 되는 게 무서웠어요.


그렇지만 서른의 사춘기를 겪고 있고

그런 저를 직간접적으로 지켜보는 여러분,

저는 몸은 아프지만 더 이상 마음은 아프지 않아요.


건강히 보육현장에 있을 때

몸도 마음도 모두 함께 건강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성대결절도, 관리 안 하면 수술해야 한다는 소리도 들었고

선천적으로 남들보다 일찍 태어났고 너무 적은 몸무게로 태어난 저이기에

겉보기엔 연약하고 유약해 보이고 어려 보이고 말라 보이고 힘없어 보이고 종이인형 같아 보일 순 있지만,


입원실을 퇴원한 그날 일주일 만에 본 하늘을 보며 다짐했어요

다시는 하늘을 하루도 볼 수 없는 곳엔 돌아가지 않으리.. 그게 내가 아무리 사랑했던 것일지라도

제 마음과 손가락 걸고 꼭! 꼭! 약속했고

마음의 동요를 불렀고.

마음의 서명을 했고,

마음의 도장을 찍었고,

마음의 인쇄물을 잘 말린 뒤 변치 않도록 코팅도 하고

마음의 인쇄물을 제 인생의 길을 잃어버릴 때 꺼내보려고 불면에 시달리는 요즘 매일 맘

마음의 복사기에서 복사 중이에요.




하나는 저희 집 결혼사진처럼 대형 액자로 침대 옆 눈뜨면 보이는 곳에 가지런히 세워둘 거고.

또 하나는 건조기 앞에 세워 둔 작은 결혼사진처럼 마음의 먼지를 날려주는 장소에 놓을 거고,

마지막 인쇄물은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적어서 여러분의 수많은 눈동자가

행복함과 뭉클함, 공감하고 위로될 수 있는 보라색의 투명한 반짝임이 될 수 있도록

나의 사람들을 위해 글을 쓸 거예요.


나를 몰랐다면, 혹여나를 다른 색으로 오해했다면,

나의 변화가 의아하고, 이상하고, 걱정되고, 염려되고, 안타깝고, 속상하고, 측은지심의 마음이 드신다면


나를 두 눈 크게 뜨고 저에게 보이는 마음의 색깔을 있는 그대로 느껴주세요


제 색깔은 보라색이지만

저는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 앞에선 무지개로 변하고

정이 많은 제가 사랑하지 않는 무언가에 힘든 날에는 검은색으로 변했고 나를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숨죽여 울었고 마음으로 울었고 소리 없는 눈물만 흘렸고 나를 원망하고 나를 미워하고 나를 상처 주고 나를 불신하고 나를 밀어내며 울었어요.


내가 다시 제 고유의 보라색을 찾아가는 지금,

분명 제 글이 각기 다른 의미로 와닿으실 거예요

저는 지금 다시 무지개로 변할 준비가 되어있을까요.

이제는 소리 내어 울 수 있고

나의 사랑했던 아이들을 닮듯 “뿌엥” 하고 울다가

너무 신체적 건강을 바닥까지 잃어봤기에


조금만 배가 고파도, 졸린데 잠이 오지 않아도, 글을 쓰는 게 행복한데도, 시간이 많음에 감사함에도, 나를 사랑했던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았던 것에 정말 제가 가치 있는 사람이었구나, 자존감이 높아져도 눈물이 종종 나옵니다.


제가 만난 상담사 친구분의 말을 제 마음의 보라색으로 해석해볼게요

나는 그분에게 이런 공감과 위로를 받았어요.


지금 아주 좋은 마음의 신호등이 켜졌지만

아직 많이 혼란스러워서 어느 날은 빨간불이었다가

어느 날은 깜빡거리는 노란불이었다가 어느 날은 초록불, 매일이 변화무쌍할 수 있다고

놀라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사랑해주라고,

누구나 다 그날 자신의 건강, 기분, 에너지, 텐션, 옷차림, 머리스타일 등 각양각색의 사람이 살고 있는 것처럼


우리는 이름은 하나지만 존재는 수많잖아요

인생의, 사람의 수세기를 할 수 없고 정의 내리기 어려울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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