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유강인 21편 <죽음의 거미줄, 카르멘>
탐정 유강인,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용기
21편 죽음의 거미줄, 카르멘
맹목적인 사랑은 그 대가를 요구한다.
그건 파멸이다.
Blind love exacts its price.
It is destruction.
<작품 소개>
유명 극단, 폭풍은 ‘호세와 카르멘’ 연극을 무대에 올린다. 극단 설립 40주년 기념작이었다.
연극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스페인 세비야, 담배 공장 직원 카르멘는 치명적인 매력이 있었다.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남자를 파멸로 이끄는 팜므파탈이었다.
건실했던 부사관 돈호세는 카르멘의 유혹에 넘어가 그녀와 함께 도망친다. 밀수꾼 패거리와 동업한다.
이후 돈호세의 약혼자가 찾아오고, 돈호세는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말에 카르멘 곁을 떠난다.
카르멘이 새 애인 투우사 에스카미요의 승리를 기다리고 있을 때 돈호세가 나타난다. 돈호세는 카르멘에게 재차 같이 떠나자고 말한다.
마음이 변한 카르멘은 이를 거부한다. 이에 격분한 돈호세는 사랑했던 여인 카르멘을 칼로 찌르고 만다.
극단폭풍이 야심 차게 준비한 ‘호세와 카르멘’ 연극은 2026년 1월 24일 첫 번째 공연을 한다.
노력이 결실을 맺는다. 첫 번째 공연이 대성공한다. 극단은 더욱 힘을 내어 두 번째 공연을 준비한다.
극단에 활기가 넘쳤을 때
호세 역, 남주인공에게 비극이 닥친다. 분장실에서 칼에 맞고 만다. 범인은 단역 배우였다. 피해자는 사망하고 범인은 도주한다.
사건을 접수한 서울 강천 경찰서는 범인을 뒤쫓는다.
극단폭풍의 단장은 피해자의 친형이었다. 단장이 슬픔에 잠겨있을 때 범인한테서 전화가 걸려온다. 둘이 만날 약속을 잡았을 때 비명이 들린다.
긴급 출동한 경찰은 극단폭풍으로 달려오고 건물 뒷산을 수색한다. 산 중턱에서 모진 구타 끝에 죽은 범인의 시신을 발견한다.
범인이 죽자, 사건이 미궁에 빠진다. 이에 담당 형사는 탐정 유강인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유강인은 사건을 맡고 극단폭풍으로 달려간다.
유강인은 수사 중 극단폭풍에 커다란 비밀이 있다는 걸 알아챈다. 극단 안에 실제로 팜므파탈이 존재했다. 그녀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다.
베일에 가린 팜므파탈 카르멘과 유강인은 서로 대적한다. 결국, 진실의 문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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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립니다>
극단폭풍에서 새로운 연극을 시작합니다. 연극 제목은 ‘호세와 카르멘’입니다.
프로스페르 메리메 소설 ‘카르멘’과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을 각색한 작품입니다.
팜므파탈의 거부할 수 없는 치명적 유혹과 맹목적 사랑의 파국을 현시대에 맞게 재구성했습니다.
당대 최고 배우이자, 유명 배우인 최지나씨와 장호일씨가 함께 공연합니다. 두 배우의 뛰어난 앙상블을 감상할 좋은 기회입니다.
연극 종료 후, 두 배우님의 팬 사인회가 있습니다.
공연 장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 서울시 강천구 ‘JS 아트센터’ 대극장 천지
공연 일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 2026년 1월 24일부터 동년 2월 21일까지입니다.
공연 시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2026년 01월 24일(토) 17:00
- 2026년 01월 31일(토) 17:00
- 2026년 02월 07일(토) 17:00
- 2026년 02월 14일(토) 17:00
- 2026년 02월 21일(토) 17:00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합니다.
극단폭풍 단장 장철수
운명의 첫 번째 막
2026년 01월 24일 18시 20분
서울 강천구 ‘JS 아트센터’ 대극장 천지에서 연극 공연이 한창이었다.
연극 제목은 ‘호세와 카르멘’이었다.
해당 연극은 유명 극단, 폭풍의 작품이었다. 폭풍은 연극배우이자, 사업가인 장민국이 40년 전에 세운 극단이었다.
장민국은 10년 전 고인이 되었다. 극단의 후계자는 첫째 아들 장철수였다. 장철수는 유명한 연극 연출가였다. 그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단장이 됐다.
장단장이 극단을 맡고 10년이 흘렀다. 장단장은 야심 찬 작품을 준비했다. 극단폭풍 설립 40주년 기념작으로 ‘호세와 카르멘’을 골랐다.
‘호세와 카르멘’은 10년 전 극단폭풍에서 초연했다. 당시 초임 단장이었던 장철수가 극본과 연출을 모두 맡았다. 초연 당시 열렬한 환호와 호평을 받았다.
장단장은 ‘호세와 카르멘’ 극본을 다시 가다듬었다. 원작의 결을 살리고 현시대에 맞게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고 수정했다.
그의 노력은 극본만이 아니었다. 최고의 캐스팅을 했고 최고의 무대도 골랐다. 그렇게 완벽하게 준비했다.
오늘이 바로 노력의 결실을 맺는 날이었다.
‘호세와 카르멘’ 연극이 첫 번째 공연을 시작했다.
“잡아라!”
“저자가 호세다! 호세가 탈영했다!”
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병사들이 한 남자를 뒤쫓았다. 그 남자는 회색 군복을 입은 하사였다.
무대 위에서 배우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덩달아 관객들도 들썩거렸다.
오늘 많은 관객이 공연장을 찾았다. 빈자리가 없었다. 모두 꽉 찼다. 이는 오랜만의 일이었다.
관객들 모두 연극 애호가였다. 그들의 눈빛이 초롱초롱 빛났다. 무대에서 펼쳐지는 색다른 인생사에 집중했다. 때로는 울기도 하고 웃기도 했다.
배우들의 연기가 점점 물이 올랐다.
1회차 공연은 다소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많은 연습을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연습이었다. 연습과 실전은 다르기 마련이었다.
장철수 단장은 이 어색함을 극복하기 위해 최고의 배우를 캐스팅했다. 노련한 배우들이 극을 이끌어야 했다. 그들이 그 기대에 100퍼센트 부응했다.
막이 올랐을 때 풍겼던 어색함이 점점 사라졌다. 배우들이 연습 때처럼 신들린 연기를 선보였다.
무대 스태프와 무대 감독도 실수 없이 일을 착착 진행했다. 소품, 대도구, 조명 모두 이상이 없었다.
시간이 점점 흘러갔다.
연극 ‘호세와 카르멘’이 절정에 달하기 시작했다.
관객들이 숨을 죽였다. 흥분에 가득 찬 눈망울로 무대를 주시했다.
무대 위에 배우 둘만 있었다. 둘은 연극의 주인공, 호세와 카르멘이었다. 둘이 유명한 클라이맥스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카르멘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아니 집착하는 호세가 크게 외쳤다.
“카르멘! 나에게 돌아와! 투우사 에스카미요랑 너는 … 어울리지 않아!”
“나는 에스카미요를 사랑해요! 진심으로!”
팜므파탈의 상징, 카르멘이 크게 소리 질렀다.
호세가 고개를 흔들었다. 절망한 듯 고개를 떨구었다. 그러다 고개를 들었다. 두 눈에서 분노가 이글이글 타올랐다. 마치 불이 활활 타오르는 거 같았다.
발소리가 들렸다. 절망이 깃든 소리였다.
호세가 걸음을 옮겼다. 카르멘을 향해 다가갔다.
무대에 침묵이 흘렀다. 관객석도 마찬가지였다.
떨어졌던 카르멘과 호세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카르멘이 두 주먹을 꼭 쥐었다. 몸을 파르르 떨며 다시 크게 외쳤다.
“호세! 당신과 나는 끝이에요. 더는 나를 쫓아오지 말아요. 우리 사이는 예전 일일 뿐이에요.”
호세가 발끈했다.
카르멘이 손에 낀 반지를 뺐다. 그 반지는 호세가 준 반지였다. 그 모습을 보고 호세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가 잠시 침묵을 지켰다. 그러다 격분하고 외쳤다.
“뭐, 뭐라고? 나는 너를 위해 모든 걸 버렸어. 탈영병이 됐고 약혼자를 버렸고 어머니도 버렸어. 그런데 이제 아무것도 아니라고?”
“맞아요! 그게 진실이에요. 그러니 썩 꺼져요! 나는 내 사랑한테 가야 해요. 에스카미요가 나를 기다려요. 나는 그 품에 안겨야 해요. 그 입술에 키스해야 해요!”
“어, 어떻게 그런 말을!!”
호세가 분을 참을 수 없는 듯 크게 소리쳤다. 그 소리가 무대에 울렸다.
그때! 무대 조명이 꺼졌다. 순식간에 블랙아웃됐다. 사방이 어두컴컴해졌다.
관객들이 깜짝 놀랐다. 새까만 어둠이 무대를 가득 채웠다.
무대 제어실에 한 사람이 미소를 지었다. 그는 무대 감독이었다. 2층에서 무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가 손가락을 움직였다.
강렬한 스포트라이트가 팟! 하며 켜졌다.
그 불빛이 한 명을 비췄다. 그건 호세였다.
호세가 환한 조명을 받았다. 그가 잠시 말없이 서 있었다. 그러다 품에서 뭔가를 꺼냈다. 그건 칼이었다. 섬뜩한 칼날이 강렬한 조명을 받아 번쩍였다.
“아!”
관객들이 탄성을 내질렀다. 극이 마지막을 향해 치달았다.
“카르멘, … 다시 한번 말해봐! 똑똑히! 이 칼 앞에서 ….”
호세가 있는 힘껏 외쳤다. 마지막 절규였다.
깊은 어둠 속에서 돌아온 답은 다음과 같았다.
“나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 내 사랑은 에스카미요예요. 나는 에스카미요 품에 안겨야 해요! 내가 죽어도 이는 변치 않아요. 당신은 나를 죽이겠죠. 그래도 내 마음은 변치 않아요.”
“카, 카르멘!!”
호세가 카르멘의 이름을 있는 힘껏 외쳤다.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격한 발소리가 들렸다.
“아!”
관객들이 크게 소리 질렀다.
호세가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강렬한 스포트라이트는 무대 바닥만 비췄다.
“악!”
순간! 커다란 비명이 들렸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관객들이 깜짝 놀랐다.
숨 막히는 침묵이 15초간 흘렀다.
15초 후 스포트라이트가 꺼지고 무대가 점점 밝아졌다.
호세가 카르멘을 안고 있었다. 호세의 품에서 카르멘이 축 늘어졌다. 카르멘의 가슴에 비수가 꽂혀 있었다.
호세가 정신 나간 얼굴로 울부짖었다.
“내가 … 내가 카르멘을 죽였어요. 나를 잡아가세요! 제발, 나를 잡아가세요!! 나는 살인자예요!”
커다란 울부짖음이었다. 그 목소리가 아주 절절했다.
그때, 환호성이 들렸다. 투우사가 승리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와아! 에스카미요!”
"당신은 승리자예요!"
커다란 환호성이 계속 들렸다.
호세가 결국, 끝을 보고 말았다. 자기 손으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죽였다. 그 고통과 비참함이 눈빛에 가득했다.
관객들이 두 손을 가슴에 모았다. 잘 아는 결론이지만, 볼 때마다 가슴 뭉클했다. 맹목적인 사랑의 끝이었다. 한마디로 파멸이었다.
위에서 검은 막이 내려왔다. 그것도 아주 천천히 내려왔다. 그렇게 무대를 가렸다.
연극이 끝났다.
“와아아!”
관객들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너도나도 손뼉을 치며 우레 같은 박수를 보냈다. 환호성도 마음껏 질렀다.
“브라보!”
“최고다!”
“카르멘!”
“커튼콜!”
잠시 후 막이 위로 올라갔다. 배우들이 일렬횡대로 쭉 서 있었다. 그들이 앞으로 한 명씩 나왔다. 관객들에게 인사했다.
먼저 카르멘 역, 최지나 배우가 앞으로 나왔다.
최지나 배우는 키가 크고 날씬했다. 긴 머리가 찰랑거렸다. 매우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다음으로 호세 역, 장호일 배우가 앞으로 나왔다. 키가 크고 체격이 듬직했다. 우직한 얼굴이었다.
그다음으로 호세 약혼녀 마카엘라 역 배우와 투우사 에스카미요 배우도 앞으로 나왔다.
마지막으로 조연급들과 단역 배우들도 앞으로 나왔다.
그들이 인사하고 춤을 췄다. 흥겨운 몸놀림이었다. 춤사위가 넘실거렸다. 관객들도 덩달아 어깨춤을 췄다.
그렇게 첫 번째 공연이 대성공을 거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