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유강인 21_50_마지막화)마지막 퍼즐

탐정 유강인 21편 <죽음의 거미줄, 카르멘>

by woodolee

유강인이 빙그레 웃었다. 그가 박찬수 배우에게 말했다.


“박찬수 배우님, 아니 박찬수! 당신이 바로 카르멘이야. 당신이 카르멘이라는 증거는 더 있어. 아주 확실한 증거지.

오늘 오전 임진강에서 당신 부하가 초대 단장님인 척 위장하고 보트에 불을 질렀어.

물론 당신의 지시를 받고 이를 충실히 수행한 거겠지. 그렇게 초대 단장님과 이유리를 죽이려 했어.”


“불이라고요? 임진강에서?”


임진강에서 불이 났다는 말에 단원들이 깜짝 놀랐다.


“당신 부하는 보트에 불을 지르고 물에 뛰어들었어. 헤엄쳐 강변으로 이동했지. 그곳에서 당신에게 문자를 보냈어. 그 시각이 오전 11시 24분이야.

그때 당신은 여기 연습실에 있었어. 문자를 받고 연습실에서 나갔어. 2분 후, 11시 26분 2층 테라스로 가서 답신을 보냈어. 그 모습이 몰래카메라에 선명하게 찍혔어. 아주 확실한 증거지.

네가 극단을 도청했다면 … 우리는 곳곳을 촬영했어.

모든 증거가 당신이 범인이라는 걸 가리키고 있어. 발뺌하지 마라!”


“제, 제기랄!!”


박찬수가 크게 소리 질렀다. 여유만만했던 표정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얼굴이 쓰레기통에 내다 버린 구겨진 종이 같았다. 마구 일그러졌다.


감출 수 없는 진실이 그를 인정사정없이 억눌렀다. 그건 감당할 수 없는 진실의 무게였다.


“이형사님!”


유강인이 이진환 형사를 불렀다. 이형사가 고개를 끄떡이고 한 걸음 앞으로 나왔다. 이형사가 박찬수에게 말했다. 우렁찬 목소리였다.


“박찬수! 당신을 장호일 과실 치사, 조인수 살해, 최지나 상해, 윤미래 살인, 최상일 살인, 장민국 살인 미수, 이유리 살인 미수 혐의로 체포한다!

당신은 변호인을 선임할 권리가 있으며 변명의 기회가 있고 체포구속적부심을 법원에 청구할 권리가 있다!”


그 소리가 아주 컸다.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올무와 같았다.


신기훈 형사도 앞으로 나왔다. 그 모습이 무척 당당했다. 한 손에 수갑이 있었다. 은빛 수갑이 반짝거렸다.


박찬수가 은빛 수갑을 보고 씩 웃었다. 잡히기 직전 마지막 웃음이었다.


연습실은 창문이 없는 밀폐된 곳이었다. 도망칠 곳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세상에!”


단원들이 매우 놀란 나머지 모두 그 입을 크게 벌렸다. 극단을 농락했던 카르멘의 정체가 드디어 드러났다.


흑막, 카르멘은 중견 배우 박찬수였다. 박찬수는 유학파로 성격 좋은 후배이자 선배였다. 그런 그가 살인마 카르멘이었다.


“하하하!”


박찬수가 크게 웃기 시작했다. 살인마의 흉악한 웃음이었다. 그가 웃음을 멈추고 유강인에게 말했다.


“난 단지 그대로 갚아준 거뿐이다.”


“뭐, 뭐라고?”


유강인이 그 말을 듣고 순간, 멈칫했다. 그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 고개를 끄떡이고 이진환 형사에게 말했다.


“이형사님, 카르멘 박찬수를 연행하세요. 조사할 게 남았으니 … 조사를 준비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조사를 준비하겠습니다.”


이진환 형사가 말을 마치고 카르멘 박찬수를 끌고 갔다.


끌려가던 박찬수가 고개를 뒤로 돌렸다. 오랜 세월 동고동락했던 단원들을 보며 중얼거렸다.


“극단폭풍! 그동안 잘 놀았다. 이젠 안녕이다.”


그 말을 듣고 단원들의 얼굴이 허옇게 질렸다. 박찬수가 억울함을 호소하지 않고 오히려 안녕을 고했다. 이는 카르멘임을 인정하는 것과 같았다.


단원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 두 눈에서 초점을 점점 잃어갔다.


유강인이 서둘러 단원들에게 말했다.


“여러분! 극단폭풍의 흑막 카르멘이 잡혔습니다. 극단폭풍에 더는 비극이 없을 겁니다. 안심하세요.”


유강인이 말을 마치고 공손히 절을 했다.


그 모습을 보고 단원들이 크게 숨을 내쉬었다. 이제 정신 차린 거 같았다.


유강인이 급히 걸음을 옮겼다. 출입문을 향해 걸어갔다.


황정수가 유강인을 따라가며 물었다.


“탐정님, 서로 가서 조사하신다고요?”


유강인이 고개를 끄떡이고 답했다.


“응! 마지막 퍼즐을 풀어야 해.”


유강인이 서둘렀다. 그 뒤를 조수 둘이 따랐다.


수사팀이 연습실 밖으로 나가자, 연습실에 적막이 흘렀다.


단원들이 너도나도 침을 꿀컥 삼켰다. 그들이 서로 쳐다봤다. 이제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았지만, 아직 입을 열 수는 없었다. 모두 침묵을 지키며 서로 쳐다볼 뿐이었다.


5분 후, 탐정단 밴에 부르릉! 시동이 걸렸다.


유강인이 황정수에게 말했다.


“강천 경찰서에 박찬수와 클럽 마야 복우성 전무 신상명세를 요청해! 인터넷도 서핑하고.”


“네, 알겠습니다.”


황정수가 답을 하고 핸드폰을 들었다.


유강인이 차 안에서 박찬수와 복우성 전무의 인적사항을 살폈다. 가족 관계를 중심으로 그 내용을 확인했다.


“그렇군.”


유강인이 잘 알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



강천 경찰서 강력반 조사실에 불이 들어왔다. 카르멘 박찬수와 신기훈 형사가 조사실 안으로 들어왔다.


박찬수가 자리에 앉자, 신형사가 밖으로 나갔다.


잠시 후, 유강인이 조사실 안으로 들어왔다. 유강인이 조사실 책상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성난 표정으로 자리에 앉은 자를 내려다봤다.


자리에 앉은 자가 고개를 천천히 들었다. 살인마가 고개를 쳐들었다.


카르멘 박찬수가 씩 웃었다. 얼굴에 여유가 있었다. 그 여유는 역설적이었다. 이제 끝났다는 걸 암시했다.


박찬수는 사로잡힌 맹수였다. 모든 걸 체념한 거 같았다. 명백한 증거 앞에 어떤 탈출구도 없었다.


유강인이 자리에 앉았다.


조사실에 침묵이 감돌았다.


그 침묵이 1분 정도 계속됐다.


“음~!”


유강인이 한번 헛기침하고 그 침묵을 깼다. 그가 차분한 목소리로 조사를 시작했다.


“박찬수, 당신에게 몇 가지 물어볼 게 있다. 사실대로 답해라!”


박찬수가 씩 웃고 답했다.


“하하하! 우리 탐정님이 알고 싶은 게 있구나. 뭘 알고 싶은데 어서 말해봐!”


“당신이 극단폭풍의 흑막 카르멘이라는 걸 인정하나?”


“알면서 왜 물어보냐?”


“좋다. … 실종됐던 장민국 초대 단장님이 살아 있었다. 10년 전, 임진강 사고 때 클럽 마야가 납치한 거 같은데 그게 사실이냐?”


“흐흐흐, 그건 모른다.”


“뭐라고?”


“난 초대 단장님을 우연히 발견했어. 누가 그러더군.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왔어. 후미진 창고에 가보라고 해서 창고에 가봤더니 초대 단장님이 계셨다. 그래서 그 사람을 이용한 거뿐이다.”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지 마라! 정보를 준 사람이 누구냐?”


“난 모른다. 모르는 사람이 준 정보다.”


유강인이 그 말을 듣고 두 눈을 나일론 실처럼 가늘게 떴다. 박찬수가 뭔가를 감추는 거 같았다.


유강인이 어림도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가 품에서 핸드폰을 들었다. 이진환 형사에게 전화했다.


이형사가 말했다.


“네, 유탐정님.”


“클럽 마야를 철저히 조사해야 합니다. 초대 단장님 납치 혐의와 마약 유통 혐의입니다. 마약수사대와 합동 수사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으으으~!”


그 말을 듣고 박찬수가 이를 악물었다. 눈빛이 흔들리며 초조함이 서렸다. 그 눈빛을 보고 유강인이 생각했다.


‘그래, 정황상 클럽 마야와 박찬수는 보통 사이가 아니야. 박찬수한테 누나가 있었어. 역시 그렇군.’


유강인이 생각을 마치고 말했다.


“박찬수 당신의 신상명세를 살폈다. 한국에서 어머니와 누나랑 같이 살다가 미국으로 유학 갔더군. 아버지 이름은 없었어. 친부가 누구지?”


박찬수가 두 눈에 힘을 주었다. 신경질이 난 목소리로 답했다.


“어이, 유강인. 나는 아버지가 없다, 어머니 혼자 우리 남매를 키웠다.”


유강인이 고개를 흔들고 말했다.


“이 세상에 아버지가 없는 사람은 없다. 당신의 악행에는 독기가 서려 있었다. 그 독기가 보통이 아니었다.

… 혹 당신 아버지가 클럽 마야의 복우성 전무 아닌가? 그래서 극단폭풍에 복수한 거 같은데 ….”


“뭐, 뭐라고?”


그 말을 듣고 박찬수가 소스라치게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꼭꼭 감추고 싶었던 비밀이 확 드러난 거 같았다. 그가 어쩔 줄 몰라 했다. 천하의 카르멘이 당혹감이 휩싸였다.


유강인이 고개를 끄떡였다. 그가 말했다.


“그렇군. 당신 나이를 보니, 복우성 전무의 아들 같았어. 혼외자식이었던 거야.”


혼외자식이라는 말에 박찬수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 말을 듣기 싫은 거 같았다.


유강인이 말을 이었다.


“복우성 전무와 부인 사이에 자식들이 있다. 그 자식들과 당신 유전자를 비교하면 그 진위를 밝힐 수 있다.”


“으으으~!”


박찬수가 신음을 내뱉었다. 그의 몸에서 힘이 쭉 빠졌다. 그가 자리에 다시 앉았다.


유강인이 말했다.


“그리고 누나가 혹 클럽 마야 사장 진미정 아닌가? 나이가 딱 맞는군.”


“유강인! 헛소리하지 마라!”


박찬수가 크게 소리쳤다. 얼굴에 분노가 가득했다. 분노가 넘쳐흘렀다. 누군가를 지키려는 거 같았다.


유강인이 미소를 지었다.


정황상, 마지막 퍼즐이 풀렸다. 박찬수의 친아버지는 10년 전 임진강에서 죽은 복우성 전무였고 그의 친누나는 클럽 마야 사장 진미정이었다.


아버지를 잃은 남매가 복수를 다짐한 게 분명해 보였다. 그 대상은 극단폭풍의 초대 단장 장민국과 그의 아들 장철수, 장호일 형제였다.


유강인이 고개를 끄떡였다. 과거의 악연이 현재에 비극을 불러오고 말았다. 그 악연의 시작은 마약이었다. 복우성 전무의 욕심이 커다란 비극을 낳고 말았다.


복전무가 친구를 배신한 대가로 죽자, 아버지를 잃은 남매가 복수를 감행했다. 초대 단장을 10년 동안이나 감금했고 유망한 극단인 극단폭풍을 마야 거래의 거점으로 전락시켰다.


그 과정에서 초대 단장의 둘째 아들 장호일이 죽고 말았다. 첫째 아들 장철수는 남매의 꼭두각시에 불과했다.


유강인이 고개를 흔들었다. 두 가문이 악연으로 얽혔다. 증오와 배신이 10여 년간 독버섯처럼 퍼졌다.


“휴우~!”


유강인이 크게 숨을 내쉬고 말했다.


“박찬수, 아니 복찬수! 발뺌해도 소용없다. 이는 조사를 통해 명백히 밝힐 수 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겠다. 장호일이 극단에서 몹쓸 짓을 많이 했다. 후배들을 때렸고 무분별한 애정 행각을 벌였다. 그게 마약 중독 때문인 거 같은데 사실인가?”


박찬수가 대답 대신 미소를 지었다.


“좋다. 말하기 싫은 모양이군. 그럼, 장호일을 왜 죽인 거지? 이유리를 배신하고 최지나랑 사귀어서 죽인 건가?”


박찬수가 고개를 흔들며 답했다.


“나는 장호일을 죽이려 한 게 아니야. 그냥 혼만 내주려고 했는데 착오가 있었다. 그 칼이 진검인 줄 몰랐어!”


“그렇군. 그럴 줄 알았다. 그 이후에 … 당신은 하수인인 조인수를 죽였다. 그를 왜 죽인 거지? 입막음한 건가?”


“그놈이 협박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었다. 자기를 지켜주지 않으면 다 불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죽였다.”


“당신은 조인수를 죽인 후, 하수인 윤미래를 카르멘이라고 뒤집어씌우고 죽였다. 그 과정에서 최지나 배우가 위에서 떨어지는 조명에 맞아서 중상을 입었다. 최지나 배우를 왜 해친 거지?”


박찬수가 이를 악물고 답했다.


“사실, 이 모든 일은 최지나 그 여자 때문에 일이 벌어진 일이다. 장호일이 최지나랑 사귀지 않았다면 아무 일도 없었다.

그래서 최지나가 무척이나 괘씸했다. 어차피 누군가는 다쳐야 했다. 최지나가 그 역할을 한 거뿐이다.”


“그렇군.”


유강인이 잘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가 질문을 이었다.


“당신은 장호일을 이용해 극단을 통제했다. 장호일에게 구타를 사주했다. 이는 장호일과 친했다는 말과 같다. 장호일은 원수의 아들이다. 어떻게 둘이 친해진 거지?”


박찬수가 씩 웃었다. 그가 답했다.


“친한 게 아니라 장호일은 내 머슴이었다. 그래, 네 소원대로 다 말해주지. 네 놈을 속일 수는 없으니 ….”


그 말을 듣고 유강인의 눈빛이 반짝거렸다.


박찬수가 시원한 목소리로 말했다.


“형제 중 장호일은 진실을 알았다. 초대 단장이 우리 손아귀에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장호일을 협박해 극단을 조종했다.

형 장철수는 연극에 미친 사람이었다. 그자는 간판으로만 이용했다.

우리는 장호일을 협박해 마음대로 부렸다. 장호일이 내 지시에 잘 따랐다. 그래서 보상을 했다.”


“보상이라고? 그게 마약이었군.”


박찬수가 미소를 지었다.


유강인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가 크게 외쳤다.


“그건 보상이 아니야! 파멸이지! 네 놈이 장호일을 망가트렸구나! 장호일이 마약에 중독된 건 다 네 놈 짓이었어. 그렇게 복수한 거야!”


“하하하!”


박찬수가 크게 웃었다.


유강인이 단호한 목소리로 외쳤다.


“카르멘 박찬수! 당신은 이 모든 일에 책임을 져야 한다. 장민국 초대 단장 감금 및 살인 미수, 장호일 과실 치사 사주, 조인수 살인, 최지나 상해, 윤미래와 최상일 살인, 이유리 살인 미수다.”


“아이고 평생 감옥에 살겠구나! 하하하!”


박찬수가 크게 웃었다. 자기 운명을 감지한 악인의 발악이었다.


유강인이 고개를 흔들었다. 지독한 악인은 언제나 구제불능이었다. 그가 걸음을 옮겼다. 조사실 밖으로 나가 버렸다.


조사실에 박찬수 혼자만 남았다. 그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유강인, 너는 늦었다. 누나는 이미 도망쳤어.”


박찬수가 말을 마치고 두 눈을 꼭 감았다. 그리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는 복수했지만, 그건 부질없는 짓이었다. 모든 일의 시초는 그의 아버지의 욕심이었다.



일주일 후, 오후 13시 45분


탐정 사무실에 탐정단이 있었다. 유강인이 소파에 앉아서 코코아를 즐겼다. 황수지가 코코아를 새로 쌌다. 그가 좋아하는 코끼리표 코코아였다.


코끼리표 코코아를 음미하던 유강인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창가로 가서 시내를 내려다봤다. 그때



삑!



문자 오는 소리가 들렸다. 유강인한테 온 문자였다. 유강인이 문자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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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강인 탐정님, 새하얀 눈동자입니다. 할 말이 있습니다. 답신하시면 전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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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강인이 문자를 읽고 두 눈을 크게 떴다. 그가 재빨리 답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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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문자를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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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초 후, 유강인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가 전화 받았다.


“유강인 탐정님, 새하얀 눈동자입니다.”


“네, 수사관님.”


“덕분에 클럽 마야를 압수 수색했습니다. 증거물로 신종 마약뿐만 아니라 여러 마약도 확보했습니다.”


“다행이군요. 클럽 마야를 소탕하셨네요.”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클럽 사장 진미정을 놓쳤습니다. 낌새를 눈치채고 도주했습니다.”


“그렇군요. 동생 박찬수가 미리 대비한 거 같습니다. 임진강에서 일을 치르기 전, 멀리 떠나라고 당부한 거 같습니다. 일이 그릇될 경우, 누나만은 살리려는 그의 배려겠죠 ”


“그렇군요. 박찬수가 머리를 굴렸군요. 진미정은 지명수배됐습니다. 한국 경찰, FBI, 인터폴과 협조해서 반드시 그자를 잡겠습니다.

수사 결과 진미정은 신종 마약 다크 블루의 한국 총책이거나 부책임자 같습니다.”


“그렇군요. 진미정이 무척 중요한 인물이군요. 남매가 클럽 마야와 극단폭풍을 나눠서 관리했습니다. 누나가 본사 사장이고 동생은 지점장이었습니다.”


“네, 맞습니다. 유강인 탐정님, 앞으로 많은 도움을 받아야 할 거 같습니다. 적극적인 협조 부탁합니다.”


“하하하! 걱정하지 마세요. 마약 사범이라면 반드시 잡아야죠.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그럼, 안녕히계세요.”


새하얀 눈동자가 전화를 끊었다.


유강인이 밖을 쭉 살폈다. 새하얀 눈동자가 시내 어딘가에서 전화 한 거 같았다. 거리에서 전화한 거 같기도 했고 근처 빌딩 안에서 전화한 거 같기도 했다.


“하하하!”


유강인이 씩 웃었다. 그가 두 손바닥을 쓱쓱 비비고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진미정, 도망가도 소용없다. 내가 있고 새하얀 눈동자가 있다.”


유강인이 코코아 잔을 다 비우고 조수들에게 말했다.


“조수님들 간식 먹으러 가자!”


그 말을 듣고 황정수가 두 눈을 크게 떴다. 그가 말했다.


“무슨 간식이요?”


“찹쌀 도너츠! 옆 건물에 도너츠 가게가 신장개업했어.”


“우와! 제가 그걸 몰랐네요.”


황정수가 기쁜 나머지 손뼉을 짝 쳤다.


황수지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도 어제 봤어요.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더라고요. 찹쌀 도너츠랑 찐빵이 맛있어 보였어요.”


“그럼, 어서 가야지! 다 팔리면 어떡해! 그럼, 내일까지 기다려야 하잖아! 제가 먼저 가서 일용할 간식을 확보하겠습니다.”


황정수가 급히 말하고 쏜살같이 내달렸다. 출입문이 이리저리 흔들거렸다.


“역시 선임 조수님 행동이 민첩해. 이럴 때는 F1 스포츠카야!”


“맞아요. 먹을 때는 귀신 같아요.”


유강인과 황수지가 밝게 웃으며 말했다. 둘이 걸음을 옮겼다.


탐정 사무소 불이 꺼졌다.


짙은 어둠은 항상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에필로그>

카르멘 박찬수는 그 죄가 막중해 사형이 선고되었다. 그는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 후회해도 소용이 없었다.

하수인 이유리, 가짜 초대 단장은 20년 징역형이 선고되었다. 둘은 카르멘의 심복으로 그동안 많은 악행을 저질렀다.

진미정과 박찬수는 남매 사이가 맞았고 진미정의 행방은 오리무중이었다.


클럽 마야는 문을 닫았다. 마약 거래의 본거지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사람들의 거센 지탄을 받았다.


입원했던 장민국 초대 단장은 건강을 회복했다. 그는 아들 장철수 단장과 함께 극단 폭풍을 이끌었다. 예전보다 운영이 힘들었지만, 초창기 때의 열정으로 혼신의 힘을 다했다.

둘은 억울하게 죽은 장호일의 무덤에 꽃을 바치고 그 넋을 기렸다. 장호일의 성격 파탄은 약물 때문이었다. 그는 인질로 잡힌 아버지를 지키기 위해 카르멘의 뜻에 따를 수 밖에 없었다.


10년 전 임진강 보트 사고는 증거가 없어 영구미제사건이 되고 말았다.



탐정 유강인 21편

죽음의 거미줄, 카르멘

월, 화, 수, 목,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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