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화 정탐 작전

탐정 윤진, 포도청 수사관 01편 참수 장군

by woodolee

임혁 종사관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가 윤진에게 물었다.


“놈들이 처음에는 일곱이었다고? 그러다 나중에 두 놈이 더 있었다고?”


“네, 그렇습니다. 일곱이 먼저 여기 돌다리를 건넜습니다. 이후에 두 놈이 더 등장했습니다.”


“나중에 등장한 놈들이 화살을 쏜 거 같다고?”


“네, 그런 거 같습니다.”


“그렇다면!”


임혁 종사관이 이를 악물었다. 그는 홍장군 일당 일곱을 잡으려다가 화살 세례를 받고 말았다. 그래서 부하 넷이 다쳤다. 둘은 경상이었지만, 둘은 중상이었다. 현재 치료받고 있었다.


임혁 종사관이 고개를 끄떡였다. 윤진의 말에 틀린 점이 하나도 없었다. 그가 고개를 돌렸다. 예인을 찾았다. 예인은 멀쩡해 보였다. 그런데 옷이 지저분해 보였다.


임혁 종사관이 예인에게 물었다.


“예인아. 다친 데는 없고?”


예인이 고개를 숙이고 답했다.


“종사관 나리. 쇤네는 괜찮습니다.”


“그런데 옷이 지저분하구나.”


“두 놈이 나타났을 때 죽은 척했습니다. 그래서 옷에 흙이 많이 묻었습니다. 털어냈지만, 옷이 지저분해졌습니다.”


“그렇구나! 그렇다면 위험할 뻔했구나! 이런!”


임혁 종사관이 두 주먹을 꽉 쥐었다. 윤진과 김척 포교를 노려보다가 외쳤다.


“예인이가 … 예인이가 위험할 뻔했네. 자네들은 대체 뭐한 건가?”


“아, 그게 … 저는 정탐을 가는 바람에.”


김척 포교가 송구한 표정으로 답했다.


윤진도 송구한 표정으로 말했다.


“일이 급해서 예인을 보호하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예인이 급히 말했다.


“두 분 탓이 아닙니다. 돌다리 밑에 숨어있었으면 아무 일도 없었을 겁니다. 제가 스스로 돌다리 위로 올라갔습니다. 그래서 그런 일이 있었던 겁니다. 제 불찰입니다.”


그 말을 듣고 임혁 종사관이 화를 풀었다. 그가 예인에게 말했다.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예인아, 이제는 위험한 일을 하지 마라. 포도청 안에 있어라.”


예인이 고개를 흔들었다. 그녀가 말했다.


“아닙니다. 저도 수사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그래야 ….”


예인이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가 잇지 못한 말은 그녀의 간절한 소망이 담겼다. 공을 세우고 싶다는 말이었다.


임혁 종사관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 예인이 수사에 참여해서,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건 그 의도가 눈에 훤히 보이는 일이었다. 바로 큰 공이었다.


그녀는 설령 위험한 일이 닥치더라도 큰 공을 세우고 싶은 거 같았다.


임혁 종사관이 잘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예인의 간절한 뜻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가 예인에게 말했다.


“그럼, 예인은 내 옆에 있어라. 그래야 화를 피할 수 있다.”


“알겠습니다, 나리.”


예인이 공손한 목소리로 답했다.


잠시 생각에 잠겼던 허식 포도대장이 입을 열었다.


“그럼, 한가지 방도가 있네. 한성부판윤 대감을 홍장군 일당과 엮어서 수사하는 게 아니라, 그 안위를 살피는 정도는 지금 할 수 있을 거 같네.”


“안위라고요?”


윤진이 허식 포도대장에게 물었다.


“그렇지, 현재로서는 수사가 힘들어. 이는 먼저 형조와 상의한 후, 주상 전하께 윤허를 받아야 하는 일이야. 한성부판윤 대감은 영의정 대감과 관련이 있어. 둘은 긴밀히 협조하는 사이야.”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일단 안위를 살피는 척하면 한성부판윤 대감 집을 살피면 되겠군요.”


“그렇지. 현재로서는 그게 최선의 방책이네.”


윤진이 잘 됐다는 표정을 지었다. 일단, 어떻게든 한성부판윤 대감 집 안으로 들어가야 했다.


그게 수사가 아니라 정반대인 안위를 살피는 것이라 하더라도 집 안으로 들어가야 그게 뭐가 됐든 하나라도 건질 수 있었다.


임혁 종사관이 좀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윤진에게 물었다.


“그런데 윤생원, 홍장군 부하들은 봤지만, 홍장군은 보지 못했다는 말인가?”


윤진이 고개를 끄떡이고 답했다.


“나리, 그렇습니다. 머리가 없는 홍장군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질세. 홍장군은 통 보이지 않았어. 목격자에 따르면 홍장군은 키가 아주 컸어. 우리가 추적한 홍장군 일당 중 키가 큰 사람은 없었어.”


“그렇군요.”


윤진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때, 홍장군 일당 중 한 놈이 떠올랐다. 윤진이 쏜 화살에 등판을 맞은 자였다. 화살에 맞고 쓰러졌다가 벌떡 일어나 도주했다.


그자는 등에 커다란 봇짐을 메고 있었다. 윤진이 쏜 화살이 봇짐에 맞았다.


‘그렇군.’


윤진이 이제 알겠다는 표정을 짓고 좌포도대장께 말했다.


“포도대장 영감, 이제 알겠습니다.”


“윤생원, 뭘 알았다는 건가?”


허식 포도대장이 무척 궁금한 표정으로 윤진에게 물었다.


윤진이 차분한 목소리로 답했다.


“목격자 진술에 따르면 황장군 일당은 부하 다섯에 홍장군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어제 나타난 자들은 홍장군 없이 부하 일곱이었습니다.”


“그런데?”


윤진이 힘을 주어 말했다. 그 목소리가 단호했다.


“이는 두 놈이 홍장군인 척 연기했다는 말과 같습니다. 한 놈이 다른 놈 어깨 위로 올라가 커다란 옷을 입은 게 분명합니다. 그렇게 두 놈이 홍장군인 양 연극을 한 겁니다.

두 놈이 홍장군인 양 연기를 했다면 그 숫자가 딱 들어맞습니다. 어제 나타난 놈들은 홍장군 부하 일곱이었습니다. 모두 키가 크지 않은 자들이었습니다.”


“저, 정말인가?”


그 말을 듣고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이는 전혀 예상치 못한 말이었다. 윤진이 말을 이었다.


“두 놈이 홍장군처럼 연기했고 도주할 때 그 갑옷을 봇짐 속에 넣은 겁니다. 홍장군 일당 중 등에 커다란 봇짐을 멘 자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놈들이 사람들을 속인 겁니다. 머리통이 없는 장군, 홍장군이 도성에 나타난 척 연기를 한 겁니다. 아주 교활한 놈들입니다.”


“윤생원 자네 말이 사실이라면, 놈들은 정말 보통 놈들이 아니군. 사람들의 마음을 아주 교묘하게 흔들어댔어. 그래서 주상 전하의 신경증이 재발하셨어.”


허식 포도대장이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 홍장군 일당의 수법이 참으로 대범하고 대단했다.


신경증이라는 말에 윤진의 눈빛이 번쩍였다. 급히 말했다.


“영감, 신경증은 대체 무슨 말입니까?”


허식 포도대장이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


“주상 전하께 지병이 있으시네. 어린 나이에 즉위하셨을 때 홍장군 난이 일어났네. 그때 매우 놀라셨어. 그게 마음에 병이 되어 조급증이 생기셨네. 그게 고질병이 되어 버렸어.”


윤진이 그 말을 듣고 미간을 팍 모았다.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이제 알겠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영감, 놈들이 바로 그걸 노립니다. 주상 전하의 지병을 악화시킬 목적으로 홍장군 일당이 연기를 한 겁니다.

주상 전하의 지병은 일반 백성이 알 수 없습니다. 주상 전하를 옆에서 모시는 신하들만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홍장군 사건은 주상 전하의 측근들과 관련된 게 분명합니다. 왕의 마음을 흔들고 나라를 뒤흔들려는 수작입니다. 나라가 큰 위기에 봉착한 거 같습니다.”


“헉! 뭐, 뭐라고?”


허식 포도대장이 윤진의 말을 듣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임혁 종사관, 김척 포교, 예인, 돌이도 마찬가지였다.


홍장군 일당이 고도의 심리전을 펼치고 있었다. 한성에서 여러 사람을 죽이고 활개를 친 건 바로 고도의 심리전의 일환이었다.


“으으으~!”


김척 포교가 분을 참지 못했다. 그가 오른손으로 허리춤에 맨 칼 손잡이를 꽉 잡았다. 홍장군 일당이 앞에 있으면 칼을 쭉 뽑아 그 목을 벨 것만 같았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습니다. 홍장군 일당은 역적 중의 역적입니다. 윤생원의 말에 일리가 있습니다. 어서 빨리 홍장군 일당을 발본색원해야 합니다!”


임혁 종사관도 거들었다.


“맞습니다. 김척 포교의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습니다. 영감, 홍장군 일당을 어서 빨리 잡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리에 큰 우환이 될 거 같습니다.”


허식 포도대장이 고개를 끄떡였다. 그가 말했다.


“자네들 말이 맞네. 홍장군 사건은 정말 보통 사건이 아니야. 윤생원 말에 따르면 주상 전하의 측근인 조정 대신과 관련된 사건이야. 무엇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네. 자칫하다가 홍장군을 잡는 게 아니라 우리가 크게 다쳐.”


윤진이 고개를 돌렸다. 한성부판윤 대감 집으로 이어지는 큰길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 한성부판윤 대감님 안위를 살피러 가야 합니다. 지체할 시간이 없습니다.”


그 말을 듣고 허식 포도대장이 임혁 종사관에게 말했다.


“임종사관, 이 일은 자네가 책임을 지고 처리하게.”


“영감, 명을 받들겠습니다.”


임혁 종사관이 예를 표하고 답했다.


허식 포도대장이 말했다.


“이제 나는 입궐해야 하네. 주상 전하께 홍장군 일당 셋을 잡았다고 고해야 하네.”


허식 포도대장이 말을 마치고 말에 올라탔다. 포졸들과 함께 궁궐로 향했다.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임혁 종사관이 동료들에게 말했다.


“이제, 한성부판윤 대감 집으로 가지. 그 안위를 살피러.”


“나리, 알겠습니다.”


윤진, 김척 포교, 예인, 돌이가 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임혁 종사관이 예인에게 말했다.


“예인아. 너는 쉬어야 해. 어서 좌포도청으로 돌아가라.”


예인이 그 말을 듣고 싫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윤진이 임혁 종사관에게 말했다.


“한성부판윤 대감의 안위뿐만 아니라 그 부인의 안위와 혹 딸이 있다면 따님의 안위도 살펴야 합니다. 예인이 꼭 필요합니다.”


“그래?”


임혁 종사관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 윤진의 말에 일리가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오전이었다. 위험한 일은 없을 거 같았다. 그가 예인에게 말했다.


“예인아, 그럼 같이 가자.”


“네, 나리. 감사합니다.”


예인이 기쁜 얼굴로 답했다.



*



윤진 일행이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한성부판윤 대감 집 앞에 도착했을 때


많은 군사가 솟을대문과 담을 따라서 경계를 서고 있었다.


솟을대문 앞, 홍장군 일당 시신을 경계하는 좌포도청 포졸들은 셋에 불과했다. 셋이 주눅이 든 표정으로 서 있었다.


“이 많은 군사는 대체 뭐지?”


윤진이 군사들의 숫자를 세고 급히 말했다. 군사들의 숫자가 무척 많았다. 통상적으로 한성부판윤 대감의 집을 지키는 군사들의 숫자가 아니었다.


군복을 유심히 살피던 임혁 종사관이 말했다.


“저들은 어제 한성으로 들어온 최설 장군의 부하들 같아. 정예 500명 군사야.”


“아, 그렇군요. 그들이 여기로 왔군요.”


윤진이 대문과 담을 따라서 늘어선 군사들을 보고 이를 악물었다. 장군 최설의 군사들이 한성부판윤 대감을 보호하는 거 같았다.


잠시 후, 윤진 일행이 좌포도청 포졸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포졸 하나가 예를 표하고 말했다.


“홍장군 일당 셋의 시신을 철저히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별다른 일은 없었습니다.”


윤진이 포졸에게 말했다.


“저 군사들은 언제부터 왔나?”


“그게, 반식경(30분)전에 왔습니다. 한성부판윤 대감 집을 겹겹이 둘러쌌습니다.”


“그렇군.”


윤진이 잘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가 임혁 종사관에게 말했다.


“이제 가시죠.”


“그러지.”


윤진 일행이 다시 걸음을 옮겼다. 솟을대문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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