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소음이 나의 평온을 침범할 때

소음 빌런에게 기 빨릴 때

by 이상한 나라의 폴

스키 시즌이 끝나는 시기라서 그런지 스키장에 사람이 별로 없었다. 콘도 발코니에 나가서 조용히 주변을 바라보면서 큰 숨이 절로 쉬어지고 평화를 느낀다. 오는 길에 읽어본 기사 하나가 생각났다.


여행은 일상의 무게를 덜어내기 위해 떠나는 여정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여정 속에서 예상치 못한 타인의 민폐 행동으로 인해 더 큰 스트레스를 마주한다는 기사였다.


경기동 양주에서 서울 삼성동으로 상대적으로 장시간 출퇴근을 하면서 여러 빌런을 경험했던 터라 공감 가는 내용이었다.


최근 7개국 여행객 7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많은 이들이 공유 공간에서의 무례한 습관 때문에 여행의 즐거움을 잃고 있었다.


무엇이 우리를 그토록 불쾌하게 만드는지, 그리고 그 소란 속에서 나는 어떻게 나의 평온을 지키고 있는지 기록해 본다.


공유 공간을 잠식하는 무례한 행동들


가장 흔하면서도 참기 힘든 비매너는 단연 소음이다.


이어폰 없이 스피커폰으로 통화하거나 영상을 재생하는 행위, 공공장소에서의 고성방가는 타인의 휴식을 여지없이 깨뜨린다.


특히 비행기나 기차처럼 폐쇄적인 공간에서의 소음은 회피할 곳이 없다는 점에서 더욱 치명적이다.


물리적인 침범 또한 빈번하게 발생한다. 앞 좌석을 발로 차는 행위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최악으로 꼽을 만큼 불쾌감이 높았고, 배려 없는 좌석 젖힘이나 팔걸이 독차지 또한 갈등의 주된 원인이 된다.


여기에 위생 관념 부족이나 무분별한 쓰레기 투기, 새치기 같은 기초적인 질서 위반까지 더해지면 여행지는 휴양지가 아닌 인내의 시험장이 되어버린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갈등의 근원을 '공유 공간의 스트레스'라고 정의한다.


좁은 공간에서 타인의 영역과 소음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가 타인에게는 거대한 폭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음 빌런의 시대, 나만의 방패를 만드는 법


나 역시 매일같이 반복되는 출퇴근길과 이동 시간 속에서 수많은 '소음 빌런'들을 마주한다. 처음에는 불쾌함에 기가 빨리고 기분을 망치기 일쑤였으나, 이제는 타인의 무례함에 내 감정을 내어주지 않기로 했다.


나는 그 소란으로부터 나를 격리시키기 위해 AI를 활용해 나만의 플레이리스트를 설계했다.

'소음 빌런에게 기 빨릴 때 (Peace over Noise)'라는 이름의 이 리스트는 외부의 무질서한 소음을 리드미컬한 비트로 덮어버린다.


이어폰을 귀에 꽂는 순간, 공항 대기실의 소음도, 옆 좌석의 무례한 통화 소리도 더 이상 내 공간에 침입하지 못한다. 타인에게 매너를 강요할 수 없다면, 기술의 도움을 받아 나만의 '벨벳 로프(Velvet Rope)'를 치고 그 안에서 평온을 유지하는 쪽을 택한 것이다.


https://youtu.be/Jic9bpNknrM


배려라는 이름의 최소한의 예의


여행의 즐거움은 목적지의 풍경뿐만 아니라, 그곳으로 향하는 과정에서의 작은 배려에서 시작된다.


이어폰을 사용하고, 좌석 공간을 존중하며, 공공의 규칙을 지키는 것. 이 당연한 것들이 지켜질 때 비로소 우리 모두의 여행은 온전해질 수 있다.


나만의 공간을 주장하기 어려운 공유 공간에서 스트레스 상황을 현명하게 회피하고, 빌런의 소음도 자연스러운 BGM으로 만들어버릴 방패를 하나쯤은 챙겨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내가 AI 플레이리스트를 멈출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행 #에티켓 #비매너 #플레이리스트 #통찰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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