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은 중요한가? 긴급한가?
To Do List가 준비되었다면 다음 질문이 생긴다. “이 중에서 무엇을 가장 먼저 해야 할까?”
많은 자기 계발서가 말한다. “급한 일보다 중요한 일을 먼저 하라.” 이 말은 단순한 원칙처럼 들리지만, 그 행간에는 전략이 숨어 있다. 출근하자마자 이메일이 쏟아지고, 갑작스러운 요청이 들어오고, 회의가 줄줄이 이어지는 하루 속에서 ‘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은 일’을 먼저 하려면, 그만큼의 준비와 공간이 필요하다.
중요한 일을 먼저 한다는 것은 단순히 순서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을 가능하게 주변정리를 해야 한다. 출근하자마자 쏟아지는 전화, 문자, 미팅 그리고 선후배들의 질문들 속에서 중심을 잡고 중요한 일에 집중하려면, 시간을 확보하고 방해를 줄이는 설계가 필수다.
결국 중요한 일을 먼저 한다는 말은, 그 일을 해낼 수 있는 여건을 먼저 만들라는 뜻이다. 현실 속 우선순위를 정리하는 데 유용한 도구가 있다. 미국의 대통령이자 전쟁 영웅이었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가 제시한 프레임이다. 그는 매일매일 쏟아지는 수많은 결정을 다뤄야 했다. 그가 선택한 방식은 단순한 질문 두 가지였다.
"이 일은 긴급한가? 그리고 중요한가?"
이 질문을 바탕으로 아이젠하워 매트릭스는 다음과 같이 네 개의 범주로 나뉜다:
1. 긴급하고 중요한 일 (당장 하라) : 오늘 마감인 보고서, 응급 상황 대응
2. 긴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 (계획하여 실행하라) : 미래 준비, 건강 관리, 전략 기획, 관계 유지
3. 긴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 (위임하라) : 타인의 요청, 회의 요청, 자잘한 보고
4. 긴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일 (무시하라) : 시간 소모 활동, SNS 확인, 의미 없는 뉴스 소비
1번은 대부분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가장 먼저 처리한다. 문제는 2번과 3번을 명확히 구별하지 못하는 데 있다. 진짜 중요한 2번 영역은 긴급하지 않기 때문에 자주 미뤄지고, 반면 중요하지 않지만 긴급한 3번은 당장 눈앞에 보여서 우선순위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두 가지는 결과에서 큰 차이를 만든다.
예를 들어, 절친의 결혼식에 참석하려던 두 명의 현장 관리자 A와 B를 보자. 이들은 주말 오후에 현장을 점검하고 나가려던 중, 건물 2층 개구부에 설치된 안전망이 느슨하게 풀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직 공정상 해당 위치에서 작업은 다음 주에나 시작될 예정이었다.
A는 '당장 급한 작업도 없고 월요일에 바로 조치하면 되겠지'라는 판단을 하고, 결혼식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안전망을 그대로 둔 채 현장을 나섰다. 그는 무사히 결혼식에 참석했고, 다음 주 월요일 아침에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해당 부분을 고치려 했다. 그러나 주말 동안 예정에 없이 현장 인부 한 명에 장비를 미리 가져다 놓으려고 현장을 방문한다. 안전망이 느슨한 줄 모르고 접근했다가 추락 사고를 당했다.
반면, B는 결혼식에 늦는 한이 있더라도 해당 안전망의 상태를 점검하고, 대체 인력을 불러 임시 조치를 완료한 후 현장을 떠났다. 추가적인 조치를 하느라 그는 결혼식에는 시간 내 도착하지 못했지만, 미리 준비해 둔 축의금을 전달하며 양해를 구했다. 주말 동안 현장은 무사했고, 별다른 사고도 없었다.
이 사례는 다음과 같은 점을 보여준다. 긴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결혼식 참석)은 놓쳐도 욕 한 번 먹고 축의금으로 수습할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은 일(느슨한 안전망 조치)은 당장 급하지 않아 보여도, 미루면 생명과 직결되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3번은 즉각적인 반응은 요구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대세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2번은 눈에 띄지 않지만, 인생과 조직의 미래를 바꿔놓을 수 있는 본질적인 문제다.
이처럼 중요한 일을 하려면, 그 일이 밀려나지 않도록 의도적으로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시간은 비어 있을 때 자동으로 중요한 일로 채워지지 않는다. 오히려 사소한 일들이 그 틈을 메워버린다. 중요한 일을 하려면, 그 일이 밀려나지 않도록 의도적으로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하루의 시간은 언제나 제한되어 있다. 그래서 진짜 중요한 일을 하려면, 단순히 '의욕'만으로는 부족하다.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보자.
어느 팀장은 매일 아침 9시에 출근하자마자 책상 앞에 앉아 한 가지 일을 먼저 한다. 위임 가능한 일을 선별하고, 팀원들에게 분배하는 일이다. 그는 이메일을 빠르게 훑고, 본인이 직접 하지 않아도 되는 일들을 리스트로 정리해 바로 전달한다. 자료 수집, 회의 준비, 정리 업무 같은 일들이다.
그렇게 아침 30분 만에 자신의 시간을 정리한 그는, 오전 10시부터 정오까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핵심 업무, 즉 신사업 기획안 작성에 몰입한다. 오후에는 오전에 위임한 업무들의 진행을 점검한다. 그의 하루는 두 가지 전략 위에 세워져 있다. 하나는 집중할 시간의 확보이고, 다른 하나는 위임을 통한 시간 정리다.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한 공간을 먼저 만들기 때문에, 그는 매일 핵심 결과를 만들어낸다.
이 전략을 가장 상징적으로 설명해 주는 이야기가 있다. '자갈과 모래와 물'의 실험이다.
어느 날 한 교수가 학생들 앞에 유리병을 들고 섰다. 그리고 책상 위에 놓인 자갈, 모래, 물을 차례로 병에 담기 시작했다. 그는 가장 먼저 큰 자갈들을 병에 하나하나 넣었다. 병은 금세 자갈로 가득 찼다.
“이 병이 가득 찼다고 생각하나요?”
학생들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곁에 있던 모래를 병에 부었다. 자갈 사이의 틈을 비집고 모래가 스며들었다. 그리고 다시 묻는다. “이제는요?”. 그는 마지막으로 물을 병에 천천히 부었다. 모래 사이로 물이 들어가며 병은 완전히 채워졌다.
이 실험이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중요한 일을 먼저 넣지 않으면, 나머지 일들이 그 자리를 차지해 버린다. 만약 모래나 물을 먼저 넣었다면, 자갈은 병 안에 들어가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의 하루도 이와 같다. 중요하고 본질적인 일을 가장 먼저 달력에 넣지 않으면, 사소한 일들로 하루는 금세 채워진다. 중요한 일은 나중에 시간이 남으면 하겠다는 생각으로는 절대 실현되지 않는다.
그것이 곧 선택과 집중의 시작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몇 가지를 선택해 집중할 수는 있다. 진짜 중요한 일 몇 가지에 시간을 몰입하면, 나머지 자질구레한 일들은 중요한 일이 해결되면서 자동으로 해결되거나 애초에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일의 중요도와 순서 맞게 철저히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일은 계획대로 실행되는 법이 없다. 항상 문제가 발생하여 내가 생각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항상 내가 생각하는 대로라면 얼마나 좋을까? 문제를 미리 예측하고 피해 갈 수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