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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10 [窮理] 스스로 하게 한다

경청, 조율, 결단, 실패 계획, 방향

by 이상한 나라의 폴

어느 날 지하철을 타고 퇴근하다가 스타트업에 근무하는 어떤 인턴이 동료에게 하소연을 하는 소리를 우연히 옆자리에서 듣게 되었다. 아직 조직도, 업무 진행 방법도 서툰, 이제 막 근무일이 100일 지난 인턴 사원이 동료 직원과 얘기를 하고 있었다.


처음에 잘 나가던 프로젝트가 어렵게 되면서 처음엔 3명이 하던 일을 1명이 하고 있는데 업무량은 하나도 줄지 않았으며, 거기에 더하여 2개의 프로젝트를 더 받았단다.


알아서 해보라는 말은 업무 기준이나 방향을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지시라서 두렵고 서운하고 힘들다고 했다.

스타트업처럼 작은 조직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는 사람들의 생각이다.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문제를 풀어야 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맞춰 계속 새로운 기준을 세워야 한다.


이때 팀원들이 스스로 무엇이 좋은지 고민하고, 기준을 정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은 단순히 민주적인 의사결정을 넘어 조직의 경쟁력이 된다. 조금만 세심하게 서로 대화를 나누었다면 회사도 인턴도 신나게 업무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Student-Created Rubrics: Preparing Designers for Real-World Quality Decisions

(학생이 직접 만드는 평가 기준: 현실 세계에서 디자인 품질을 결정하는 역량을 키우기 위해)


Christina Wodtke는 LinkedIn, MySpace, Zynga, Yahoo! 등에서 재설계 및 초기 제품 출시를 담당했으며, 세 개의 스타트업을 설립하고 온라인 디자인 잡지인 Boxes and Arrows를 창간했으며, 정보 아키텍처 연구소(Information Architecture Institute)를 공동 설립했다. 현재 스탠퍼드 대학교 컴퓨터공학과 HCI 그룹 강사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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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ina Wodtke는 디자인 수업에서 학생들이 직접 루브릭(rubric), 즉 평가 기준을 만드는 실험 즉, 기존에는 교사가 미리 정해주던 “좋은 결과물”의 기준을, 학생들이 스스로 토론하고 협의해 정해 보는 실험을 했다.


학생들은 각자의 관점에서 무엇이 좋은 디자인인지 의견을 내고, 평가 항목을 정의하며, 어떤 요소가 더 중요한지 논의했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퀄리티란 무엇인가’를 스스로 정의하고 설명할 수 있게 되었고, 자신들이 만든 기준에 더 큰 소유감과 몰입을 느꼈다.


Wodtke는 이렇게 자체적으로 루브릭을 만드는 경험이 디자이너가 실제 현업에서 맞닥뜨리는 모호하고 정답 없는 상황에 대비하는 훈련이 된다고 말한다.


참조 자료 : Student-Created Rubrics: Preparing Designers for Real-World Quality Decisions /June 30, 2025Business, Creative Practices, Design, Teaching / eleganthack.com


이 사례는 스타트업에서 의사결정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스타트업에서도 결국 중요한 것은 각 팀이 스스로 루브릭을 만드는 것이다. 즉, 무엇이 좋은 결과인지,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지를 정하는 일이다. 고객도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 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팀원 각자의 다양한 관점과 아이디어가 모여야 하고, 자신들이 정한 명확한 기준을 바탕으로 더 큰 책임감과 몰입을 갖게 된다.


이는 다음 단계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작은 스타트업일수록 이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 그래서 매주 주간 회의를 통해 의견을 나누고 그 의견을 어떤 형식으로든 회의록으로 남기길 권장한다.


중요한 것은 팀원들이 스스로 루브릭(기준)을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기준을 스스로 정하고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게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관점이 드러나고, 모두가 조직의 일원으로서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CEO는 미팅시 팀원들이 인정하는 결정권자의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팀원들의 의견을 경청하면서도, 필요할 때 조율하고 결단을 내린다. 팀원들에게 휘둘리지 말고 빠른 실패를 계획하며 헤쳐 나아갈 방향을 잡아주어야 한다.


그렇다면, 또다른 궁리(窮理)가 생긴다. 우리 회사 조직에서는 어떤 조치를 해야 스스로 동기부여할 수 있을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을 하나씩 궁리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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