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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11 집중! 을 외쳐야 하는 이유

집중하지 못하는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by 이상한 나라의 폴

최근 몇 년 사이, 나와 주변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있다.


바로 "집중력"의 급격한 저하다.


회의 중에도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동료, 책을 읽다가도 몇 분 지나지 않아 유튜브 영상을 보는 친구, 심지어 인터넷 뉴스를 제목만 보고, 내용은 읽지도 않으면서 빠르게 화면을 올리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한다.

도대체 우리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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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집중력』이라는 책은 이 현상의 원인을 명확히 제시한다. 우리의 주의를 끌어당겨야만 하는 소셜 미디어와 유튜브, 스트리밍 서비스 등 이른바 '어텐션 이코노미'가 범람한 세상에서 우리의 집중력은 자꾸만 파편화되고 있다는 것이다(주 1).


SNS와 메스미디어는 사용자의 주의를 더 많이 빼앗을수록 수익을 얻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 무한한 스크롤과 숏폼 콘텐츠로 우리를 유혹한다.


또한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멀티태스킹'을 통해 더 효율적으로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Onething』이라는 책은 이러한 믿음이 착각이라고 지적한다(주 2).


실제 컴퓨터의 멀티태스킹은 한 개의 코어가 빠르게 작업을 전환하며 동시에 작업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지, 진짜 여러 작업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특히 처리 속도가 컴퓨터보다 느린 사람은 멀티태스킹이 효율적이라는 착각 속에서 실제로는 더 큰 비효율에 빠지게 된다. 오히려 한 번에 한 가지 작업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집중력 저하는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 측면에서도 큰 문제를 초래한다.

첫째, 생산성 저하다. 업무 중 반복적인 알림과 멀티태스킹으로 인해 업무 효율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결국 경제적 손실로 이어진다.


둘째, 교육 성과 악화다. 특히 학생들이 지속적인 주의력 저하로 인해 학업 성취도가 떨어지면서 교육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다.


셋째, 정신 건강 문제의 증가다. 지속적인 주의력 분산은 스트레스와 불안을 키우고, 결국 만성 피로와 번아웃을 초래한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관계와 소통 능력의 약화다. 집중력 저하가 깊이 있는 인간관계를 맺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오해와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AXA UK의 Mind Health Report(2023)에 따르면, 18~28세의 약 39%는 대화 중 2분 15초 만에 휴대폰을 확인하고, 38%는 현실 대화를 지루하게 느낀다고 응답했다(주 5). 또한 Anna University 연구는 'Phubbing'(대화 중 스마트폰 사용)이 감정적 친밀감을 떨어뜨리고 장기적 관계 만족도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주 6).


output.png 그래프에서 가장 높은 응답률(81%)은 "5분 이내 확인" 항목에 해당하며, 이는 대부분의 Z세대가 알림 수신 후 5분 이내에 스마트폰을 확인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러 학술적 실험을 통한 우리의 집중력은 어떤 모습일까?

Fortenbaugh 등의 연구(2015)에 따르면, 2013-2014년 사이 10,4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속주의력 실험에서 40대가 최대 집중력을 보였고, 이후 나이가 들수록 집중력이 점차 떨어지는 추세가 확인되었다.


Microsoft 사의는 2014년 디지털 콘텐츠 시청 중 평균 주의 지속 시간을 측정하였다. 결과는 평균 8초로 보고서 내 비교 자료인 2000년 12초보다 줄었음을 보여준다(주 3). 2021년 이후의 연구에서는 숏폼 콘텐츠 소비가 많아질수록 집중력이 현저히 감소(r=-0.45)하는 강한 상관관계가 나타났다(주 4).


미래의 집중력은 어떤 모습을 보일까?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환경이 계속된다면 집중력이 더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동시에, 의도적이고 체계적인 개입을 통해 집중력을 유지하거나 개선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예를 들어, 명상이나 의도적인 디지털 디톡스, 단일 작업 몰입을 촉진하는 환경과 루틴을 만들어 주의력을 관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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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몰입"(Flow)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인간이 한계를 뛰어넘는 강력한 도구였다.


미래에도 몰입의 힘은 여전히 유효할 것이다. 다만, 디지털 산만함이 가득한 환경 속에서는 더욱 적극적이고 계획적인 개입과 관리가 필요하다. 명확한 목표 설정, 불필요한 방해 요소 차단, 깊이 있는 사고를 유도하는 작업 방식을 통해 몰입의 상태를 촉진하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메스미디어와 SNS는 우리의 주의를 분산시키며 비즈니스를 키워왔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가속될 것으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사라져 가는 집중력으로 앞서 언급한 사회적인 문제는 점점 심화될 가증성이 있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의도적인 개입을 통해 집중력을 개선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몰입이라는 강력한 도구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산만함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집중력의 회복은 단순히 개인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을 넘어, 보다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한 필수 조건이 될 것이다.

archery-898001_1280.jpg Pixabay로부터 입수된 Derek Sewell님의 이미지입니다.


[참고자료]

주 1 요한 하리, 『도둑맞은 집중력』, 2022.

주 2 게리 켈러, 『Onething』, 2017.

주 3 Microsoft Canada, "Attention Spans Report, " 2015.

주 4 Haliti-Sylaj et al., "Examining the Influence of Short Videos on Attention Span and its Relationship with Academic Performance, " 2024.

주 5 The Sun, "Gen Z find conversations boring survey, " 2023.

주 6 The Times, "Why phubbing is the habit that could destroy your relationship, "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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