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리스트 기법과 AI로 고객 감정을 수치로 읽다
스타트업 CEO들과 경영성과에 대한 측정을 논의하다 보면 벽에 부딪힐 때가 있다. 바로 수치화이다.
회사는 무슨 일을 하고 있던 그 일의 진행상태를 또는 그 일의 결과를 숫자로 보여주어야 한다.
정성적인 대화를 정량적으로 바꾸기 쉬운 예이다.
"팀원들이 야근을 하며 일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vs "4명의 팀원이 100 Man-hour 규모의 잔업을 매일 5시간의 잔업으로 처리 중이니 총 5일 야근 작업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이런 속도라면 예상보다 빨리 마무리할 수도 있습니다." vs "현재 설계변경요구서 처리 속도는 복잡도에 따라 편차는 있으나 평균 4~5장/1hr으로 속도를 높여서 잔여 설계요구서 100장일 당시 예상한 작업일 수 20일 보다 적은 15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성적인 대화를 정략적으로 바꾸기가 어려울 때도 있다.
"고객이 우리 제품에 만족했는지 모르겠어요"
"정부 정책의 변화로 프로젝트의 진행 여부를 잘 모르겠어요"
등등.
이러한 정성적인 내용을 수치화하려고 노력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Key Result를 잘 정한다면 회사의 노력과 성장을 수치화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보통의 경우 KR과 그 KR을 달성하기 위해 실행하는 작업사이에서 혼선이 벌어지면서 수치화에 실패한다.
KR은 결과이다. 예를 들면 회계년도내 누적 매출액 100억.
KR의 성취도는 매월 누적되는 매출액이고 progress는 누적 매출액 대비 목표액 100억의 비율로 표현될 것이다.
하지만 매출을 만들기 위한 작업에도 성취도가 있다. 주로 공통적으로 반복되는 작업 또는 이벤트성 작업을 시간계획에 따라 달성여부를 측정하다 보면 그 결과로 KR의 성취가 이어진다.
작업 단계
1. 매출은 invoice 발행으로 확정된다. (Invoice 발행액과 발행일에 대한 목표일정)
2. Invoice 발행 전 제품과 서비스를 납품한다. (납품일 목표일정, 가중치 10%)
3. 제품과 서비스 납품을 위한 제조 또는 서비스 진행 (제품제조 /서비스 단계별 목표일정, 가중치 20%)
4. 제품 제조나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원자재 수급 / 또는 준비 (자재납품일, 서비스 필요 부품 도착일등, 가중치 20%)
5. 계약 (게약일 가중치 10%)
6. proposal / negotiation (미팅일정, 가중치 20%)
7 가망 고객 list (고객방문 일정, 가중치 20%)
1번 매출계획을 위해서는 2~7번까지 역순으로 계획을 짠다. 그 계획을 목표된 시간 안에 해 내면 1번의 매출이 달성될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각 단계별 필요에 따라 시간을 변경하되 회계연도 내 100억이 달성될 수 있도록 단계를 줄이거나, 인보이스 발행액을 변경하거나, 여러 가지 작업을 모든 직원이 달라붙어 시간 내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이때 단계별 가충치가 있다면 작업 단계를 고려해서 목표액 대비 현재 상태까지 투입한 노력을 가충치를 고래해서 매출액으로 계상하면 단계별 작업이 가상의 매출액으로 표현될 수 있다.
기술력이 좋아서 일단 고객에게 소개만 되면 매출로 이어질 확률이 높을 것이라는 가정하에 위의 작업 단계별 가중치를 계상했다고 가정해 보자.
가망 고객 10개 이상이 있다면 10개 고객사 중 6개 이상 연락이 될 것이고, 6개 연락한 고객사 중 3개는 미팅이 성사될 것으로 판단된다. 다시 미팅한 3개 고객사 중 1개 사는 계약을 한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10개 고객사 리스트를 작성했다면 10억 원 매출 x 20% = 약 2억 원의 작업 가치이다.
다시 그 고객이 미팅을 했다면 다시 20%인 2억 원의 작업 가치가 추가된다.
이때 CEO는 모든 일이 순조롭게 된다면 프로젝트 목표 금액인 10억 원 달성이 유력하며 현재까지 약 4억 원 가치의 project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할 수 있다. 또는 프로젝트 진행률이 약 40%라고 언급할 수 있다.
현재 회사의 경영 상태를 이런 식으로 정량화해서 표현한다면 모든 임직원, 고객사, 투자자들이 회사의 경영 상태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주의할 점은 작업 단계와 가중치를 모든 관련자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충분한 토의를 거쳐서 결정해야 한다.
Christina Wodtke는 LinkedIn, MySpace, Zynga, Yahoo! 등에서 재설계와 초기 제품 출시를 주도했고, 세 개의 스타트업을 설립했으며, 온라인 디자인 잡지 Boxes and Arrows를 창간하고 정보 아키텍처 연구소(Information Architecture Institute)를 공동 설립했다. 현재 스탠퍼드 대학교 컴퓨터공학과 HCI 그룹에서 강사로 재직 중이다.
많은 팀이 ‘고객 감정’이나 ‘팀 사기’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소프트’한 요소를 측정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단지 올바른 “대체 지표(proxy metrics)”를 찾지 못했을 뿐이다.
Christina는 Radical Focus에서 ‘측정 불가능한 것’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프리리스트(Free-listing) 기법을 제시한다.
프리리스트 기법
타이머를 10분 맞춘다.
측정하고 싶은 것을 나타내는 모든 지표를 무조건 나열한다.
판단하지 말고, 그냥 적는다. (포스트잇 한 장에 하나씩)
각 지표가 성공을 얼마나 잘 보여주는지 강도 순으로 정렬한다.
실제로 추적 가능한 상위 3개를 선정한다.
여기서 AI가 판도를 바꾼다. 특히 2단계에서 AI는 창의적인 지표 발굴에 강력하다.
AI에게 물었다.
“고객이 우리 제품을 사랑하는지 측정할 방법 20가지를 말해줘.”
AI는 이렇게 답했다.
소셜 미디어에 공유된 스크린샷
“제품 정말 좋아요, 그런데…”로 시작하는 고객 지원 티켓
“X 기능은 언제 추가되나요?”라는 질문 (계속 사용할 것이라는 전제)
로그인 간격이 점점 줄어드는 현상
포럼에서 우리를 옹호하는 고객
기능 요청 대 불만 비율
이 중 “포럼에서 우리를 옹호하는 고객” 같은 지표는 사람이 쉽게 떠올리기 어려운 발상이다. AI를 지표 발굴의 파트너로 활용하면 기존 생각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
그리고 Christina는 이렇게 강조한다.
Key Results는 ‘결과’이지, ‘작업’이 아니다.
“만족도 설문 발송”은 KR이 아니다. “NPS > 50”이 KR이다.
측정 가능한 결과를 정의하는 것이 성과를 만든다.
재구성 및 참고 출처:
이 글은 Christina Wodtke의 뉴스레터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하였습니다.
원문: Customer sentiment is not a mystery anymore.(Aug.1, 2025)
회사의 경영 상태는 재무제표를 보면 알 수 있다. 재무제표는 숫자로 표현한다.
마찬가지로 회사의 주요 작업, KR, 성취도, 진척도를 숫자로 표현하는 습관이 CEO에게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