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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15 영업/홍보/마케팅 본질적 차이

뭣이 중한디?

by 이상한 나라의 폴

스타트업의 성장은 결국 ‘누가 얼마나 빠르게 고객의 마음을 얻느냐’로 결정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영업(Sales), 홍보(PR), 마케팅(Marketing)을 구분하지 못한 채 혼용하는 실수를 범한다. 세 영역은 목표, 관점, 시간축, 성과 측정 방식이 완전히 다르며, 이를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 성장 전략의 첫걸음이다. 이를 가장 명확히 보여주는 브랜드가 바로 나이키(NIKE)다.


영업(Sales) / 지금 당장 매출을 만든다


영업의 목적은 거래를 성사시켜 현금이 들어오게 하는 것이다. 즉, 고객과 직접 맞닿은 접점에서 구매 결정을 이끌어내는 활동이다. 영업은 단기 중심의 즉시성과가 특징이며, 하루, 주, 월 단위로 계약 수나 전환율, 평균 거래액 등의 KPI가 명확히 설정된다.


나이키의 영업은 ‘지금 이 순간의 구매’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한다. 예를 들어, 나이키 매장에서 직원이 고객의 발을 스캔하고 “이 러닝화는 고객님의 보폭과 체중에 맞춰 설계되었습니다”라고 설명하는 순간이 영업이다.


또한 리테일 파트너인 무신사나 ABC마트와 협력해 특정 시즌 한정판을 판매함으로써 단기 매출을 극대화한다. 영업의 본질은 눈앞의 고객에게 ‘지금 당장 사야 하는 이유’를 제시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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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구) Public Relationship, (신) Communication] / 신뢰를 만든다


홍보의 본질은 기업의 이야기를 세상에 전달하고 ‘신뢰 자본(Reputation Capital)’을 쌓는 데 있다. 단순히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공신력 있는 제삼자의 인정을 얻어 브랜드의 신뢰도를 강화하는 것이다.


나이키의 홍보는 단기적인 판매보다 장기적인 브랜드 철학과 사회적 가치 전달에 초점을 맞춘다. 대표적인 사례가 콜린 캐퍼닉(Colin Kaepernick)을 모델로 한 ‘Just Do It’ 캠페인이다.


이 슬로건 “Just Do It”의 원래 의미는 ‘주저하지 말고 행동하라’는 단순하지만 강렬한 행동 촉구의 메시지다. 1988년 처음 공개된 이후, 이 문구는 세대와 국적을 초월해 ‘시도하고, 도전하라’는 브랜드 철학의 상징이 되었다.


그러나 2018년, 나이키는 이 철학을 한 단계 확장했다. 당시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있던 캐퍼닉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며, ‘Believe in something. Even if it means sacrificing everything.’이라는 메시지를 내세웠다.


이는 단순한 스포츠 정신을 넘어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하라’, 나아가 ‘사회적 불의에 맞서 침묵하지 말라’는 윤리적 의미로 발전했다.


이 캠페인은 거센 논란을 불러왔지만, 오히려 브랜드 충성도와 신뢰는 폭발적으로 높아졌다. 또한 나이키는 ‘Move to Zero’라는 지속가능성 캠페인을 통해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신발과 의류를 선보이며, 환경을 생각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활동이 바로 장기적인 신뢰 구축, 즉 홍보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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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Marketing) / 시장을 설계하고 수요를 만든다


마케팅의 목적은 고객의 문제를 발견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고 싶게 만드는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다. 즉, 고객이 ‘사고 싶다’고 느끼게 만드는 구조를 설계하는 활동이다.


나이키의 마케팅은 단순히 운동화를 파는 것이 아니라 ‘운동을 통해 자신을 증명하는 문화’를 파는 것이다. 나이키는 “Just Do It”이라는 메시지를 통해 소비자에게 ‘나도 해낼 수 있다’는 감정적 동기를 부여하는 브랜드 철학이자 시장 설계 전략이다


예를 들어, 나이키는 Nike Run Club 앱을 통해 운동 데이터를 기록하고 공유하게 함으로써 “운동하는 사람들의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이로써 소비자들은 신발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자기 개선의 상징’을 구매하게 된다. 이것이 시장을 창출하는 마케팅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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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홍보, 마케팅의 상호작용 구조


마케팅, 영업, 홍보는 각기 다른 질문에 답하면서도 서로 맞물려 있다.


마케팅은 “누가, 왜 나이키를 사야 하는가?”에 답하며 브랜드의 철학과 가치를 설계한다.

홍보는 “나이키가 사회적으로 신뢰할 만한 브랜드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며 공신력을 쌓는다.

영업은 “지금 누구에게 팔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집중하며 매장과 온라인에서 실제 매출을 만들어낸다.

이 세 기능은 이렇게 상호보완적으로 작동한다.


마케팅이 길을 만들고, 홍보가 신뢰라는 조명을 비추며, 영업이 그 길을 달리는 구조다.


예를 들어, 나이키가 ‘Air Jordan’ 캠페인을 통해 마케팅적으로 브랜드 열풍을 조성하면, 언론은 ‘스포츠 정신의 상징’으로 이를 조명한다(PR), 이후 매장에서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순간(Sales)이 완성된다.


이 세 축이 균형을 이룰 때, 브랜드는 시장을 넘어 문화가 된다.


영업은 고객의 손에 제품을 쥐게 하는 활동이다.

나이키 매장에서 직원이 고객에게

“이 신발은 러닝 기록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라고 제안하는 순간이 영업이다.


홍보는 브랜드의 신뢰를 구축하는 활동이다.

나이키가 사회적 메시지를 캠페인으로 전달해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은 홍보의 결과다.


마케팅은 고객의 생각을 바꾸고, 시장을 새롭게 설계하는 활동이다.

“Just Do It”

슬로건이 단순한 광고를 넘어

사람들의 행동 변화를 일으킨 것이 그 증거다.


영업은 ‘지금 팔기 위한 기술’, 홍보는 ‘믿음을 쌓는 기술’, 마케팅은 ‘시장을 만드는 기술’이다. 나이키는 이 세 기능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도 완벽히 연결시켜 ‘브랜드가 곧 문화가 되는 구조’를 만든 기업이다.


스타트업 CEO와 한 자리에 앉아서 원대한 꿈을 이야기하고 있다면 아마 새로운 시장을 여는 마케팅에 관련된 아이디어를 이야기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CEO가 고객들과 어떤 관계를 형성하고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이야기하고 있다면 홍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만약 그 CEO와 예상고객들과 관계를 통해 새로운 시장이 열릴 때까지 존버하기 위해서 당장 먹고사는 문제을 이야기 하고 있다면 십중팔구 뭔가 매출을 일으키는 영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던 그 본질에 맞는 아이디어에 충실하되 당장 스타트업의 경영상 필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동기부여 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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