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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침 May 24. 2023

착공 183일 차 - 2023.05.16

시간 맞춰서 현장으로 출발했다. 약품을 사용하여 열심히 벽돌을 닦아냈고 이번엔 약품 처리 후 물을 뿌리지 않았다고 한다. 물과 반응하면서 계속 백화가 생기는 것 같다는 게 이유였다. 벽돌의 상태는 예전보다는 나아지긴 했으나 책임을 전가하려는 시공사의 태도에 실망한 마음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았다.


회장님을 포함한 건축사사무소 관계자들, 시공사 대표님과 현장을 둘러보았다. 일단 백화현상은 아직 약품이 마르지 않아 지금 당장 판단하기 어려울뿐더러, 비계를 철거하면 지금까지는 눈에 띄지 않았던 부분이 보일 수도 있기 때문에 다시 한번 약품 처리 후 발수제를 뿌리고 비도 맞아본 뒤 최종 판단하기로 협의했다. 백화현상 이외에도 방통 바닥의 크랙이 심한 부분의 보수도 진행하는 것으로 이야기 나눴다.


우리의 주장은 선명하다. 백화현상은 건축주의 잘못된 요구로 발생한 것도 아니고 우연히 또는 운이 나빠 발생한 것도 아니며 줄눈 제조사에서 제시하는 시공방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시공 관리 및 감독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지의 양상 및 건조 상태를 고려하여 시공시기를 정하되, 너무 건조하거나 과도한 수분이 함유되지 않도록 한다", "기후(온도, 습도 등) 조건에 의한 백화가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하십시오", "시공완료 후 20도, 습도 60%에서 최소 7일 동안에 양생에 상당하는 양생기간을 확보해야 한다"라는 줄눈 제조사가 제시하는 시공 방법이 그 근거이다. 5월 5일 어린이날에 비가 많이 내린다는 예보는 사전에 각종 언론에서 많이 언급되었고 (이 때문에 어린이들이 울상이라며..) 실제로도 5일부터 6일까지 비가 많이 내렸다. 이전 포스팅에서 언급했지만 단열재 틈 사이로 빗물이 유입되어 필로티 하부에 누수가 발생하기도 했었다. 외부 줄눈 작업은 5월 4일경에 끝났는데 이런 폭우 예보가 있었음에도 일정을 수정하지 않거나, 별도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시공사의 과실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공사는 벽돌타일에 사용한 접착제인 아덱스 X18이 백화를 가속화시킨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 이유는 경험적으로 이렇게 심한 백화현상은 처음이고, 해당 접착제로 시공해 본 것이 처음이기 때문에 본인들의 경험에서는 접착제 이외에는 모두 동일한 조건이기 때문에 접착제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 주장에 대해 우리가 반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는 없다. 다만 아덱스에서 제공하는 백화현상에 대한 Q&A 영상을 보면 온도와 습도 변화를 주원인이라 언급하는 건 동일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z-ATotKupNI


마지막으로 사족을 달자면 세상에 나쁜 제품도 분명 있지만 어느 정도 시장에서 인정받는 제품이라면 제품 자체를 의심하기 앞서 제대로 시공을 했는지부터 확인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세상 좋은 제품을 가져와도 제대로 써먹지 못하면 무슨 소용일까?




그리고 지붕 공사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거실과 필로티 주차장 입구의 캐노피는 시공 완료했고, 지붕은 빗물받이를 먼저 설치하고 있었다.


착공 183일 차 요약

끝이 없는 백화현상

지붕 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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