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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침 Jun 21. 2023

착공 215일 차 - 2023.06.17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다. 갑작스럽게 시작된 폭염으로 아침임에도 햇살은 너무나도 따가웠다.

태양광 패널을 지붕에 설치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지붕의 방수층을 손상시키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 보조금을 받는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설비의 지원 등에 관한 지침에는 "태양광설비를 주택 및 건물 등 구조물에 설치하고자 할 경우에는 태양광설비의 하중을 지지할 수 있는 콘크리트 또는 철제 구조물 등에 직접 고정하여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물론 바로 이어서 "태양광설비의 하중을 지지할 수 있는 구조물에 직접 고정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해당 태양광 설비(건축물 등에 고정되는 지지대 등을 포함한 전체 설비)가 현행 건축구조기준에 따라 안전성과 적정성이 확보되었음을 관계전문기술자로부터 확인받아야 하며 확인받은 바에 따라 시공하여야 한다."라는 추가 조항이 따라온다.


그래서 거의 대부분의 정부 보조금을 받아 시행하는 태양광 설치 현장은 지붕의 방수층을 뚫고 골조에 고정한다. "관계전문기술자"로부터 확인받는 복잡하고 귀찮은 절차가 단번에 생략되기 때문이다. 이미 이 시장에는 소비자의 선택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신재생에너지 보급사업에 선정된 지역 업체 여러 곳에 연락해 봤지만 공단의 감리 과정에서 재시공 명령이 떨어지면 손해가 막심하기 때문에 모두 곤란하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래서 우리는 100% 자비를 들여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였는데, 이것도 참 재미있는 게 정부 보조금을 받는 태양광 사업은 단가가 부풀려져 있다 보니 자비로 설치하는 게 또 엄청난 손해는 아니다. 3kW 기준 올해 총사업비가 596만 원이고 정부의 보조금 50%에 각 지자체의 보조금 일부가 더해지면 약 250만 원 정도의 자기 부담금이 발생한다고 한다. 자비로 설치하면 3kW에 390만 원 정도로 약 140만 원의 차이가 발생하는데, 정부 지원 사업은 최소 1년 이상 대기해야 하므로 그동안의 전기 요금 차액을 생각하면 결코 손해가 아니다. 더불어 방수층의 손상 없이 내가 원하는 대로 설치할 수 있다.



우리 업체는 위의 사진처럼 레이스웨이의 D행거를 금속지붕의 거멀접기 부분에 고정하는 방식을 선택하였다. 지상에서 먼저 고정틀을 자르고 용접하여 준비가 완료되면 스카이차를 통해 지붕으로 진입한다. D행거를 이용해 세로 방향의 상을 고정한 다음 그 위에 다시 가로방향의 상을 고정하면 준비는 완료. 이제 태양광 패널을 서로 연결해주기만 하면 된다.


설치 과정에서 약간의 문제가 있었는데 가로상의 길이가 패널보다 너무 길었던 것이다. 이 정도 공간이면 패널 두 개를 더 설치할 수도 있어 보였지만 인버터의 최대 입력을 꽉꽉 채워 사용하기에도 부담스러웠고 지붕 위의 패널이 한쪽으로 치우치는 게 보기 좀 그래서 가로상을 잘라내었다. 425W 패널 14개 총 6kW의 태양광 패널 설치는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무더운 날씨에 위험한 지붕에서 작업이 정말 쉽지 않아 보였는데 깔끔하게 마무리해주셨다. 아직 전기분전함이 정리가 안되어서 배선은 나중에 다시 방문하여 진행하신다고 한다.




천장에 AP도 설치하였다. 이왕이면 칼각을 맞추고 싶어 레이저를 띄우고 위치를 잡아 피스로 고정했다. 목공에서 천장에 합판을 모두 두른 후 석고보드를 시공했기 때문에 이런 작은 물체들의 고정은 비교적 쉽다. 아직 통신단자함 정리가 되지 않아 내부 네트워크는 동작하지 않지만 마감 전에 미리 위치를 다 잡아둬야 보수하기 편하다.


착공 215일 차 요약

태양광 패널 설치

실내 AP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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