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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침 Jul 07. 2023

착공 226일 차 - 2023.06.28

그렇게 많던 가구가 제법 정리가 되었고 서랍과 경첩, 팬트리장과 같은 각종 하드웨어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빌트인 가구는 크게 도어와 바디, 하드웨어로 구성된다. 가구의 바디에서 유의해야 할 사항은 목재의 심재 등급으로 최소 E0 등급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E0 등급도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이 0.3~0.5 mg/L 정도 되므로 냉정하게 친환경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우리 현장에 적용된 가구도 당연하게도 모두 E0등급이지만, 특유의 본드 냄새가 난다.


하드웨어는 모두 수입제품인 블룸의 하드웨어를 적용하였다. 비록 가격은 비싸지만 고장률이 적어 업체에서도 신뢰한다고. 나도 이런 하드웨어에 관심이 많은지라 꼭 블룸 제품을 사용하고 싶었는데 막상 견적을 보니 순순히 지갑을 열긴 어려웠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땐 이득이라는 생각이 들어 과감히 투자하였다. 주방 키 큰 장 도어는 블룸의 레베고라는 포켓 시스템을 적용하였는데 열린 문을 양 옆의 홈으로 수납할 수 있다. 이제는 나름 보편화된 구성이지만 우리 집 주방의 핵심이자 정리를 잘 못하는 우리 부부에게 나름 요긴한 제품이다.


보조 주방에는 한샘의 키친바흐에 적용되는 팬트리장 하드웨어를 설치하였다. 이상하게 더 비싼 블룸의 팬트리 보다 한샘의 팬트리장이 더 마음에 들었다. 팬트리장 가득 식료품과 통조림이 들어있는 어디 미드에서나 볼법한 장면을 상상하며 선택했다. 가격 대비 만족스러운 제품 중 하나이다.


가족도서관의 높은 공간에도 PT비계를 타고 올라가 디바이더를 설치했고 드레스룸의 벽패널도 튼튼하게 고정했다. 파우더룸도 이제 타일 상판만 올리면 끝이다.




가구를 제작하면서 디자인적으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가구에 서라운드 몰딩 (보통 업체에서는 필러라고 부르는 것 같다)을 없애는 일이었다. 하지만 우리 현장은 모든 벽이 미장 마감이다 보니 평활도가 좋지 않았고 이렇게 꿀렁꿀렁한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이 벽필러를 안 보기에 하기 위해 안으로 열리는 경첩을 사용하여 전면에서는 도어가 벽필러를 가리도록 시공하였지만 어쩔 수 없이 선일치가 불가능한 부분들이 생기더라. 석고보드였다면 큰 오차 없이 깔끔한 마감이 나왔겠지만 언제나 그렇듯 건축물의 구성 요소에서 우선순위 중 가장 최하위가 디자인이라는 말을 되새기며 애써 눈을 감았다. 보이저 1호가 태양계를 벗어날 정도로 진보한 21세기 과학기술을 가진 인류이지만 아직도 남겨진 숙제는 많아 보인다. 중력의 비밀이 풀리는 날이면 평활도 문제도 해결되지 않을까?





 오늘도 밤에 열심히 조명을 달았다. 이젠 다락이다. 하지만 무슨 문제인지 다락 조명에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 테스터기로 찍어봤는데 전기 자체가 들어오지 않는다. 문제는 나중에 해결하기로 하고 일단 조명과 전선 결선만 해두기로 했다. 거실의 DALI 신호선이 계단을 지나 다락까지 올라가는데 거실 스위치에서 다락 DALI 신호선을 조인했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그때 신호선만 조인하고 L/N라인을 조인하지 않은 것 같다.


착공 226일 차 요약

가구 하드웨어 설치

다락 조명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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