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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침 Jul 06. 2023

착공 225일 차 - 2023.06.27

하루 만에 제법 가구가 제 위치를 찾아갔다. 현관, 주방, 도서관, 드레스룸, 세탁실, 세면대 벽면에는 전부 도면이 붙었고 담당 시공자가 도면을 확인해 가며 조립을 시작했다. 다행히 가구업체에서도 감리 인원이 파견되어서 건축주인 내가 할 일은 별로 없었다. 빌트인 가구가 콘센트를 가려버리는 부분이 꽤나 많았는데 최대한 전선을 뽑아둘 수 있도록 챙기는 일 정도가 나의 할 일이었다.

가구 도면이 꽤나 상세하고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보니 옆에서 지켜보기에는 큰 혼선 없이 도면대로 착착 조립되는 분위기였다. 시공이 가능한 현실성 있는 도면을 그릴 수 있는 능력이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일지도 모르겠다.




다락에도 마루가 깔렸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다락은 강마루를 선택했다. 요즘 강마루의 품질은 대단하다. 텍스쳐도 살아있고 얼핏 보면 원목마루와 차이점을 찾기 힘들다. 하지만 아무래도 패턴이 정해져 있다 보니 정확히 동일한 무늬의 마루가 종종 눈에 띈다. 이런 사소한 이질감 이외에는 광택이나 질감은 거의 원목마루에 근접했다고 느껴졌다. 원목마루의 절반 가격인데 1~2층도 이 마루를 깔걸 그랬나?라는 잠깐의 후회를 하기도 했지만, 다시 원목마루를 보고는 이내 그런 마음은 사라져 버렸다.




모든 작업자가 돌아간 밤이 되면 조명 설치는 계속된다. 정말 끝도 없다. 다운라이트가 104개, 간접조명이 9개 정도 된다. 그 양도 문제이지만 문제는 조명 계획에 있다. 골조 타설 과정에서 그렇게 많은 전선을 천장에 뽑아놨건만 조명 설치 계획이 조금씩 바뀌면서 그중 절반 정도는 천장 속에 그대로 방치되어 버렸고 새로운 타공 자리까지 새로운 전선을 조인하여 빼놔야 하다 보니 일을 이중, 삼중, 사중으로 하게 되었다. 게다가 전원 2가닥 이외에 DALI 신호선 2가닥까지 총 4가닥, 경우에 따라서는 접지까지 5가닥을 뽑아야 하므로 조인하는 시간도 두 배 이상이 걸린다. 혹여나 다음에 다시 집을 짓는다면 조명설계를 포함하여 모든 설계는 시공 전에 반드시 끝내고 정말 불가피한 상황이 아닌 이상 바꾸지 않으리라. 집 지으면서 신경 써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닌데 너무 조명에 매몰되어 버려 놓쳐버린 게 수도 없이 많아 따지고 보면 손해인 것 같다. 그나마 전선을 꼬아 조인을 하지 않고 와고 커넥터를 사용해서 수월했다. 와고 커넥터 비용만 30만 원은 족히 들어간 것 같다. 하지만 그 정도의 값어치는 한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마침 근처에 일정이 있던 전 직장 동료의 남편이자 "뚝딱 집수리"의 사장님께서 현장을 방문해 주셨다. 2층 드레스룸의 조명을 설치해 주시며 프로의 현란한 솜씨도 보여주셨다. 완공하면 맛있는 바비큐를 대접하겠다는 약속도 드렸다.


마지막으로 인덕션에서 사용할 고용량의 IoT 전기미터도 설치했다. 40A까지 연결 가능한 제품으로 인덕션의 전기 사용량을 체크하여 인덕션의 온/오프를 감지할 수 있어 각종 자동화를 적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CD관 커넥터와 커플러를 사용하여 깔끔하게 주방 장 안에 설치했다. 사진상으로는 AC Power와 Load가 반대로 연결되어 있는데 사진을 보며 잘못된 것을 깨닫고는 수정하였다.


착공 225일 차 요약

빌트인 가구 설치 계속

다락 바닥에 마루 시공

드레스룸 조명 설치 및 인덕션 중간 스위치 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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