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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침 Jul 10. 2023

착공 234일 차 - 2023.07.06

태양이 너무 뜨거워서, 그리고 벽면의 요철이 좀 더 잘 보였으면 하는 마음에서 외부 블라인드를 내려보았다. 상당히 견고한 느낌이다. 아직 냉방장치가 가동되지 않았지만 이렇게 남쪽 창은 외부블라인드를 내리고 북쪽 창을 개방했더니 실내가 한결 쾌적해졌다. 더 이상 사용할 일이 없는 타공 부위는 나의 바람과는 달리 안에는 비드법 단열재를 채우고 밖에는 폼을 쏘았다. 후드캡으로 마감할 예정이라고 한다.




페인트 사장님께 간단히 보수하는 방법도 배웠다. 벽면 스위치의 틈은 이런 수성 아크릴 실란트로 메꾼다고 한다. 무초산 실리콘이나 바이오 실리콘과는 달리 페인트 칠이 먹기 때문에 페인트 보수에는 찰떡궁합이라고 일러주셨다.




소장님께서 드디어 2층 방 천장에 매달 레이스웨이를 컷팅해 주셨다. 컷팅기를 가져온다는 걸 계속 까먹으셔서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었는데 오늘은 잊지 않고 가져오셔서 원하는 치수대로 잘 잘라주셨다. 천장에 메탈와이어도 설치했으니 행거를 걸고 레이스웨이를 설치한 다음 도색을 할 것이다. 던에드워드 아리스토실드 에그쉘광 페인트와 도색 도구를 구매해 뒀다. 아리스토실드 페인트는 별도의 프라이머가 필요 없는 금속용 페인트라고 한다. 칠하기 전 금속 표면의 미세한 유분을 닦아내고 사포로 면을 거칠게 만들면 더욱 부착력이 좋다고 하더라.



점심 무렵 건조기도 배송되었다. 기존의 세탁기와 높이를 맞추기 위해 건조기 아래에 키높이 수납함도 추가하였다. 요즘 가전이 참 예쁘게 잘 나온다. 구형 시그니처 세탁기가 참 못나 보인다. 그래도 성능은 아직까지 전혀 문제없으니 오래도록 사용해 줄 테다. 건조기에도 급수와 배수가 들어가는데 급수는 스팀 기능을 위해, 배수는 건조 후 발생한 물을 배수하기 위함이며 대신 물통에 물을 채울 필요도, 물통의 물을 비울 필요도 없다고 한다. 급배수 시설이 없는 곳에 건조기를 설치한다면 매번 물통을 점검해야 하는 귀찮은 일이 생긴다.




우연히 마감 디테일이 눈에 들어와서 한동안 쳐다보았다. 다락 진입 계단은 돌음계단과 그 형태가 유사한데 이렇게 마감되었다. 애매하긴 하다. 그나마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벽걸이 세면대의 벽배수구는 이렇게 이해하기 어렵게 마감이 되어버렸다. 배수구 엘보를 잘라낼 수 없어 그냥 뒀다는데.. 적당한 크기의 스테인리스 마감재를 찾아봐야겠다.




숨 돌릴 겸 마당 의자에 앉아있었는데 웬 오리소리가 들려 주변을 둘러보니 마당에 정말로 오리가 있었다. 발이 영락없는 오리이다. 근처에 물도 없는데 이 녀석은 왜 여기에 있는 걸까 갸우뚱했다. 마당을 열심히 걸어 다니길래 물이라도 뿌려줄까 수도꼭지를 트니 날아가(!) 버렸다. 왜 난 오리가 날지 못하는 새라고 생각한 거지..




이젠 조명 설치가 제법 능숙해졌다. 레이저도 띄워 줄도 맞추고 천장에 피스 고정도 실수 없이 한 번에 성공한다. 그래도 이제 그만하고 싶다. 매일 밤 야근하느라 너무 지쳤다. 그래도 설치된 모습을 보고 있으면 뿌듯하다. 파우더룸도 다락도 그 특유의 부드러운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급한 대로 페인트 벽면을 비추는 모든 간접조명의 설치가 마무리되었다. 1층 세면대 뒤편, 2층 안방과 안방 복도, 그리고 다락 계단 벽면이다. 역시나 불을 밝히니 날 것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다. 특히 다락은 페인트가 흐른 흔적과 롤러의 텍스쳐가 그대로 벽면에 남아 있었다. 이 광경을 본 페인트 사장님이 당황해하셨다. 원래 오늘까지만 나오시기로 했는데 결국 내일 하루 더 나오시기로 하셨다. 너무 늦게 조명을 달아 드려 죄송했지만 뒤늦게라도 미흡한 부분을 발견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착공 234일 차 요약

레이스웨이 컷팅

건조기 설치

페인트 벽면에 모든 간접 조명 설치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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