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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침 Sep 14. 2023

2023.09.08 화장실 액세서리 설치

설비 사장님께서 오랜만에 방문하셨다. 휴지걸이, 무지주 벽선반, 도어스토퍼, 스프레이 건, 옷걸이 등 욕실 용품을 설치하기 위해서이다. 워낙 다양한 제품을 설치해야 해서 미리미리 타일용 6미리, 8미리, 10미리 드릴 비트날도 준비해 두었다.


휴지걸이는 비보르라는 회사의 더블 휴지걸이를 선택하였다. 도무스 제품과는 다르게 무광 스테인리스  마감이다. 휴지걸이 상단에 레이저로 각인된 큼지막한 회사 로고가 다소 거추장스러운 느낌을 주었지만 전반적으로는 만족스럽다. 높이는 바닥으로부터 1000mm로 결정하였다.

선반은 네이버 검색 상단에서 발견한 잼퍼니처의 화이트 오크 무지주 선반이다. 10mm 비트를 사용하여 타공을 한 다음 철물을 피스로 고정하고 선반을 끼우는 방식인데 지지대가 살짝 위를 향하기 때문에 고정 후에는 선반이 흘러내리거나 쉽게 빠지진 않는다. 건식 화장실이라 과감하게 원목 재질을 선택하였다. 습식 화장실이라면 꿈도 꾸지 못했으리라.

도어 스토퍼는 도어 핸들과 동일한 d line 제품이다. 개당 가격이 어마무시 하지만 316 스테인리스 소재이고 마감도 너무 좋다. 옷걸이 겸 도어 스토퍼로 사용하기 위해 핀이 있는 타입을 구매하였다.

스프레이건은 네이버 쇼핑에서 적당한 제품을 선택하였는데 아메리칸 스탠다드 "플랫 양변기"의 급수 호스가 워낙 특이한 규격이라 스프레이건에 포함된 범용 앵글밸브로 교체할 수가 없었다. 알고 보니 플랫 양변기 전용 2구 앵글밸브를 2만 5천 원이라는 사악한 가격에 따로 팔더라. 양변기 디자인만 아니었어도 진작에 국산 제품을 사용했을 텐데...


포셰린 타일이 워낙 단단하여 구멍이 쉽사리 뚫리지 않아 작업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화살촉 비트를 사용하여 너무 고속도 아니고 저속도 아닌 적정 RPM으로 타공을 하면 비트의 날도 상하지 않고 쉽게 뚫리더라. 역시 사용자 매뉴얼을 읽어봐야 한다.


나머지 화장실도 비슷한 제품으로 설치하였다. 다만 욕실 선반은 수전과 동일한 AXOR 제품을 선택하였다. 난 화장실의 타일면이 깨끗하게 떨어지는 걸 선호하는데 그래서 우리 집엔 일명 "젠다이"나 매립선반이 일절 없다. 그러다 보니 샤워기 근처에는 노출 선반을 설치할 수밖에 없었는데 코너 선반은 취향이 아니었고 수전과 같은 느낌을 연출하기 위해 동일 회사의 제품을 선택하게 되었다. 또한 유일한 습식 화장실에는 원목 선반 대신 인조대리석 선반을 사용하였다. 습한 공간이다 보니 ABS나 인조대리석 같이 물에 강한 소재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이었다.


마지막으로 욕조 수전 손잡이의 유격을 수정하기 위해 분해를 시작하였다. 손잡이가 어딘가에 걸리는지 끝까지 젖혀지지 않아 수압이 매우 약한 것처럼 물이 졸졸 나오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분해를 해보니 일단 손잡이 커버가 제대로 끼워지지 않았고 욕조 수전을 두꺼운 타일에 고정하다 보니 치수가 다소 안 맞아 손잡이 고정 돌기가 짧아져버린 게 원인이었다. 손잡이를 최대한 당겨 고정하였고 조금의 공간이 더 생겨 예전보다는 물이 원활하게 나왔다. 그리고 자세히 살펴보니 손잡이 자체는 고무 패킹으로 정확히 타일에 밀착되어 있어 혹시 모를 누수의 위험은 없어 보였다.




이렇게 완성된 화장실이다. 조화를 사용하여 꽃장식도 해보았는데 분위기가 좋다. 선반 위에는 조그마한 스피커를 올려 두고 잔잔한 음악도 틀어둘 생각이다. 건축 설계 때부터 화장실 인테리어를 수도 없이 고민했었는데 생각한 것과 유사한 결과물이 나오니 나름 뿌듯하다. 선택의 연속이었지만 고비마다 최선을 다 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많고 부족한 부분도 보이지만 비전문가라 발생한 해프닝 정도로 생각하련다.


2023.09.08 요약

화장실 액세서리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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