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EBS 건축탐구 집 촬영팀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워낙 흉흉한 세상이다 보니 처음엔 반신반의했는데 정말이었다. 예전부터 프로그램을 즐겨 보던 나름 애청자였기 때문에 흔쾌히 수락했다. 해당 프로그램에 나오는 정말 특색 있고 개성 가득한 집들을 보며 살짝 주눅이 들기도, 한편으론 이렇게 맞춤형으로 집을 지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기도 했었는데 그중 하나가 우리 집이 된다는 사실에 뿌듯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촬영 전 작가님들과 사전 미팅 시간에 우리 집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내용을 토대로 연출 방향을 정하나보다. RC조 패시브하우스, IoT 제어, 셀프 인테리어 정도가 우리 집의 키워드로 추려졌으나 사전에 대본을 공유해 준다던지 인터뷰 질문 목록을 알려주진 않는다. 자연스러운 맛이 사라질까 봐 그런 건 아닐까 라는 추측이다.
촬영은 총 3일. 첫날은 진행자로 출연하시는 소장님과 집구석구석을 탐방하는 내용을 담고 나머지는 건축주 인터뷰와 실내외 촬영을 한다더라.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촬영 당일부터 온도가 급격히 떨어져서 어쩌면 패시브하우스의 위력을 좀 더 잘 느낄 수 있지 않았을까?
카메라가 앞에 있으니 좀 긴장되기도 하고 특히 야외 촬영은 몇 번의 NG를 냈다. 그래도 프로 방송인(?)이신 소장님 덕분에 무사히 촬영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거실, 주방, 2층의 가족도서관과 안방, 욕실과 다락까지 각각의 공간을 둘러보며 다양한 이야기를 담았다. 우리가 고생하며 선택했던 많은 디테일들을 소장님께서 알아봐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역시 전문가의 눈은 예리하다.
촬영은 4시쯤 마무리되었다. 원래대로라면 내일 건축주 인터뷰를 해야 하는데 모래 날씨가 좋지 않을 것 같아 스케치를 먼저 진행하기로 했다.
건축탐구 집 촬영 첫째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