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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침 Mar 03. 2023

착공 107일 차 - 2023.03.01

드디어 3월이다. 아직은 최저기온이 영하를 밑돌지만 다음 주부터는 낮기온이 20도까지 치솟을 예정이란다. 현장도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오늘부터 설비공사 시작이다.

1층의 하수배관은 이미 기초에 매립되어 있지만, 2층의 하수배관은 2층의 천장에서 연결한다. 타설 전에 미리 슬리브를 묻어두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라 빠뜨릴 수밖에 없다. 결국 몇 군데 코어링을 진행했다.

또한 매립 수전을 설치하려면 매립 박스를 심어야 하는데, 목조가 아니다 보니 일명 "뿌레카"라고 불리는 해머드릴로 골조 일부를 깨 내는 "까대기" 작업을 해야 한다. 수전에 위치도 불편함 없이 잘 자리 잡아야 하므로 수전 회사의 공식 매뉴얼 등을 참고하여 치수를 결정해야 한다.


여러 가지 좌충우돌이 있었다.


1. 환기장치 배관과 하수배관이 서로 엉켜 간섭이 발생했다. 일단 환기장치 배관이 모이는 접속부 위치를 살짝 이동하여 처리했는데, 모든 배관이 연결되기 전까지 안심하긴 이르다.

2. 코어링 과정에서 미리 매립해 둔 CD관이 잘려나갔다. 결국 이 주변을 꺼내서 CD관을 다시 이어야 한다.

3. 코어링 과정에서 위치를 잘못 잡아 벽에 걸렸다. 2층에서는 평범한 바닥이지만 1층에선 그 부분에 보가 있거나 벽이 있어 뚫을 수 없는 위치였다. 이게 참 헷갈리더라

4. 도면에 없던 배기관을 적용하려다 보니 세탁실이 좁아져서 세탁기와 건조기가 들어갈 공간이 빡빡해졌다. 결국 세탁실 문을 못 달 것 같다. 커튼으로 대체해야겠다.

5. 1층 보조주방의 슬라이딩 도어와 전기 스위치가 간섭이 생겼다. 슬라이딩 도어를 안쪽으로 넣어야 할지 싶다.

6. 마당의 시선을 분산하기 위한 벽돌 영롱 쌓기 부분을 없애고 조경수로 대체하였다. 벽돌 담장이 구조적으로 불안해 보인다는 현장소장님의 의견을 반영했다.


지금에 와서 느낀 거지만 애당초 설비도면이 강화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환기도면은 환기배관이 어디로 지나갈지, 그래서 어디에 슬리브가 묻어져야 하는지 표시되어 있는 반면 위생배관 평면도는 구조도면을 반영한 거 같지 않아 보이고 참고용일 뿐 정말 이 도면만으로 설비공사를 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또한 세면대는 특히 벽배수구를 해야 마감이 예쁘게 떨어지는데 현장에서는 시공하기 편한 바닥배수구를 고집하는 경향이 있다. 벽배수구로 바꾸려면 또 까대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참 힘들다.


착공 107일 차 요약

설비 공사 준비: 코어링, 매립 수전 위치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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