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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침 Apr 01. 2023

착공 138일 차 - 2023.04.01

중문 폭을 살짝 줄였다. 이 부분은 설계 때부터 엄청난 고민이었는데 중문이 살짝 거실 벽으로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튀어나온 만큼 가벽을 세우고 그 사이에 거실장 같은 가구를 두는 것이 기본 계획이었지만 막상 현장을 보니 가벽이 있으면 개방감이 사라질 것 같았다. 중문의 너비를 100mm 줄여 1000mm로 만들었고 (사실 당초 계획인 1100mm 중문은 참 큰 문이긴 하다) 남은 벽면의 길이인 970mm까지만 열리도록 레일을 설치하였다. 이렇게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게 원래 현관의 폭도 중문과 동일한 1100mm였지만 실제로 현관문을 달고 나니 문이 워낙 두꺼워 실제 폭은 940mm였고 이 때문에 중문 폭을 줄여도 선일치가 교묘하게 맞아떨어지는 것 같은 착시 현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사실 이 묘수도 목공 반장님이 제시해 주신 아이디어이다. 현장의 경험은 무시할 수 없다.




문제의 안방 코니스 조명을 위한 작업도 마무리되었다. 환기장치와 세탁실의 보 때문에 2층 천장고도 엄청 낮아질 수밖에 없었는데, 결국 안방의 천장에서 한번 단올림을 했다. 단올림 하는 부분부터 코니스를 시작하여 그 경계선을 모호하게 만들었다. 대신 파우더룸은 단올림 없이 동일한 천장고로 이어갔는데 높고 낮음이 있어야 높은 게 높다는 걸 인지할 수 있다는... 약 1년 전에 이런 말씀을 해주셨던 건축사님의 말이 떠올라서이다. 파우더룸의 천장과 드레스룸의 천장, 그리고 그 사이의 낮은 복도가 만나는 부분이 두 번이나 꺾인다면 천장이 너무 정신없을 것 같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안방의 욕실과 화장실의 문 폭이 약간 좁은 편인데, 오히려 천장고가 올라가면 그 비례가 깨질 것 같았다. 지금의 천장고라면 문이 천장까지 닿을락 말락 한 거대한 느낌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냥 정답이 없는 문제였지만 직관으로 선택한 것이라 변명이라고 생각해도 된다.




2층 방에도 커튼박스가 만들어졌다. 여기는 커튼박스 폭을 넓게 잡으면 박공 모양의 천장 손실이 많아져서 120mm으로 계획하였다. 전동 커튼을 설치할 수 있는 최소한의 폭이다.




직구한 인덕션도 무사히 도착했고 페인트 색상도 구경했다. 조명 설계 과정에서 무려 5개의 페인트를 선택해 주셨는데 아무래도 확신이 들지 않아 컬러칩을 구하러 갔다. 페인트 선택 과정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처마도 만들어졌다. 상부는 방수시트를 감았다. 통기가 되기 때문에 하부의 합판이 썩지는 않을 것 같은데 소장님은 고민이 많으시다. 건축사님의 디테일을 믿는다.



착공 138일 차 요약

2층 목공

캐노피 합판 및 방수시트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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