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에게 말을 걸다
카메라를 손에 쥐고 꽃 앞에 서면, 마치 사람을 대하듯 꽃에게 말을 건네는 기분이 든다.
"옆모습이 너무 멋지시네요.", "눈이 참 아름다워요.", "지금 이 느낌 참 좋아요."
한 송이, 한 송이에게 감탄을 전하며, 실제 인물을 촬영하는 것처럼 기분 좋은 설렘이 생겨난다.
왜 자꾸 사진을 찍게 되는 걸까?
아마도 사라져 가는 찰나를 멈춰 세우고, 영원히 남기고 싶다는 착각 속에 머물고 싶어서일 것이다.
사진, 그림, 글, 음악… 이 모든 창작은 결국 ‘지금’의 감상이 사라지는 것을 조금이나마 늦추려는 시도일 뿐이다.
‘무한’이란 개념도 실상은 우리가 셀 수 없이 많음을 받아들이기 위한 약속에 불과하다.
결국 영원함이란,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소망이고 기원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모든 것이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을 마주하면, 오히려 모든 것이 더 소중해진다.
삶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 — 선인도 악인도, 나 자신도 — 모두 언젠가 사라진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한 송이 꽃을 바라보면 하나의 인생이 보인다.
씨앗으로부터 시작해 오랜 기다림 끝에 피어오르고, 찬란한 순간을 지나 시들어가는 과정.
그 짧지만 강렬한 여정은 곧 하나의 삶이다.
예전엔 허무주의에 빠져 삶의 의미를 찾지 못했지만, 지금은 안다.
삶이 유한하기에, 그리고 내가 느낄 수 있는 단 한 번의 인생이기에,
이 삶은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