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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모 Jun 11. 2023

시골에 살면 잡생각이 없어져요

도시와 시골의 차이




도시와 시골의 하루는 상당히 다르다.

시골의 하루는 동적인 움직임으로 시작된다

일어나자마자 물 한 모금 마시고 강아지들 밥 주기부터 시작한다.

마당 잔디를 한 바퀴 둘러보고 기지개를 켜고 아침해의 기운을 받으며 스트레칭을 한다

그러곤 간 밤에 무슨 일이 없었는지 점검을 하러 간다.

주택은 신경 써야 할 것이 정말 많다.

호수에 물은 제대로 나오는지,

하수구는 막히지 않았는지 수시로 확인해봐야 한다.

겨울이면 물이 얼까 봐 이불로 수도를 동동 싸매놓아도 곧잘 터지곤 한다.

강아지들 똥을 치우고 각종 식물과 꽃들이 바람에 넘어지지는 않았는지, 옮겨 심은 식물이 몸살을 앓는지, 열매 달린 식물들이 병충해 없이 잘 크고 있는지도 확인도 해야 한다.


우리는 비바람을 다 막아주고 겨울에는 보온이 되는 강아지들의 튼튼한 견사가 야외에 따로 있다.

여름철에는 항상 모기향을 피워주고 겨울에는 따뜻한 솜이불들로 최대한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

그러다 보니 견사 관리에도 손이 많이 간다.

매일 이불들을 소독하고 청소를 해주고 견사 안 곳곳을 걸레질한다.

여기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은 하나도 아깝지 않다.

당연히 해주어야 할 것들이고 청룡이 다온이의 눈 맞춤 하나면 세상 모든 것을 주고 싶은 기분이다.

아직 부모님께선 강아지를 안에 들이는 것엔 보수적인 입장이셔서 밖에서의 생활이라도 최대한 쾌적하고 편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있다.


청룡이 다온이는 목줄은 전혀 하지 않아도 자유롭게 풀어져 있기 때문에 밤에 잠만 견사의 집에서 자고 낮동안 대부분의 시간은 데크에서 보낸다.

아침에 자고 나오면 꼬리가 떨어질세라 부채질하는 모양으로 흔들어대며 “보고 싶었어요 “라고 말하듯 옹옹옹 거린다. 일어나면 눈소독 귀소독부터 해주며 청룡이 다온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마사지 타임을 가진다.

멀리서부터 달려와 발라당 누워 배를 보이며 애교를

부리면 아기 만지듯이 섬세하게 만지며 안아주곤 한다.

청룡이 다온이는 항상 밝게 웃으며 힘차게 뛰어놀기를 바랄 뿐이다.

5월의 자목련 백목련 나무 그늘 앞에서 쉬고있는 청룡 다온이







도시의 하루는 다소 정적인 움직임으로 시작된다

눈을 비비고 일어나 간 밤에 온 SNS

메시지는 없는지부터 확인하고

세수를 하고 음악을 켠다

그리고 에스프레소 머신에 가서 커피를 한잔 내리고

창문 밖 아파트뿐인 삭막한 풍경을 보며 커피를 금방 마셔버린다.

그리곤 소파에 앉아 쉬면서 다시 SNS을 보면서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

SNS 속 사진들은 온통 밝게 웃는 사진과

자랑거리 밖에 없는 듯하다

갑자기 자존감이 떨어져서

기분이 안 좋아져 휴대폰을 내려놓는다


아마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도시의 하루 시작이다.

도시는 휴대폰과 떼려야 뗄 수가 없다

자연스레 굳이 보지 않아도 될 정보들을

접하게 되고 우리의 뇌를 과부하로 만들어버린다

전혀 모르는 사람의 일상의 정보까지 내 삶으로 들어와 쓰레기가 되어버린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그러나 시골은 휴대폰을 보려면 많은 아침일정을 마치고 밥을 먹고 씻고

11시쯤 되어야 슬며시 휴대폰을 본다.

내가 직접 행동하는 것들이 많아서 생각할 겨를이 없다.

도시에서 그토록 나를 괴롭히던 잡생각이 없어진다 


잡생각 대신

그저 보고 행하고 느끼는 것이다.


이 얼마나 단순한가

이 단순함이 나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게 해 줬다.

그저 나의 할 일을 하고 자연을 누리고

이 순간순간을 느끼며 사는 것

몰입의 행복감이라고 생각한다


모르는 사람의 SNS 속 허세가 가득한 사진을 보며 좋아요를 누르는 대신에

풀꽃들을 보며 향을 맡고 심호흡을 하며 향기로운 정취에 취하며 사계절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오감으로 느낀다.


자극적인 콘텐츠 속 더욱 자극적인 것을 원하게 되는 알고리즘에 빠져 의미 없는 스크롤을 내리기를 반복하기보다

당장 내 옆에 있는 소중한 가족, 반려동물에게 사랑스러운 눈짓을 짓고 마음이 사랑으로 가득 차는 시간이 많아진다


청룡이 다온이와 행복한 나날들



도시 속에서 자연스레 접하는 수많은 광고들이 끝없는 소비욕구를 부추긴다.

남이 가진 것은 무조건 가져야 하는 심리를 가지게 되어 물질적인 곳에만 투자를 한다.


시골에서는 그런 비교선상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내 영혼을 치유해 주는 것들과 가치 있는 것들에 투자를 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마음의 행복이 채워지게 된다.



물론 택배, 편의점, 배달음식 등

도시의 장점도 수도 없이 많고

행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맛있는 음식을 바리바리 싸들고 가서 새소리, 개구리소리, 풀벌레 소리가 가득한 곳에서

가족들과 함께 얼굴을 맞대고 웃는 시간 속에서 

원초적이고 근원적인 행복을 많이 느낀다.








내가 뽑은 시골의 최고의 장점은 

바로 스트레스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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