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운 없다
길어지는 어머님의 병원비를 조금이나마 돕고자 올해 3월에 당뇨로 입원하셨던 이천 병원에 가서 자료를 받아 이천지점 보험회사에 방문하였습니다.
일주일 전 보험회사에 문의를 했는데 해지한 날짜 전까지 해당되고 서류들과 당사를 직접 방문하여 신청하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천병원을 간 거였죠.
병원에서 일을 마치고 택시를 탔는데 출발하다가 콜을 받으시곤 내려달라고 합니다. 장호원에서도 받아봤던 일이었지만 기분은 여전히 좋지 않았습니다.
병원에서 보험사까지 어머님 짐과 가방을 메고 보험사 3:30 퇴근 전까지 열심히 걸어갔습니다.
다행히도 저와 상담했던 여성분이 있었고 상담내용을 기억하시며 대리자인 제 정보도 필요하시다면서 보험청구 신청을 진행 중에 직원분이 미소를 띠며 어쩌지요. 해지날짜가 훨씬 전이네요.. 준비해 오신 병원건은 해당이 안 되는데요..라고 합니다.
분명 저와 얘기하셨던 직원분인데 준비해 오라는 것을 다 준비해 왔건만 직원분의 실수인데도 죄송하단 얘기 없이 어쩌면 좋아요..라고.. 저는 허무해서 어쩌면 좋을까요 주님…라고.
더 할 수 있는 것이 없기에 직원분께는 가벼운 실수일지 몰라도 저는 고된 과정이 되었다고 얘기하곤 나왔습니다.
스트레스.. 하…
버스 터미널까지 걸어오면서 중얼중얼 주님께 푸념을 늘어놓습니다.
서울 숙소에 들어와서는 왈칵 눈물이 쏟아졌고 그간 부모님을 케어했던 과정들이
왜 나에게만 이렇게 고된 걸음이 되었는지.. 제게 있는 것이 무엇입니까.
제가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까?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은 할 수 없다 하고 아무것도 없어서 어렵게 해야만 하는 제게 이 무거운 짐을 주십니까..
주님께 필요하신 것이 저의 고통입니까.
오늘 허무한 일정들이 저의 고단함에 오버랩되면서 실로 오랜만에 말도 안 되는.. 다 알지만 오늘의 허무함과 지침을 핑계로 주님께 모든 것을 올려드리며 울었습니다.
이 고단함을 허무함을 헛되게 하지 않겠다 하십니다.
아직은 이 과정이 왜 저여야만 하는지 고단함이 조금 더 크게 다가오는 오늘.
어쩌면 제가 안 보려고 하는 건지 보는 방법을 아직 찾지 못한 건지 오늘은 힘든 날입니다.
주일 이른 아침에 본가로 향했고 교회 가서 예배하고 어머님 쇼크로 쓰러지신 날 밤 저를 픽업해 준 동생과 티타임 하고 찬양제가 있어서 들렸고 틈틈이 비워진 시간에 역시나 부모님 집 정리를 했습니다.
겨울맞이로 화분들로 집안에 가득합니다. 집에 들어갈 통로에도 신발 하나 놓일 공간만 남았습니다.
겨우 신을 벗고 집으로 들어가니 역시나 냉장고에는 날파리가 가득하고 아버님은 역시나 관심밖이십니다. 주방에 가득한 날파리.. 더러운 화장실.. 이리저리 다니때마다 팔을 긁는 화초들.
음식물들을 정리하고 날파리처치템과 아버지가 드실 고기와 과일들을 사서 놓고 에프킬라 두 통을 쓰고서야 날파리가 사라집니다.
당뇨 있으신 어머님에게 소금국을 만들었다는 돌봄 요양사님의 국이 반찬통 5개에 나뉘어 담겨 있던 것도 정리하니 반찬통만 20개가 넘었고 따다 놓은 채소들도 액체화 되어서 보내줬습니다.
이번에도 사람 다닐 길은 만들겠다며 화분을 움직이다 보니 피로감으로 옵니다.
아버지에게 오늘 오전 계좌비번을 모르신다기에 은행에 같이 가서 방법과 비번을 알려드리고 어딘가 계좌이체해야 하는데 도와달라셔서 해드리고 이어서 독감 주사를 맞으러 가고 잦은 짜증과 화냄과 답답하단 말씀을 하셔서 병원방문한 김에 우울증 갱년기 검사도 했습니다.
신경계가 약해져서 보이는 증상들이기에 한 달 동안만 하루에 한 알씩 약으로 도움을 받기로 했습니다.
아버님은 워낙 병원엘 안 가셔서 독감 핑계로 검사진행을 하시다가도 밖에 나가시려 했는데 본인 당신께서도 의사 선생님 설명을 들으시며 조금은 인정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김가네에 가서 함께 식사를 하고는 어머니 이제 퇴원시키라는 말씀에 아버지가 잘 케어하실 수 있냐는 물음에 답을 하진 않으십니다.
이전보다 더 많이 인슐린 주사를 투여하는 걸 돕고 식사조절도 옆에서 돕고 당체 크도 지켜봐야 하는데… 어머니 스스로는 작심삼일일 수밖에 없는 것이 당뇨가 무기력하게 만듭니다.
결국 아버님의 답은 듣지 못하고 병원에서 도움을 받기로 했습니다.
지난번 나눈 것처럼 이렇게 퇴원하시면 하루 이틀 사이에 쇼크가 올 거고 응급상황으로 반복될 현재 당수치 결과입니다.
호전되기 전에 퇴원은 미련한 선택이고 쇼크가 또 오게 되면 병원비용은 지금보다 더 많이 들어갈 거라 말씀드렸습니다.
퇴원했으면 하는 마음과 병원비 걱정되는 마음을 그대로 의술과 더불어 주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호전되기를 기도하시라 했습니다.
그리고 밖에 나와서 사드시는 것도 혼자 계실 때 좋은 방법이라고 어머니 계실 때도 상 차리기 힘드니 함께 나와서 식사하시라고 했지만 모르겠습니다. 어머니도 그렇지만 아버지도 잘 버티고 계시라고 안아드리곤
저는 이천으로 향했습니다. 앞으로 허무해질 것을 모른 체 말입니다.
저는 부모님 집에 오면 몸이 망신창이가 됩니다. 지난 해들의 상황들은 나누지 않았지만 이번은 real 삶을 오픈하고 나누게 하십니다. 마음을 주셔서 움직이니 말입니다.
그래서 오늘..
저는 지치는데 왜 저여야만 하는지 더 편하게 더 잘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ㅜㅜ 힘들게 힘들게 가야 하는 사람이 꼭 가야 하는 거냐고…
하는 만큼의 보수도 없고 링거 맞으라고 챙기는 사람은 결국 나고 힘든 걸 케어하는 건 스스로인 나인데.. 저 노예입니까? 주님 너무 주님만 생각하시는 거 아니에요?
ㅋㅋㅋ
알지만 아프고 힘들어서 으앙~~ ㅜㅜ
쏟아냈습니다. 너무 울었더니 머리 뒤통수가 당겨서 멈추곤 언제 울었냐는 듯 31일
어머님의 원주 기독병원 외래 다녀올 옷들과 자료들을 정리합니다.
잠이 오지 않습니다. 주님께서 저와 같은
가볍지만은 않은 삶을 사는 분들에게 평안의 은혜가 있기를 기도합니다.
주여~~
시끄러운 두려움 불안함을 잠잠하게 하나님의 임재가운데서 주님의 부드러운 음성으로 말씀하심을 듣습니다.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