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말 안 하면 생기는 일

by 김현


남들이랑 너무 서스럼없이 지내면 상대방은 나에게 함부로 할 수도 있다. 종종 친구끼리 싸우고 막말하고 상처주는 것도 마찬가지다. 서로 너무 친하니까. 어떤 이야기를 해도 괜찮으니까. 이게 참 친구만 그러면 다행일텐데, 우리는 친한 지인이나 가족에게도 그런다.




어떤 관계든 거리 두기는 필요하다. 친구끼리도. 심지어 가족나 연인과도 최소한의 거리는 둬야 한다. 그래야 서로 존중하니까. 그래야 서로에게 함부로 하지 않으니까.




그중에도 거리 두기가 가장 필요한 관계는 직장 동료인 것 같다. 안 그래도 출근하기 싫은 직장에 누가 나를 힘들게까지 하면 정말 고통스럽다. 출근길이 지옥 같지 않으려면 인간관계라도 편해야 한다. 주말에 그놈 생각에 욱하지 않으려면 적당히 거리를 둬야 한다. 이제 직장에서 거리 두기는 선택이 아니다. 필수다.






난 나름 직장에서 거리 두는 법을 꽤 연구했다. 가장 효율적이었던 방법은 뭐였을까?


대화를 조절하는 것이었다.


대화는 벽을 허무는 강력한 무기다.

아무리 어색한 사이도 소주 한잔에 인생 이야기면 형 동생이 된다. 여기서 서로의 취미는 뭔지 주말엔 뭐하는지 여자친구 혹은 남자친구와의 사이는 어떤지 같은 일상도 공유하면? 공감대까지 쌓이니 안 친해지는 게 이상할 정도다.





아무리 거리를 두려고 해도 대화를 많이 하면 가까워질 수밖에 없다. 난 이걸 경계했다. 그래서 난 직장에서 최대한 일 이야기만 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도 깊게 이어가진 않았다. 어젠 뭘 먹었는지. 주말엔 어딜갈건지. 여자친구와 왜 싸웠는지 같은 일상 이야기는 되도록 꺼내지 않았다.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적당한 거리가 유지됐다. 그들과 나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생겼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처음에 있던 벽을 허물지 않은 거지. 은 대화를 피했으니까. 대화를 조절하면 공사가 구분된다. 편하다고 막대하거나 친하다고 함부로 하는 일이 줄어든다.





물론 상대방이 함부로 하면 선을 그어주면 그만이다. 적당히 하라고 냉정하게 말하면 해결이다. 근데 누가 그러고 싶을까? 딱 잘라 말하면 되지만 누구도 얼굴 붉히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가 원하는 건 처음부터 그런 일이 안 일어나는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언제나 존중하는 것이다.






대화는 서로의 거리를 조절하는 강력한 수단이다. 내가 상대방과 어떤 이야기를 하느냐에 따라 상대방과의 거리가 결정된다. 대화를 잘 이용하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거고 할 말 못 할 말 다하면 거리가 가까워지는 거다. 거리가 가깝다고 무조건 나쁜 것도 아니고 거리가 멀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각자 본인이 처한 상황에서 적절히 활용하는 게 가장 현명한 활용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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