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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과 응시는 다르다.

by 김현
의식과 응시는 다르다.


나는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어느새 30대 중반이나 됐는데 제대로 이룬 것 하나 없고. 그러면 더 노력하기라도 해야 하는데 여전히 게으르고. 는 내가 나고 바보같다는 걸 스스로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단순히 내 의식에 걸터있던 생각이었다. 나는 여태껏 나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지 않았. 내 현실. 지금 내 모습. 내가 바라보기 싫은 나 자신의 어두운 면을 방 한구석에 놓아 두기만 했다. 나는 그 속에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 않았고 어떤 감정이 뒤엉켜 있지도 아보지 않았다.






며칠 전 혼자 글을 쓰다 음이 답답해졌다. 알 수 없는 우울감이었다. 울한 마음에 나는 창가로 향했다. 원한 바람을 맞으며 우울감을 삼키고 있을 때 방 한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나 자신 보았다. 그는 나만큼 우울해 보였다.



나는 에게 다가 조심스럽게 물었.'왜 이렇게 힘들어해?' 그는 말했다. '이제 지쳤어...' 나는 또다시 했고 그는 또다시 답했다. 그날 밤 우리는 처음으로 많은 이야길 나눴다.





난 그동안 내 마음속에 있는 나 자신을 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방 한구석에 틀어박혀 있는 나 자신에게 다가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왜 그러고 있는지 안다고 생각으니까. 나는 다 이해한다고 생각으니까. 금 그러다 말겠지 하며 말아 버렸다. 하지만 아니었다. 나는 나를 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의식과 응시는 다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환경에 해 있지 내 현실이 어떤지는 우리들의 의식에 놓여있다. 우리는 이걸 언제나 의식할 수 있다. 그래서 리는 자신을 안다고 각한다.



하지만 내가 하나하나 응시해보지 않으면 그것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분명히 알 수 없다. 자세히 들여다 봐야 그 속에 무엇이 담겨 있는지 알 수 있다.


마음 한켠에 웅크리고 있는 나 자신을 내버려 두기만 다면 우리는 그저 우리들의 의식 속에 떠다니는 단편적인 생각에 머물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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