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연애를 잘하는 사람들은 싸움을 잘 풀어간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화가 나도 감정에 잘 안 휩쓸리고,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고, 싸운 이유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저도 연애를 오래 했고 제 주위도 연애를 오래 한 사람들이 많은데, 공통적으로 이런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물론 그거 하나로 연애를 오래 한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맨날 싸우면서 결혼까지 하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싸움을 잘 풀어가면 헤어지지 않고 오래 만날 확률이 높다는 건 사실이에요.
싸움을 잘 풀어가는 일은 너무너무너무 중요합니다. 회사 생활을 하거나 친구들과 잘 지낼 때도 필요한 능력이지만 연인 사이에서 특히 더 중요한 능력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왜냐하면 다른 관계와는 다르게 연인은 반드시 싸우니까요.
친구 사이? 안 싸울 수 있습니다. 직장 동료? 속으론 욕하겠지만 그냥 무시하고 지나칠 수 있어요. 근데 연인은 그게 안 됩니다. 살을 맞대는 사이고 이 세상 누구보다도 가까운 사이기 때문에 안 싸우는 것은 불가능해요.
어떤 커플은 말합니다. "우리는 안 싸웠는데요?" "여태껏 한 번도 안 싸웠어요" 그런가요? 그런데 지금껏 안 싸운 거지 앞으로도 안 싸울까요? 그럴 거라는 보장이 있나요? 오늘 싸우든 내일 싸우든 일 년 뒤에 싸우든 연인은 반드시 싸웁니다. 연애할 때 한 번도 안 싸웠다가 결혼하고 싸우는 커플들 본 적 있죠? 흔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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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연인과 헤어질까요? 싸움을 잘 풀어가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발단은 내가 잘못했거나 상대방이 잘못해서겠죠. 하지만 누가 잘못한다고 해서 다 헤어지진 않습니다. 잘못을 변명과 핑계로 합리화하고 화내고 싸우고 상처 주고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니까 헤어지는 거예요.
서로 잘못을 해도 문제를 잘 풀어가면 충분히 부드럽게 넘어갈 수 있습니다. 서로 사랑하잖아요? 서로 믿잖아요? 서로 다른 사람끼리 만나서 100% 맞을 수 없다는 건 양쪽이 이미 다 알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노력이죠. 그리고 희망입니다. 잘 안 맞아도 앞으로 잘 맞춰갈 수 있을 거라는 희망. 아무리 크게 싸워도 그 희망이 보이면 상대방은 내 손을 결코 쉽게 놓지 않습니다.
만약 그 희망을 짓밟는다면요? 진짜 안 맞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어느 한쪽도 물러서지 않는다면요? 이성적인 대화는커녕 소리 지르고 욕하고 상처 주며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다면요? 희망이 보일까요? 지치지 않을까요? 오래 만날까요? 평소에 다정하면 뭐 하나요? 그 사람이 내 이상형이면 뭐 하나요? 부딪히기만 하면 지옥으로 변해버리는데. 전쟁이 끝날 것 같지 않으면 희망을 가질 수 없습니다. 희망을 가지지 못하면? 그곳에서 탈출하려 하겠죠.
연애를 오래 하게 만드는 이유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배려심이 깊거나. 말을 이쁘게 하거나. 너무 잘해주거나. 항상 져주거나. 아니면 화도 안 날 만큼 상대방이 매력적이거나 등등등. 저마다 다 이유가 될 수 있어요.
그럼에도, 전 갈등을 잘 풀어가는 게 1번이라고 생각해요. 싸울 때 개판이면 답이 없습니다. 그건 사랑도 못 이겨요. 감정에 안 휩쓸리고.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태도를 가지고 있으면 싸워도 괜찮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문제를 잘 풀어가면, 싸웠는데도 사이가 더 깊어지기도 해요.
지금 만나는 사람이 너무 좋다면. 이 사람과 오래 만나고 싶다면 내가 싸울 때 어떻게 하는지 한번 되돌아보는 게 어떨까요? 싸움을 현명하게 잘 풀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한번 생각해 보는 거죠. 정답은 저도 확실히 모릅니다. 다만 싸움을 잘 풀어가는 게 중요하다는 것. 그거 하나만큼은 분명히 말할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