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하나를 끓여도 제대로

by 김현


저녁에 밥 하기가 귀찮을 때면 그냥 대충 해 먹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이 들면 난 수납장에 있는 깬 참치 하나를 뜯어 햇반에 붓는다. 그러곤 마요네즈를 뿌려 마구마구 섞는다. 참치마요는 밥 해 먹기 귀찮을 때 먹기 딱 좋은 식사다. 맛도 좋고 하기도 쉽고. 물론 칼로리가 좀 높다는 게 문제다. 저녁에 먹는 건 좀 그렇고 아침이나 점심에 먹는 편이 좀 더 나은 것 같다. 그런데 사실 난 웬만하면 밥을 제대로 차려 먹는 편이다 참치마요? 한 달에 한번 먹을까 말 까다. 지금부터 그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다.









첫째. 난 미식가다.

쓰면서도 웃겼다. But 거의 사실에 가깝다. 미식가는 좀 포장된 말이고 입맛이 까다롭긴 한 편이다. 난 먹는 걸 너무 좋아한다. 요식업을 했기에 음식도 잘 만드는 편이다. 여자 친구랑 어디 밥 먹으러 가면 항상 평가를 한다. 이건 이래서 별로고 이건 저래서 맛있고. 처음엔 여자 친구가 되게 싫어했는데, 이젠 자기가 더 한다. 점점 닮는 건가? 아무튼 난 한 끼를 먹더라도 맛있게 먹으려고 하는 편이다. 라면을 먹더라도 그냥은 안 먹는다. 최근 몇 년 동안 라면을 평범하게 먹은 적이 거의 없다. 양파를 다지고 고추기름을 내거나 토마토소스를 넣어 먹거나 두부라면을 먹거나 등등 항상 무언갈 가미해서 먹는다. 귀찮더라도 뭐라도 하나 더 넣어 먹는 게 더 맛있으니까.





내가 밥을 대충 먹지 않는 이유 두 번째. 미래를 위해서다.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내 가게를 차리는 것이다. 난 예전부터 술집을 하고 싶었다.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이 없지만 현실이라는 게 내 뜻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아직은 꿈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난 가게를 차리고 싶다는 생각을 한 이후부터 삼시 세끼를 직접 차려 먹는다. 왜? 밥 먹는 김에 레시피를 연구할 수 있으니까. 난 밥 먹는 김에 레시피를 연구한다.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도저히 못 먹겠다 싶을 땐 그냥 버리고 치킨을 시켜 먹는다. 아무리 연구라지만 밥을 두 번 하는 건 귀찮더라.





이게 내가 밥을 대충 안 먹는 이유들이다. 맛있게 먹고 싶고. 하는 김에 제대로 해서 레시피도 연구하려고. 추가로 이유를 하나 더 대자면 재밌기도 하다. 요리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굳이 굳이 손을 더 대는 것 같다. 아 그리고 설거지를 안 귀찮아하는 것도 한 몫하는 것 같다. 여자 친구는 세상에서 설거지가 제일 싫다던데 나는 전혀 안 그렇다. 바닥 청소 뭐 빨래 개기 이런 게 난 더 싫은데 여자 친구는 반대더라. 설거지에 거부감이 없다는 거. 이것도 일을 벌이는 하나의 원인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배가 고픈 와중에 이런 글을 쓰고 있다. 사실 뭘 먹을지 고민하다 생각 없이 쓰는 글이다. 이제는 진짜 너무 배고파서 그만 써야겠다. 오늘의 야식은 파스타다. 가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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