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제 블로그에 쓰려다 가져온 글입니다>
어차피 내 글은 아무도 안 본다.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그렇다. 조회수는 0인데 좋아요는 3이 되는 신기한 현상. 어차피 내 글은 아무도 안 본다.
그래서 블로그에 글을 쓸 땐 편하다. 아무렇게나 휘갈겨도 되니까. 나를 지켜보는 시선이 어디에도 없으니까. 자기 검열을 거치지 않은 순수한 생각들이 마구마구 쏟아진다.
사람 심리라는 게 웃기다. 똑같이 방구석에 틀어박혀 단어를 조합하는데도 블로그에 쓰는 글과 유튜브 대본, 브런치에 쓰는 글이 다르다. 블로그는 편안하다. 글이 쭉쭉 나온다. 유튜브 대본은 세 시간 동안 제자리다. 뭔가 특별한 말을 하고 싶어서일까? 타인의 시선에 집착해서일까?
실제로 브런치나 유튜브 콘텐츠들은 메시지가 담긴 경우가 대부분이다. 블로그는 안 그렇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쓴다. 제목도 아무 생각 없이 단다. 제멋대로다. 제멋대로 썼으니 글도 제멋대로다.
유튜브 대본을 쓸 땐 벽을 마주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답답하다. 한 줄 쓰고 펜뚜껑만 씹어댄다. 잉크는 남았는데 펜뚜껑이 으깨졌다. 아무래도 남들이 보는 글이니 뭔가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섞여있어서 인 것 같다. 잘해야 하고 도움이 돼야 하고 그럴듯해야 하고 바보 같아 보이면 안 되고. 이런저런 잡념들이 또다시 펜뚜껑을 쥐게 만든다.
자기 검열에서 벗어나고 싶다. 잘하려고 하지 말자. 대충 하자. 신경 쓰지 말자. 하는 생각을 해도 그대로다. 답은 없다. 진짜 답은 없다. 그냥 계속 쓰고 좌절하고 고통받고 쓰고 무너지고 답답하고 쓰고 짜증 나고 접고 싶고... 이 과정을 되풀이하며 내 몸을 감싸고 있는 쇠사슬이 스스로 떨어져 나가길 비는 수밖에 없다.
글쓰기는 어렵다. 하나가 해결되면 하나가 꼬이고 그게 풀리면 다른 게 꼬인다. 좋은 문장을 쓰는 게 어려운 게 아니다. 특별한 생각을 하는 게 어려운 게 아니다. 순식간에 내 머리를 하얗게 만드는 자기 검열. 그게 나를 미치게 만든다.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내가 하고 싶은 방식으로 자유롭게 할 수는 없을까? 아무도 안보잖아. 그냥 아무도 안 본다고 생각하고 쓰면 안 되나? 안된다. 알아도 안되더라. 오늘도 난 여전히 새하얀 스크린을 뚫어지게 응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