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잼 토스트

by 김현


어제오늘 토스트를 해 먹었다. 끝내줬다. 거의 몇 년 만에 만들어 먹은 토스트라 새로웠다. 재료는 간단했다. 통밀빵 버터 계란 케첩 땅콩잼 끝. 근데 맛은 환상. 키피니? 이번에 마트에 갔다 우연히 발견한 땅콩잼이었는데, 유명한 거라더라. 그래서 구매해 봤더니 이름 값 한다. 숟가락으로 퍼먹고 싶은 걸 억지로 참았다. 아침에 먹은 토스트가 눈 앞에 또 아른거린다.




요새 아침을 너무 무겁게 먹었다. 라면, 김치볶음밥 파스타. 등등 뭐가 무겁냐 할 수 있지만 그렇다. 무겁진 않다. 근데 아침부터 이렇게 먹으면 잠이 밀려 온다. 먹고 이런저런 할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종일 눕게 된다. 뜨끈한 전기 장판까지 있으니 이건 뭐 식곤증 파티다. 토스트는 안 그렇냐고? 덜 그렇다. 그리고 고작 빵 한쪽인데, 이 정도는 괜찮다.




토스트도 결국엔 물리겠지. 또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 점심이나 저녁에 먹을 메뉴는 다양한데, 이게 아침은 참 애매하다. 양도 적절해야 하고 건강했으면 하고 포만감도 있어야 하고. 아침을 잘 챙겨 먹는 사람이 아니었어서 어떤 식으로 식단을 구성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한 7~8년 전에 서면 길거리에서 팔던 토스트가 생각난다. 요새는 있으려나? 새벽에 술이 떡 된 상태에서 맨날 하나씩 사 먹고 했는데, 그 맛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1~2 년전에 갔을 땐 길거리 토스트가 없었다. 되게 아쉬웠다. 그래서 그냥 편의점에서 라면으로 떼웠던 기억이 난다.





종종 이런 경우가 있다. 어떤 음식을 먹다보면 음식과 연결된 옛 기억들이 떠오른다. 전 여친이 만들어준 초콜렛. 돌아가신 할머니가 해주신 탕국. 군대에서 먹었던 봉지 라면. 토스트도 그런 것 같다. 토스트만 보면 친구들과 술에 취해 새벽을 거닐던 옛 추억들이 떠오른다. 들은 술 냄새 풍기는 추억이라 웃을지 모르겠지만 그때를 아직도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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