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아무도 너한테 신경 안 써~ 걱정하지 마."
한 번쯤은 들어본 말이지 않나? 나도 어떤 유튜브 영상에서 이 말을 들었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나에게 관심이 없어요~ 근데 난 이해가 잘 안 간다.
"아무도 나한테 신경을 안 쓴다고? 아니던데?"
사람들은 나를 신경 쓴다. 내가 남들을 신경 쓰듯 마찬가지다. 아무도 나를 신경 안 쓰니 걱정 말라는 말은 말도 안 되는 말이다. 한국인들은 남들에게 어마어마하게 관심이 많다. 못 믿겠나? 지금이라도 탱크탑을 입고 밖에 나가보자. 뱃살이 드러나도 아랑곳하지 말아 보자. 10분 이내로 얼굴을 찡그린 사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디올 패션쇼를 연상케 하는 휘황찬란한 옷도 입어 보자. 사람들은 흘깃거린다. 대놓고 말하진 않겠지만 속으로 생각할 것이다.
"지가 GD야 뭐야?"
이건 극단적인 예시다. 하지만 우리가 남들에게 관심이 많고 오지랖이 넓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다. 남이사 연애를 하든 차이든 시험에 떨어지든 무슨 상관인가? 사업에 망하든 결혼을 못하든 뭘 입든 무슨 상관인가? 뭐가 그렇게 궁금해서 커피를 홀짝이며 남 이야기를 수시간씩 떠드는 걸까? 집에 가서 오늘 저녁에 뭘 먹을지 걱정하는 게 났지 않을까? 내가 투자한 종목을 언제 팔아야 할지 고민하는 게 났지 않을까? 직장에선 더 하다. 일하러 왔으면 일만 잘하면 되지 쟤는 이렇고 저렇고 어떻고. 쉽지 않은 세상이다.
이런 세상에서, 아무도 당신에게 신경을 안 쓴다고? 무슨 의도로 그런 말을 하는 걸까? 몰라서? 아니면 최면을 걸려고? 그렇다면 인정이다. 남 눈치보느라 괴로운 사람을 위해 최면을 거는 것이라면 이해한다. 근데 그렇게 보이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분명히 나를 신경 쓴다. 물론 내 일거수일투족을 하나하나 다 신경 쓰진 않지만 충분히 나를 의식한다. 내가 조금만 실수해도 안다. 내가 조금만 튀어도 미간을 찌푸린다.
아무도 나를 신경 쓰지 않는다는 말은 소망일 뿐이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도 현실은 조신하게 행동한다. 그 예의 바른 태도가. 그 조신한 태도가. 그 보편적인 태도가 타인의 시선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깨닫지도 못한 채 그들은 그렇게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