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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 kim hyun Dec 10. 2024

내 진짜 모습을 바라보고 싶다면.

우리는 우리 자신을 알지 못한다.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싶다면


'우리는 우리 자신을 잘 알지 못한다.'

니체의 저서 도덕의 계보 서문을 살펴보면 첫 문장이 이 문장으로 시작한다. 예전에 이 문장을 읽으면서 피식했던 기억이 난다. 니체도 알았던 거지.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아는 건 너무나 어려운 일이라는 걸. 천한 한 명의 인간이 위대한 철학자의 사고와 맞닿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에 짜릿함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난 가끔 이런 이야길 일상 속에서 자주 린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누군지 알지 못해"

얼마 전에도 친구들과 밥을 먹으면서 이런 소리를  적이 있다. 이 말은 사실 되게 뜬구름 잡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내가 이런 이야길 할 때마다 위 사람들은 이상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곤 한다.



친구들과 밥을 먹던 이 날도 친구들은 저작근 운동을 멈춘 채 나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자기가 자기 자신을 모른다는 게 말이 되냐'라는 을 하고 싶은 눈치인 것 같았다. 아니면. '하...  또 시작이네...'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거을 수도.







우리는 우리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한다. 정말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타인을 바라볼 때는 그렇지 않다. 타인은 나 자신을 바라볼 때와는 다르게 아무런 노력 하지 않아도 객관적로 바라보게 된다. 왜일까? 아주 간단하다. 내가 아니니까. 내가 아니기 때문에 장점이든 단점이든 칭찬할 만한 점이든 역겨운 점이든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다. 내 개인적인 감정이 섞이지 않는 이상 어느 것 하나에 프리미엄을 부과하지 않고 동일선상에 놓고 판단이 가능하다.





그런데... 나 자신을 바라볼 땐..? 타인을 바라볼 때처럼 모든 점들을 차별 없이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을까? 아니. 그럴 수 없다. 왜? 남이 아니니까. 나 자신이니까. 나 자신은 그들보다 소중하니까. 우리는 우리의 자존감을 깎아 내리면서까지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싶어 하진 않는다.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보다 내 자존감을 지키는 게 우리에게 더 소중한 일이기 때문이다.








만약 나 자신이 진짜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면 가장 먼저 나 자신의 보기 싫은 점까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 갖춰야 한다. 머릿속에 떠올리기도 싫은 단점. 내가 못난 사람이고 한심한 사람이라는 걸 증명하는 어떤 특징마저도 나라는 사람의 일부로 인정해야 한다.





이런 태도를 갖추는 일은 절대 쉬운 일 아니다. 진실과 맞서 싸우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지만 나는 분명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 자신을 아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또 있을까?



우리가 타인을 바라보듯. 타인의 단점을 아무렇지 않게 그 사람에게 대입시키듯 나 자신에게도 똑같은 기준을 적용시킬 수 있 우리는 결국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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