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실패를 많이 경험해보지 못했습니다. 도전한 적이 별로 없거든요. 이런 이야길 하면 '아~매번 생각만 하고 실천은 하지 않았구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실천은 했어요. 그게 도전이 아니었을 뿐이죠.
저는 무언갈 도전하기 위해 준비를 오랫동안 하는 편입니다. 준비를 오랫동안 할 뿐만 아니라 빈틈없이 철저하게 하기도 하죠.
한때 유튜브를 하고 싶어 오랜 기간 준비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할까 몇 날 며칠을 고민했고 수없이 많은 대본을 버려가며 철저하게 준비했어요.
그런데 채널의 색깔을 정하고 몇 편의 대본을 완성할 즈음 또 다른 걱정이 저를 덮쳤습니다.
'아... 그래도 어쨌든 동영상인데... 편집이 엉망이면 안되잖아...? 좀 재밌게 편집할 수는 없을까?'
이런 생각에 사로잡힌 저는 그때부터 영상 편집을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30만 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프리미어 프로 강의를 듣게 됐죠.
편집은 생각보다 너무 어려웠습니다. 유튜브를 보며 아무렇지 않게 스쳐 지나갔던 영상들이 이렇게 만들어지는 구나라는 생각에 유튜브 편집자들이 존경스럽기까지 했어요. 그래도 어쩌겠나요? 참고 해야죠. 저는 그렇게 편집 기술을 익혔습니다.
하지만 저는 또다시 도전을 미뤘어요. 편집을 배웠지만 영상으로 만들기에는 아직 여러모로 많이 부족하다 생각했거든요. 군데군데 보이는 빈틈이 자꾸만 제 발목을 잡았습니다.
편집을 배우고 돌아와 다시 본 대본은 마음에 들지 않았고 대본을 갈아엎으니 또다른 흠이 눈에 들어왔어요. 이런 과정을 수십 번 수백 번은 반복한 것 같습니다. 백지 같은 시간은 계속 늘어났고 의미 없는 공백은 나를 점점 지치게 만들었어요.
배우고 고치고 고민하는 시간은 무한정 늘어갔습니다. 지칠 대로 지친 저는 갈수록 의욕이 떨어졌어요. 불타올랐던 열정은 겨울을 맞이한 모닥불처럼 기를 펴지 못한 채 희미해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결국 모든 걸 놓아버렸습니다. 수개월동안 준비만 한채 정작 도전은 하지 못했어요. 지금 생각해도 참 바보 같네요ㅎㅎ
유튜브 도전기는 수많은 사건 중 하나일 뿐이에요. 저는 이런 식으로 시간만 질질 끌다 정작 도전 앞에만 서면
겁을 먹고 머뭇거렸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러지 않으려고 해요.
빈틈이 보여도 많이 부족하다 느껴도 정면으로 맞서려고 합니다. 부딪히고 깨지고 상처받는 게 두려워 어린아이처럼 숨어있지 않을 거예요. 성장은 오랜 준비가 아니라 얼마나 많이 실패하냐로부터 비롯된다는 걸 느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