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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사로잡히면 괴롭다

따스했던 거리에 비가 내린다.

by 김현
생각


가볍게 생각하자. 별 생각 하지 말자. 난 좋게 생각하고 싶을 때 이렇게 되뇌인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란 어렵다. 눈 앞을 가리는 안개와 싸우는 느낌이다. 허공을 손으로 휘젖는 느낌이다. 난 그냥 싸우지 않으련다.




내 앞에 아름다운 난초가 보인다. 난 난초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잎에 난 상처. 메마른 흙. 시든 잎. 바라보고 바라보니 보이더라. 바라보고 바라보니 알겠더라. 아름답기만 했던 난초가 안쓰럽게 느껴졌다.



생각도 그렇다. 하면 할수록 흐려진다. 깊어질 수록 썩어간다. 따스했던 거리에 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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