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못생겨보이는 여자 친구에게 솔직한 감정을 털어 놓으면 어떻게 될까?
"자기 오늘 왜 이렇게 못생겼어?ㅋㅋㅋㅋㅋ"
....?
아무리 이쁜 말투를 써도 이 말을 내 뱉는 순간 공기는 차가워 진다. 평소에 이러고 노는 커플이 아닌 이상 아마 못해도 2주는 여친 눈치를 보며 지내야 될 것이다. 포식자의 눈치를 살피는 사슴처럼. 덜덜덜.
솔직한 건 죄가 아닐까?언제나 눈에 보이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해야 할 필요는 없다. 때로는 진실을 숨기기도 해야 한다. 진실을 이쁘게 포장하기도 해야 한다. 난 종종 진실이 곧 정답이라고 믿는 사람을 본다. 어떻게 표현하든 솔직하기만 하면 아무 죄가 없다고 믿는 사람들.
난 이 사람들이 한 행동을 보았다. 아무렇지 않게 자기 와이프에게 매력없다는 말을 하더라. 자기가 귀찮다고 친구와의 약속을 당일날 취소하더라. 조금만 싫어도 싫다고 말 하고 조금만 짜증나도 표정을 일그러뜨린다. 옆에 있는 와이프의 얼굴에 그림자가 져도, 친한 친구들이 대놓고 욕을 해도, 자기가 솔직해서 그렇다며 어깨를 으쓱인다.
진실이 곧 정답이라고 믿는 사람은 다른의 감정을 조금도 배려하지 않는다. 여자 친구가 방문을 닫고 서럽게 울어도 반응하지 않는다. 친구들이 얼굴을 찌푸리며 눈치를 줘도 시큰둥해한다. 왜? 난 사실을 말했거든. 솔직한 죄밖에 없거든. 오히려 자기는 당당하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자기를 정의롭다고 치켜세우는 사람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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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솔직함. 이 단어들은 너무 신격화됐다. 진실을 말하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해도 되나? 솔직하게 말하면 자기 기분 내키는 대로 행동해도 되나? 물론 솔직해야 할 땐 솔직해야 한다. 진실해야 할 땐 진실해야 한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을 때도 그래야만 할까? 진실해야 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구분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