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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을 추구하는 진짜 이유

by 김현


난 자기만족 때문에 완벽을 추구한 것이 아니었다. 난 내가 좋아서 완벽을 추구한 것이 아니었다. 내가 완벽을 추구했던 이유는 내가 아니라 외부에 있었다.









"야 넌 왜 이렇게 꼼꼼해? 그냥 대충 해~"

완벽주의자들에게 이렇게 물으면 그들은 답한다.

"내가 용납을 못하겠어. 자기만족이지 뭐."



새빨간 거짓말. 완벽주의자인 친구에게 난 되물었다. "근데 왜 니 방은 개판이야?" 친구는 눈만 꿈뻑 거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완벽주의자들은 정말 자기만족때문에 끝까지 인의 작품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걸까? 그런 사람도 있겠지. 하지만 난 아닌 사람도 있다고 생각한다.



완벽주의자는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사람이다. 들의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다. 혹시라도 내가 만든 음식 먹고 인상을 찡그릴까봐 두려워하는 사람이다. 내가 그린 그림이 형편없다고 할까 봐 무서워하는 사람이다. 완벽주의자들은 그렇기 때문에 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살펴본다. 간의 흠이라도 이면 손에서 펜을 놓치 못한다. 조금 틈이라도 보이면 수십번이고 음식을 다시 만든다. 그 작은 결함이 나를 욕보일 수 있으니까. 완벽주의자는 인정받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 사실 알지 못한다. 자신의 그림에 1mm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이유는 자의 성격 때문이라고 말한다. 자기는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말한다. 근데 왜 청소는 대충할까?Ppt자료는 3번씩이나 체크하면서 친구랑 가기로 한 여행 계획 대충 짤까? 자기가 원래 그런 사람이면 타인의 인정이 없을 때도 두 세번씩 체크해야 하는 거 아닌가? 자기가 하는 모든 일에 신중해야 하는 것 아닌가?



자기가 완벽주의자라고 생각한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내가 정말 자기만족 때문에 완벽을 추구하는지 남들의 시선 때문에 완벽을 추구하는지 다시 한번 되짚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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