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물길을 따라가야 할까?

by 김현



앞으로 뭘 하는 게 좋을까? 정상적으로라면 요식업계에서 일을 1 2년 더 하다 장사를 하는 게 맞을 텐데, 이상하게 내 마음은 딴 데로 가있다. 꼭... 요식업을 해야만 장사를 할 수 있나? 어차피 해봐야 1 2년밖에 더 못할 텐데. 다른 경험을 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모르겠다. 마음이 복잡하다.




예전엔 정해진 루트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맥주집을 하고 싶으면 맥주집에서 일해야 하고 돈까스를 팔고 싶으면 일식집에서 일해야 한다. 무역업을 하려면 국제통상학과를 졸업해야 하듯 어떤 목적지로 가려면 정해진 길이 있다고 생각했다.




요즘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정해진 길은 없다고 생각한다. 무역 회사를 다니다 횟집을 차릴 수도 있는 거고 트럭을 운전하다 유튜버가 될 수도 있는 거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 가다 보면 더 좋은 길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냥 갔을 뿐인데 내가 가려던 길에 더 보템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그런지 꼭 요식업계에 다시 발을 들이지 않아도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건 변명이고 다시 요리를 하고 싶지 않아서 핑계 대는 것일 수도 있다. 알고 보면 장사는 그냥 현실도피일 뿐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런 기회가 온다면. 정말 운 좋게 찾아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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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그냥 가고 싶다. 물길을 만들고 그 길을 따라가기보단 그냥 흘러가고 싶다. 어디로 가든 상관없다. 흩어지고 흩어져 메마른다 하더라도 괜찮다. 그 또한 어딘가로 가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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