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날’과 ‘PSG’의 4강전 예측

UCL 24-25

by DrLeeHC

다가올 2025년 챔피언스리그 4강전, 아스날과 PSG의 만남은 단순히 축구 경기로만 관람하기에는 어딘가 부족할지도 모른다. 그것은 마치 서로 다른 두 세계가 마주 서서, 각자가 누구인지 조용히 이야기하려는 순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 팀은 오랫동안 함께 조율되어온 악기처럼 서로를 울리며 하나의 선율을 만들어내는 팀이다. 반면, 다른 한 팀은 어디서 시작될지 모르는 멜로디를 자유롭게 흘려보내며 그 자리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가는 팀이다. 이 경기는, 바로 그 서로 다른 두 소리가 부딪히고, 교차하며, 결국 하나의 시처럼 피어나는 장면이 이어질 것이다.

아스날은 정돈된 흐름을 가진 팀이다. 미켈 아르테타는 복잡함 속에서 단순한 리듬을 찾아내는 사람이다. 그의 팀은 각자의 위치를 정확히 이해하고, 서로를 존중하며 움직인다. 라이스는 중심을 잡고, 외데고르는 그 틈 사이로 빛을 불어넣는다. 사카와 마르티넬리는 선율처럼 흘러가며, 트로사르와 메리노는 그 선율의 끝을 가만히 감싼다. 이 팀은 어떤 하나의 재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들은 ‘함께’라는 말의 무게를 온몸으로 보여주는 팀이다. 그래서 아스날의 경기를 보면, 무언가 하나가 울리면 곧바로 다른 무엇이 반응하는 걸 느낄 수 있다. 그것은 각각의 소리에서 하나의 오케스트라가 태어나는, 조화의 구조다.
반면 PSG는 정해진 구조 안에서 움직이기를 거부하는 팀이다. 루이스 엔리케는 포지션이나 전술보다는, 순간의 감각과 그 감각들이 만들어내는 연결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PSG의 선수들은 정해진 선 위를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그들은 경기가 시작된 뒤에야 방향을 잡고, 흐름을 읽으며, 그 흐름 속에서 스스로 길을 만들어간다. 바르콜라는 빠르게 공간을 파고들고, 두에는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틀을 벗어나며 흐름을 뒤흔든다. 뎀벨레는 언제 어디서 튀어 나올지 아무도 알 수 없다. 하키미는 측면에서 끊임없이 속도를 올리고, 루이스와 비티냐는 그런 움직임 뒤를 따라가며 조용히 팀의 리듬을 다듬는다.
PSG의 움직임에는 하나의 명확한 틀이나 패턴이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매 순간마다 “지금 이 공을 어떻게 연결해야 할까?”라는 질문이 선수들의 움직임을 이끈다. “어떻게 뛰어야 하나”라는 계획보다 “이 순간을 어떻게 이어가야 할까”라는 감각이 더 우선한다. 그래서 PSG의 축구는 점유율이 높고, 한 번 소유한 공은 좀체 뺏기지 않는다. 그 속에서 늘 조금씩 다르고, 예측 불가능한 순간들을 만든다. 그들의 경기는 언제나 새로운 방식으로 펼쳐지고, 마치 매 순간 처음 시작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움직임은 마치 리좀, 즉 어디서든 뻗어나가고 어디서든 이어질 수 있는 뿌리줄기와도 같다. PSG는 어떤 하나의 중심에 기대지 않고, 그때그때 살아 있는 연결 속에서 스스로 자라난다. 그들은 정해진 형태보다는 살아 있는 유기체에 가깝고, 예측 가능한 정답보다는 매 순간 다른 방식으로 답을 만들어가는 팀이다.

그래서 이 두 팀이 만나게 될 때, 우리는 단지 전술의 충돌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존재의 방식’이 충돌하는 장면을 보게 될 것이다.
아스날은 정돈된 질서로 하나의 울림을 만들고자 할 것이고, PSG는 멈추지 않는 변화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자 할 것이다.
두 팀 모두 옳다. 두 팀 모두 진실하다. 중요한 건 누가 이기느냐가 아니라, 이 두 세계가 서로를 마주하며 어떤 울림을 남기느냐이다.

아스날은 익숙한 리듬 안에서 경기를 정돈하려 할 것이고, PSG는 그 리듬 사이에 스스로의 흐름을 흘려보내며 전혀 다른 질서를 만들어가려 할 것이다.
아스날은 경기 초반, 미리 짜여진 구조대로 천천히 공간을 점유해 나갈 것이다. 외데고르는 중심에서 방향을 조율할 것이고, 라이스는 그 곁에서 균형을 유지하며 사카는 터치라인 가까이에서 넓은 시야를 만들 것이다. 그들의 움직임은 부드럽고 일관될 것이다. 서로를 알고, 서로를 기다릴 것이다.
그러나 PSG는 그 질서에 오래 머무르지 않을 것이다. 바르콜라는 측면을 빠르게 흔들며 예고 없이 안으로 파고들 것이고, 두에는 틀을 벗어나 새로운 길을 만들 것이다. 하키미는 순간적인 속도로 아스날의 리듬을 끊어낼 것이며, 루이스와 비티냐는 움직임 사이를 메우며 전체 흐름을 다른 방향으로 이끌 것이다. 이 팀은 고정되지 않고, 계획보다는 감각으로 움직일 것이다. 경기는 정해진 형식을 벗어나 점점 예측할 수 없는 그림이 되어갈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아스날은 하나의 문장을 완성하려 할 것이고, PSG는 그 문장 사이사이에 쉼표와 물음표를 끼워 넣을 것이다. 후반으로 갈수록 각 팀의 방식은 더 분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할 것이다. 아스날은 조화 속에서 기회를 만들려 할 것이고, PSG는 그 조화의 틈을 노리며 반응할 것이다. 충돌은 단순한 실수나 골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 다른 생각들이 부딪히는 방식으로 나타날 것이다.

이 경기는 어느 한 팀이 완전히 지배하지는 못할 것이다. 오히려 서로의 방식이 서로를 흔들고, 그 흔들림이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누가 결승에 오르든, 관객들은 결과보다 그 과정에서 생긴 울림을 오래 기억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 경기는 단순한 승부가 아니라, 서로 다른 두 존재가 하나의 공간 안에서 자신을 드러내고, 서로를 받아들이는 토론의 순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기를 통해 우리는 축구가 단지 누가 이겼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다른 방식들이 한 공간 안에서 마주치고, 서로를 흔들며,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가를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오래 남게 될 것이다.

아스날의 조화는 말할 것이다.
“우리는 다르지만, 다름 속에서 하나로 흐를 수 있어.”

PSG의 자유는 응답할 것이다.
“우리는 늘 변하지만, 그 변함이 곧 우리의 성장이자 질서야.”

그 두 목소리가 같은 공간에서 맞닿는 순간,
그곳은 경기장이 아니라,
다름과 같음이 함께 숨 쉬는
작은 우주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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