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연극반 OB의 무(모)한 도전 이야기
굿닥터
작가 : 닐사이몬
공연장소 : 대학로 정보소극장
공연날짜 : 2000년 4월 28일(금)-30(일)
연출 : 최영진
기획 : 김영진
배우 : 이성구, 최용민, 정재호, 김복자, 김영진, 김종덕, 이충엽, 김원경, 김여지
협찬 : 사니아실업, 세성애드컴
기획의 마술사
아주대학교 연극반 아몽극회 OB가 연극을 하겠다고 다시 뭉쳤습니다. 위로는 76학번부터 아래로는 95학번까지 모였습니다. 재학시절에는 결코 만날 수도 알 수도 없는 사람들이 이제는 OB라는 똑같은 신분으로 만났습니다. 단 한 명의 전문 연극인도 없는 순수 아마추어들이 옛 시절의 추억만으로 일을 저질렀습니다.
그러나 연극은 추억만으로 덤벼들기에는 우리에게 너무나도 무서운 괴물입니다. 이제는 학창 시절에 한 편의 공연을 올리기 위해 두 달 정도 매일 서너 시간을 투자한 연습마저 여유롭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뭉친다는 것은 실로 연극을 하겠다고 생각한 만큼이나 여러 어려움을 동반했습니다. 예전과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만들어낸 해답은 늦은 밤이었습니다. 시작은 매주 금요일 밤 11시, 끝은 3시입니다. 그다음 날 토요일 근무는 전날의 연습으로 인한 피로로 처음에는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하루였습니다. 시간이 점차 흘러가면서 그 고통마저도 즐겁습니다.
하지만 늦은 밤의 시작처럼 연습이 척척 진행되지는 않았습니다. 우리에게는 모든 것이 늦었습니다. 허리 삼십육의 배우 몸동작에서, 발성에서, 무대 제작에서도 무엇 하나 제시간에 자리를 잡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들었습니다. 이러한 시행착오의 순환 속에서 연습은 진행되고 나아가고 있습니다.
오 개월 연습 기간이 점차 흘러가고 있습니다. 어쩜 우리의 삶처럼 시행착오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는 것이 연습에 대한 최대한의 예의와 성의가 아닐까 합니다. 단지 옛정을 떠올리며 시작했던 조그마한 우리들의 잔치에 여러분을 기꺼이 초대합니다. 몸은 순수 아마추어이지만 열정만은 프로 중의 프로인 그들과 여백의 미를 함께 즐겨주십시오.
여러분의 아낌없는 격려와 비평을 부탁드립니다.
우리 식구들에게 한마디.
밥 한 번 제대로 사줄 수 없는 무능한 기획이 머리 숙여 조아립니다.
이번 공연을 통해서 아몽은 또 한 번 대단한 연극 동아리라는 것을 느낍니다. 아몽의 저력은 정말 대단합니다.
아몽 선 후배 동기 여러분께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특히나 어려운 후원금에 동참해 준 선후배, 동기 아몽인! 그리고 인간 복사 용민 형에 대한 재해석!
고맙습니다.
굿닥터 기획자 김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