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공연"

by 플레이런너
행복식탁.png 챗GPT가 그린 삽화

호스피스 병동.

삶의 끝자락에서, 환자들은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하루하루를 조심스럽게 살아낸다.

그곳에 어느 날, 특별한 공연이 찾아왔다.

지하 대강당.

환자들은 침대에 누운 채로 공연을 관람했다. 단 한 사람도 무리가 가지 않도록,

의료진은 미리 환자들의 상태를 세심히 확인했고, 산소통도 여유 있게 준비했다.

자원봉사자들이 병실에서 대강당까지 정성스럽게 환자들을 모셨다.

병동에서는 평소에도 그림 그리기, 음악 듣기, 가족 사진 촬영 등

작지만 따뜻한 일상이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이어진다.

그들의 해맑은 웃음은 이 공간에서 고맙다는 말을 생략하게 만든다.

그저 존재만으로도 따뜻한 사람들이다.

오늘의 행사는 병원 측에서 준비한

“함께 해서 행복한 오늘 — 5월, 가정의 달 맞이 행복식탁”이라는 이름을 달고 시작되었다.

환자 침대 옆에는 보호자 의자가 놓였고,

그 앞에는 가족이 함께 식사할 수 있도록 식탁과 의자가 마련되었다.

공연장을 가득 채운 사람들 중엔 환자보다 의료진, 자원봉사자, 행정팀이 더 많았다.

그들의 존재는 보이지 않게 공연을 떠받치는 커다란 손이었다.

행사의 시작은 호스피스 병동 팀장님의 인사말.

이윽고 통기타를 든 가수가 무대에 섰다.

맑고 부드러운 미성, 뛰어난 가창력.

하지만 가족들의 시선은 무대가 아닌 침대 위, 사랑하는 사람에게 꽂혀 있었다.

환자의 반응 하나하나에 마음이 쏠려, 노래는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눈물로 받아들여졌다.

가족이 함께 손을 잡고 극장에서 공연을 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공연이라면,

오늘은 ‘너무 특별해서 울음이 나는’ 공연이었다.

가족들도 울었고, 나도 울었다.

마술 공연이 이어졌다.

마술사는 풍선으로 인형을 만들고 화환을 만들었다.

그리고 하나하나, 환자들에게 선물했다.

사진사는 그 순간을 조심스레 담았다.

마술사는 무대를 웃음으로 채우려 애썼고, 그 마음은 그대로 전해졌다.

공연이 끝난 뒤, 환자들은 병실로 다시 이동했다.

남겨진 가족들을 위해 병원 측은 정성스런 뷔페를 준비했다.

식사할 여유조차 없었던 보호자들을 위한 따뜻한 배려였다.

하지만 나는 그 식탁에 앉을 수 없었다.

그냥… 마음이 그러했다.

나는 공연을 좋아하고,

때로는 공연을 기획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어제와 같은 공연은 처음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공연.

무대와 객석, 환자와 가족, 웃음과 눈물이 모두 뒤섞인

슬프도록 아름다웠던 그 시간.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 공연이 환자와 가족에게 작지만 분명한 희망의 조각이 되었기를 바란다.

오늘도,

호스피스 병동은 사랑과 희망을 안고 조용히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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