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마치고, 좀 남아라.”
마지막 사회 시간이 끝날 무렵, 재훈 곁으로 온 선생님이 나지막하게 말했다.
철환은 재훈을 흘긋 바라보며 물었다.
“손 도사한테 불리는 걸 보니 무슨 일이 있는 거지?”
“수업 중 멍 때리기, 숙제 안 하고, 너희들과 안 어울리고…….”
“어쭈, 잘 아시네. 아무래도 이상해, 예전의 재훈이가 아니란 말이야.”
철환은 머리를 갸우뚱거리며 말을 이었다.
“기쁜 일이나 슬픈 일이나 함께하기로 한 우리들 아니니, 기다려 줄게.”
“아냐, 먼저 가봐. 혼자로도 충분해.”
“심각한 거니?”
“차차 얘기할게.”
수업 마치는 음악 소리가 그날은 반갑지 않았다.
모두 돌아간 교실에 선생님과 단둘이 있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두 손을 무릎에 가지런히 얹고 선생님과 마주 보며 앉았다.
“재훈아, 선생님께 말하고 싶은 것 없니?”
“……네.”
“고민이 있는 것 같은데, 얘기해 보렴.”
“……없어요.”
“어제 어머니께서 학교에 오셨더라.”
선생님은 더 이상 말을 돌리지 않았다.
“무척 괴로워하시더구나.”
선생님은 창밖으로 눈길을 돌렸다. 유리창에는 파란 물감으로 칠해진 하늘이 하얀 뭉게구름 두 송이를 두둥실 띄우고 있었다. 재훈도 말없이 하늘을 쳐다보며 다음 얘기를 기다렸다.
“그 얘기를 듣고 많이 놀랐어. 요즈음 네 행동에도 이해가 가더라. 선생님 역시 새엄마 손에 자랐으니까…….”
재훈은 선생님을 자세히 보았다.
“너하곤 사정이 달라, 난 콩쥐 엄마 같은 계모 밑에서 서러움과 배고픔으로 울고 지내는 날이 많았어. 마음이 너무나 추운 나날이었지. 그러나, 넌 여태 네 어머니인 줄 알고 살아왔잖아. 여느 사람보다 많은 사랑과 정성으로 키운 엄마라는 걸 알고 있지?”
재훈은 선생님 얘기를 듣고, 창피하게 그런 얘기를 털어놓은 어머니가 원망스러웠다.
“재훈아, 난 엄마가 되어 보지 않았지만, 이제는 새엄마를 이해할 수 있단다. 내가 새엄마를 무조건 미워하고 싫어하니까 어머니가 속상했던 거야. 여자는 어머니가 되면 바로 빛이 되는 거야. 눈부신 태양이었다가, 찬란한 별도 되는 거야.”
“선생님이라고 다 아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은 단지 너보다 먼저 살아온 인생의 선배일 뿐이라고 말했지? 난 너희들에게 운명은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고 했지만, 이미 주어진 운명은 받아들이며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재훈이라면 충분히 이해하리라고 생각하는데…….”
“……네.”
“우리는 추운 겨울을 잘 견뎠기에 따뜻한 봄을 맞이할 수 있는 거야. 선생님도 그런 겨울을 보낸 사람이란다. 힘들더라도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해. 응, 재훈아.”
재훈은 고개를 숙인 채, 교문 밖으로 나왔다.
태양을 보기도, 나무를 보기도, 사람을 보는 것도 부끄러웠다. 공기가 되어 사라지고 싶었다.
‘어머니의 잘못이 아닌 것, 나도 알아. 미워! 내 주위에 있는 어른들이 모두 밉단 말이야.’
재훈은 약국 앞 횡단보도에서 걸음을 멈췄다.
약국 시계는 12시에 바늘이 멈춰진 채, 고장 나 있었다.
초록 불이 반짝 들어왔으나, 재훈은 건너지 않고 큰길을 따라 걸었다. 보도블록 칸을 세다가 지치면, 은행나무 가로수를 ‘툭툭’ 치면서 갔다.
서쪽 하늘의 노을이 아름다웠다.
재훈은 버스 길을 세 구역이나 걸었다.
‘하늘 공원’ 입구가 보여서 공원으로 올라갔다. 오르막길에서 뒷걸음치며 넘어가는 저녁 해를 쳐다보았다. 마치 붉은 큰 공 같았다.
공원의 꼭대기에 올라갔을 땐, 해는 지고 없었다.
저녁 산책을 나온 어르신만 보일 뿐, 공원은 한적했다. 재훈은 북쪽에 있는 기다란 의자에 가방을 내려놓고 앉았다. 어둠이 숨바꼭질하듯이 살금살금 걸어왔다. 하나, 둘 가로등이 불을 밝혔으나, 어둠을 몰아내기에는 약한 빛이었다.
재훈은 가방을 베고 기다란 의자에 누웠다. 이 편안함. 바닥은 비록 딱딱하고 좁았으나, 하늘이 지붕이 돼 주는 벤치가 좋았다. 하늘도 하나 둘 별 등을 내다 걸었고, 나무 곁에 머물던 바람도 서서히 일어나 움직이기 시작했다.
“후.”
재훈은 깊은숨을 내쉬고는 눈을 감았다. 눈을 감아도 별들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어머, 아이가 자고 있어요.”
재훈은 여자의 소리를 듣고 눈을 번쩍 떴다.
“아니, 여기가 어디지?”
일어나 앉은 재훈은 사방을 둘러보았다. 데이트하고 있던 남녀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재훈을 보고 있었다.
“길을 잃었니?”
청년이 물었다.
“아니에요.”
“그럼, 엄마한테 꾸중을 들었구나.”
“아니란 말이에요.”
재훈은 퉁명스럽게 대꾸하고는 벌떡 일어나 가방을 메고,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쳇, 데이트나 할 일이지, 남의 일에 웬 간섭이람.”
너무 조용했으므로 자기 신발 끄는 소리에 흠칫 놀라곤 했다. 공원길은 꽤 길었다.
“아저씨, 몇 시예요?”
혼자 걷고 있던 아저씨가 왼팔을 눈앞으로 가져가서 시간을 읽어 주었다.
“열 시 이십 분이야.”
‘너무 늦었어, 일없이 늦을 필요는 없었는데…….’
하늘의 별만큼 걱정이 밀려왔다. 숲 속에서 어둠을 삼킨 괴물이 하얀 옷을 걸치고 튀어나올 것 같아 무서웠다. 재훈은 빨리 뛰었다. 찻길은 아직 보이지 않았다. 갑자기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할 것처럼 무서웠다.
내리막길이 거의 끝나 가는 곳에서 재훈은 우뚝 섰다. 시커먼 나무 그림자가 무섭게 재훈을 노려보고 있었다. 소름이 쫙 돋아났다.
재훈은 공원 입구로 나와 큰길에 접어들었지만, 달리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땀에 흠뻑 젖은 채 돌아왔을 때, 집이 대낮같이 환했다. 보통 때 켜지도 않는 뜰 안의 등까지 밝혀져 있었다. 집 안에서 두런두런 사람 소리가 들렸다. 진세가 낮게 짖고 있었다.
‘들어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재훈은 망설였다.
‘지금 들어갈 순 없어. 날 원망스러운 눈초리로 가소롭게 바라볼 큰누나…….’
재훈은 가족이 아니라 생소한 남의 집에 들어가는 것처럼 서먹하기도 하고, 불안해서 대문에 멈춰 서서 한참을 그렇게 있었다. 무서운 마음은 이미 달아났고, 서러운 생각이 바람과 함께 가슴속으로 스며들었다.
“이렇게 늦은 적은 없었어. 사고가 났는지, 그렇지 않으면…….”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나오고 있는 어머니 목소리를 듣고, 담 옆으로 바짝 몸을 숨겼다. 어둠이 재훈을 가려 주었다.
“아빠, 약국 앞에 다시 가 볼까요?”
미영 누나의 신발 끄는 소리가 들리고, 아버지가 대답했다.
“갈 만한 곳은 다 찾아보고 전화도 해 놓았으니 연락이 올 거야. 겁이 많은 아이니까 밤이 되면 돌아오겠지.”
“휴대폰도 책상 위에 그대로 두고…….”
선영 누나 목소리였다.
‘삐거덕’ 작은 문을 미는 소리가 들렸다.
재훈은 담에 꼭 붙어 서서 숨을 죽였다. 사방은 숨소리마저 크게 들려올 정도로 조용해서 재훈을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누군가 ‘이놈!’하며 뒷덜미를 잡아 올릴 것 같아서 좌우로 눈을 굴렸다.
“여보, 몸이 안 좋아 오랜만에 일찍 들어왔는데 신경을 쓰게 해서 미안해요.”
“무슨 말을……. 어디 당신 잘못이오, 다 내 죄지.”
“그런 말씀 마세요. 재훈이 없었다면 난…….”
어머니는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거리고 있었다.
“아빠, 들어가세요. 여기서 기다린다고 오지 않는 애가 오겠어요?”
큰누나의 목소리였다.
“나는 괜찮으니, 너희들이나 들어가 자. 선영인 공부하고, 미영이도 들어가.”
“아빠, 제가 조금만 참았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 죄송해요.”
큰누나의 뾰족한 가시 하나가 똑 부러지는 것 같은 얘기였다. 평소에 큰누나는 아버지에게도 반항적이어서 재훈은 그것이 누나의 성격이겠거니 여기고 있었다. 그런데, 누나가 아버지께 하는 말을 듣고, 누나의 또 다른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언젠가 알게 될 일이었지만, 재훈에게 상당한 충격이었을 거다. 네 얘기도 얘기지만, 어떤 아저씨를 만났다고도 하던데…….”
“무슨 말이에요, 여보.”
“아니, 아니야.”
아버지가 담뱃불을 붙였는지 ‘후’하고 내뿜는 소리가 들려왔다.
“재훈이가 안 오면 어떡해요. 혹시, 나쁜 사람에게 잡혀갔거나 하면 말이에요……, 흑흑.”
미영 누나는 훌쩍거리고 있었다.
“돌아올 거다. 걱정하지 마라.”
“요즘 얼마나 나쁜 사람이 많은데. 집 안에 재워놓은 아기까지 데리고 가는 세상이라잖아요.”
선영 누나의 걱정스러운 말투였다.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돼. 얼마나 영리한 아이니? 말은 없어도 용감해야 할 때는 성난 사자 같은 아이야.”
선영 누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어머니가 소리치듯이 말했다.
“그래, 재훈이는 어릴 적부터 무척이나 똑똑했지. 그게 내 마음을 더 긁었는지도 몰라.”
큰누나가 중얼거렸다
어머니는 또 ‘관세음보살’을 여러 번 부르고 있었다. 아버지의 헛기침 소리도 들려왔다.
재훈은 눈을 감고 숨을 죽이며 듣고 있다가, 살며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어둠이 재훈을 숨겨 준 것처럼, 구름도 별을 가린 채, 쫙 늘어서 있었다.
‘난 왜 이렇게 겁이 많고, 용기도 없으며, 의지가 약할까? 엄마를 찾겠다고 생각했으면 과감하게 뭔가를 계획하고 실행에 옮겨야 하는데, 세월만 보내고 있어. 방학만 기다리면서, 시간이 해결해 주리라 생각하는 나는 누구보다 못난이라고,’
재훈은 자신이 밉고 싫었다.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손등으로 눈물을 훔친 재훈은 다시 하늘을 보았다.
검푸른 하늘이 구름 사이로 희미하게 하나둘 별들이 깜빡거렸다.
큰길에서는 아직도 차들이 달리고 있었다. 쉬지 않고 달리는 차 소리도 점차 멀어져 가고 있었다. 재훈은 그 자리에 쪼그리고 앉았다. 달려가 아버지 품에 안겨서 실컷 울어 볼까, 생각하다가 힘없이 주저앉는 자신이 더욱 미웠다.
“너무 늦었다. 파출소에도 신고해 놓았으니, 연락이 올 거다. 들어가서 기다리자.”
“당신, 먼저 들어가 눈 좀 붙여요. 저야 집에 있는 사람이니 더 기다려 볼게요.”
“무슨 소리야, 당신이 문제라고, 당신이 그러면 다 밤을 새우게 돼. 들어가, 들어가자고.”
“삐거덕” 소리와 함께 모두 들어가는 듯했고, 진세만 컹컹거리고 있었다.
재훈은 망설였다.
‘지금이라도 들어갈까? 모두 저렇게 걱정하고 있는데. 아니야, 안 돼.’
재훈은 도리질하며 쪼그리고 앉아서 무릎 위에 얼굴을 파묻었다.
7월의 밤이었지만, 한기가 들었다. 배에서도 꼬르륵 소리가 났다.
‘이대로 밤을 새운다? 날이 밝아 오면 또 어떡하고? 그래, 그게 좋겠다. 담을 넘어서 살그머니 내 방으로 가는 거야.’
잠시 후, 재훈은 일어서서 집 안의 동정을 살폈다. 불은 끄지 않은 채, 모두 안으로 들어간 모양이었다. 아무 기척이 없었다.
담을 넘어가기 쉬운 곳을 찾아서 재훈은 집 밖을 한 번 돌아보았다. 부엌이 있는 뒤편 담이 제일 낮아 보였지만, 뾰족한 쇠창살 때문에 올라갈 수가 없었다. 오른쪽 목련 나무 근처가 좋을 것 같았다. 그 밑에는 잔디가 깔려 있어, 떨어져도 소리가 나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 먼저, 책가방을 담 위에 살짝 올려놓았다. 그리고, 철봉에 뛰어오르듯 펄쩍 몸을 날렸다. 윗몸이 담 위에 올려졌고, 오른쪽 다리를 담에 걸어서 엉덩이를 올렸다. 이제 안쪽으로 뛰어넘기만 하면 성공이라고 생각했다.
‘하나, 둘, 셋.’
재훈은 마음속으로 구령을 부르고 뛰어내렸다.
“쿵-.”
“어이쿠, 아야!”
재훈은 자기도 모르게 소리쳤다.
진세가 멍멍 짖었다. 어머니가 먼저 뛰어나오며 외쳤다.
“누, 누구요!”
아버지도 달려 나왔다.
재훈은 일어설 수가 없었다. 그대로 엎어진 채, 아버지를 쳐다보았다.
“아니, 재훈이 아니냐.”
어머니가 재훈의 목을 왈칵 끌어안았다.
“이걸 어째, 발을 삔 것 같은데. 여보, 어서 데리고 들어가요.”
재훈은 멋쩍었다. 얼른 일어나 뛰어 들어가고 싶었지만, 움직일 수가 없었다.
다행히 누나들은 나오지 않았다.
“제가 일어날게요.”
그러나, 재훈은 아픔을 참지 못하고 다시 주저앉았다.
아버지는 안방에다 재훈을 눕혔다. 어머니는 더운 수건으로 발목을 감싸 주며 물파스를 바르고 문질렀으나, 오른쪽 발목은 퉁퉁 부어오르고 있었다.
심한 통증으로 재훈은 잠을 이루지 못한 것 같았는데, 어느덧 밖이 훤하게 밝아 있었다.
일어나려고 힘을 주니까 발목이 더욱 아팠다.
방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재훈은 아버지, 어머니 보기도 부끄럽고 학교에 가는 것도 걱정이었다.
언제 들어왔는지 어머니가 재훈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학교에 가야 하는데…….”
재훈은 말을 잇지 못하고 얼버무렸다.
“선생님께 전화를 드렸단다. 아침 먹고 정형외과에 가보자.”
어머니는 언제나처럼 변함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죄송해요.”
조용히 문을 열고 나가며 낮게 한숨 쉬는 어머니의 뒷모습에다 재훈은 중얼거렸다.
아침상이 들어왔다.
어머니가 재훈을 말없이 일으켰다. 밥상에는 재훈이가 좋아하는 미역국과 조기 한 마리, 다섯 가지의 나물과 전유어가 먹음직스럽게 놓여있었다.
‘어, 생일 반찬인데? 가만, 오늘 날짜가……내 생일이잖아.’
부끄럽고 미안하고, 고맙고 괴로워 재훈은 숟가락을 들지 못하고 그대로 보고만 있었다.
“열두 번째 생일이야. 이렇게 다리를 다쳐 어째, 어서 먹어. 아버지는 회사에 갔다 돌아와 병원까지 태워다 주기로 했어.”
어머니는 조용히 밖으로 나갔다.
재훈은 오른쪽 다리를 편 채로 숟가락을 들고 미역국을 떴다. 빈 뱃속에 국이 들어가니 ‘쪼르르’ 소리가 났다. 배가 몹시 고팠다. 재훈은 맛있게 먹고는 상을 밀어 놓았다.
‘이게 무슨 일이람. 여름 방학이 다 되어 가는데, 마음대로 걸어 다닐 수도 없으니.’
재훈은 자신이 꼭 고장 난 로봇 같았다.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는 건 두 팔 뿐이었지만, 그 팔까지도 다리와 같이 직선으로 펴며 구부리고 했다.
재훈의 마음속에 깊숙이 뿌리내린 원망의 화살은 아직 한 개도 빼지 않은 상태였다. 생일을 잊지 않고 차려 주는 엄마한테도, 바쁜 회사 일을 미루고 병원으로 데리고 갈 아버지께도, 멋쩍을까 봐 나타나지도 않는 누나들에게도 그대로 품고 있었다.
아버지의 차 소리가 났다.
“날 잡고 일어서 봐.”
어머니가 재훈을 일으키면서 말했다.
‘아니야. 여태까지 연극이었거나 꿈이었을 뿐이야, 여기 있는 분이 우리 엄마라고, 날 낳아준 분이 틀림없어.’
재훈은 소리치고 싶었다. 그러나, 어머니에게는 한마디 말도 건네지 않았다.
차를 타자, 재훈의 마음은 금방 달라졌다.
‘어쨌든 꼭 확인해 봐야겠어. 그림자 같은 엄마를 꼭 찾고 말 테야.’
마음속으로 다짐한 재훈은 창밖을 보았다.
7월의 은행나무는 숱이 많았다. 나뭇잎들이 재훈을 향해 걱정스러운 듯 손을 흔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