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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니김 Jul 05. 2023

한번쯤 마음의 먼지일랑 털어보라

내 인생의 건배사는 카르페디엠

 내 인생의 건배사는 바로 ‘카르페디엠’이다. 그건 삶의 지혜를 채우는 순간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이 말을 가장 좋아하는 인생모토로 삼고 있다. 어쩌면 불확실한 오늘의 이 순간을 차라리 즐기는 편이 더 좋을 지도 모른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 바로 그런 철학을 담은 말인데, 라틴어로 "오늘을 즐겨라"라는 뜻이란다. 우리식으로 바꿔 말하자면, 한번뿐인 욜로(YOLO)인생이니, 미래일랑 걱정말고 “노세노세 젊어서 노세”같은 노랫말인 셈이다.

 이따금 회식자리에 술자리가 무르익으면 친구들은 의례히 건배사에 취한다. 그럴 때마다 나의 건배사는 늘 ‘카르페디엠’이었다. 오늘,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우리에게 주어진 최고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나는 매일 아침 일어나면,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잠깐 동안 침묵 속에 카르페디엠을 떠올리며 오늘도 어떻게 살아갈지 상상해본다. 오늘은 어떤 일에 열정을 쏟아부을 것인가? 나에게 카르페디엠은 한 번뿐인 욜로(YOOLO) 인생을 알차게 살아가기 위한 나침반이기 때문이다. 


 평소에 나는 술만큼이나 책을 좋아한다. 매년 새해가 열리면, 새로 마련한 다이어리에 가장 먼저 올 한해 읽어야 할 ‘책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곤 한다. 발라드 음악이나 요즘 핫한 트롯풍의 노래를 감상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커피 한잔에 시골마당 테라스에 않아 독서 삼매경에 빠지는 카르페디엠의 순간만큼이나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해질 때도 없기 때문이다.

올 한해 내가 인상깊게 읽었던 책들이라면, 움베르트 에코의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이라든가, 로베르토 무질의 <특성없는 남자>, 자크 프레베르의 시집<장례식에 가는 달팽이들의 노래>, 찰스 핸디의 <삶이 던지는 질문은 언제나 같다>, 류시화의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김승옥의 단편집<무진기행> 등이다. 주로 고른 책은 제목이 맘에 들었거나, 혹은 마음을 힐링시켜주는 소설부터 시집, 고전, 수필집 같은 것들이다.  나름 책을 선택하는 기준도 있다. 특히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러시아 소설가인데, 얼마나 깊이 있는 도스토예프스키적인 스타일이냐에 달려있다. 나에겐 절대적 신념이 강한 톨스토이의 스타일보다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인간 내면심리를 파헤치는 다면적인 세계관을 좋아하는 편이다.


 영국의 사상가 이사야 벌린의 말을 빌리자면, 톨스토이가 ‘많은 걸 폭넓게 아는 여우형’이라면, 도스토예스키는 ‘하나의 큰 것을 깊이 아는 고슴도치형’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누군가 가장 좋아하는 세단어가 무어냐고 물어보면, 나에겐 “당신과 나, 그리고 책”이라 말하고 싶을 정도로 책을 좋아하는 편이다.  사노라면 고비마다 소용돌이 일지라도, 무엇이 두려워 징글맞게 시리, 애면글면 각본처럼 살아가는가? “아 글쎄, 무슨 대수라고? 이젠 숙제처럼 살지 말고, 축제처럼 살아가세.”곰비임비 음악이든 책이든, 그걸 벗 삼아 카르페디엠으로 살어리랏다.


 내가 이 세상에 온 것은 하루를 살아도 취향에 따라 내 맘대로 살려고 온 것이지, 마냥 오래오래 살려고 온 것은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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