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든 당장 현재의 내 모습에 완벽히 만족하기란 대단히 힘든 일인 것 같다. 나는 늘 내가 아닌 누군가가 되고 싶다. 나보다 부지런한, 재능이 많은, 아름다운, 돈이 많은, 강한, 다정한, 열정적인 누군가가. 멋도 없고 이기적이지만 때로 나는 그들이 가진 것을 그들이 기울인 노력없이 날름 훔치고 싶고 나도 그런 사람인양 '척'하고도 싶다.
나는 왜 나지? 내가 나인 것을 미워하고 슬퍼하는 일이 잦았다. 나는 왜 이렇게 끝을 모르고 게으른지, 빛나는 재능을 가지지 못했는지, 아름답지 못한지, 돈이 많지 않은지, 나약한지, 다정하지 못한지, 내 안에 타오르던 것들은 금방 꺼지고야 마는지. 내가 싫어하는 나의 구석구석을 모조리 읊자면 아마 밤을 새워도 모자라다. 온갖 미디어에서 그렇게나 외쳐대는 love myself는 왜 이리도 허상같을까. 마치 도달할 수 없는 결승선 같다.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가끔은 이런 미워함이 도리어 도움이 되는 것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나에게 완벽히 만족하지 않는 한, 나는 계속 나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할 테니까. 그게 어쩌면 점점 나를 내 맘에 들게 할지도 모른다.
결국 나는 어쩔 수 없이 나밖에는 못 된다.(나쁜 의미가 아니라.. 사실이 그렇다) 필연적으로 영영 죽을 때까지 나다. 그러니 싫어도 좋아도 뭐 어떡해. 내게 주어진 최선은 이런 '나'를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잘 데리고 사는 것.
'나'란 말을 너무 많이 써서 약간 '나'슈탈트 붕괴오는 것 같네.. 어쨌거나 내가 내 마음에 들게 사는 게 참 어렵구나 싶다. 그래도 가끔은 나도 내가 좋아. 살다보면 아마 조금씩 더 좋아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