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Episode 3. 비 오던 날의 꿈

by mean


며칠 뒤, 유리문 틈으로 스며든 습기가 어두컴컴한 복도를 눅눅하게 메우고 있었다. 창밖으로는 빗소리가 토독토독 들려왔다.


비 오는 날의 감상적인 분위기를 원래 좋아했다. 하지만 우산을 챙겨 오지 않은 그날은 왠지 모를 기대감에 젖어 복도를 두리번거렸다. 어쩌면 지금도 그가 어디선가 나를 지켜보고 있을 것만 같았다.



슬그머니 우산을 씌워주거나, 차 문을 열어 나를 태워 주는 영화 같은 상상.



나를 긴장시키던 그는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그가 나에게만은 다정하게 대해 줄 것이라는, 이 빗속에 나를 혼자 두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품었다.



복도는 정적만이 감돌았다. 유리문 너머로 쏟아지는 비를 한참 바라보았다. 비를 보고 있자니 발걸음이 점점 무거워졌다. 신발을 뚫어지게 보다가 결국 빗속으로 발을 내디뎠다. 교복을 적시는 빗방울은 차가웠다.



젖은 몸으로 현관에 들어섰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바닥에서 찌걱찌걱 기분 나쁜 소리가 났다. 거실을 가득 채운 연속극 소리 사이로,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엄마가 물었다.


“꼴이 그게 뭐니. 우산 안 챙겨 갔니?”


대꾸 없이 방에 들어갔다. 자꾸만 들러붙는 교복을 겨우 벗어던지고 손에 잡히는 대로 옷을 대충 주워 입었다. 베개에 수건을 깔고 눕자 머리카락 끝에 맺혀 있던 빗물이 금세 수건을 적셔왔다.


창밖 빗소리를 들으며 그대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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