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Episode 4. 그의 이름이 나에게 왔다

by mean

그의 실체가 선명해진 건 친구가 전해준 이야기 때문이었다.


어느 쉬는 시간, 앞자리 친구가 돌아앉으며 말을 꺼냈다.


"야, 들었어? 아까 국어 선생님이 백상현 선생님한테 쓰레기통 가지고 뭐라고 하셨대. 분리수거가 그게 뭐냐고 애들 지도 안 하냐며 엄청 잔소리하셨나 봐. 근데 그 선생님 진짜 이상하지 않냐? 그렇게 애들 다 보는 데서 소리를 듣는데도 말 한마디 없이, 그냥 가만히 서 있었대.”


내가 책상 위에 흩어진 필기구들을 하나하나 정리하며 대수롭지 않게 물었다.


"백상현 선생님이 누군데?"


" 너 몰라? 12반 담임. 왜 그 있잖아, 키 진짜 크고 표정 없는 선생님. 아직 결혼 안 했다던데."


친구의 말에 펜을 집어넣던 내 손끝이 필통 입구에서 삐끗하며 지퍼에 걸렸다. 그와 동시에 직감했다.


복도에서 여러 번 마주친, 비 오던 날 나를 구해주길 바랐던 그 사람이 백상현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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