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5. 가까운 듯 먼,
과학 시간이 되었지만 선생님은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들어온 건 백상현이었다. 그는 우리 반 수업에는 들어오지 않는, 뒷반 담당 수학 선생이었다.
그는 말없이 교단 컴퓨터로 절절한 사랑 노래를 틀었다.
수업 시간에 사랑 노래라니. 누구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있는 걸까. 그가 한층 가깝게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그를 보고 있었다. 어딘가 처연해 보였다.
그는 내 눈을 피하지 않았다. 그 눈빛을 마주하는 사이, 그는 마우스를 움직여 볼륨을 높였다. 교실 가득 노랫소리가 울려 퍼졌다.
급식실 앞에 그가 서 있었다. 교실에서의 기억 때문인지, 나는 이전보다 밝은 톤으로 인사했다.
그는 무심하게 인사를 받을 뿐이었다. 나를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듯한 반응에 민망함이 몰려왔다. 나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급식 줄 사이로 몸을 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