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Episode 2. 낯선 재회

by mean

학교에 남아 있는 시간이 밤까지 길어졌다. 야간자율학습을 시작했다.


종이 울리고 이내 책장 넘기는 소리와 사각사각 글씨 쓰는 소리만이 교실을 채웠다.

잠시 후 적막을 깨고 교실 앞문이 거칠게 열렸다.


그였다. 손에는 출석부가 들려 있었다. 그를 이런 식으로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여전히 그의 이름과 몇 반 담임인지는 알 수 없었다.


내 순서를 기다리며 그의 목소리에 온 신경을 기울였다.


"연수인."


"네."


나는 나직이 대답했다.


그리고 얼마간 호명이 이어졌다.


내 이름이 지나간 뒤로 마음을 놓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가 한 아이에게 대답이 건방지다며 불같이 화를 냈다. 금방이라도 무슨 일을 낼 것 같은 기세였다.


그는 마음에 찰 때까지 몇 번이고 그 애의 이름을 불렀다.


나는 그를 보며 화를 가라앉히기를,

그 애를 돌아보며 공손히 대답하기를 되뇌었다.

마침내 그 애가 정중하면서도 무심한 말투로 대답했다. 그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상황이 끝났다고 생각하며 안도하려던 순간, 그가 출석부를 첫 장으로 넘겼다.


다시 시작이었다.


나는 실수할까 봐 걱정하며, 점점 다가오는 내 이름을 기다렸다. 이윽고 이름이 불렸을 때, 나는 처음보다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그는 바로 다음 이름을 부르는 대신 3초 정도 뜸을 들였다.


그의 시선이 내 얼굴 위를 느릿하게 머물다 갔다.


그리고는 별다른 말 없이 남은 이름들을 무미건조하게 불러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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