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9. 불편한 예감
무표정하던 얼굴에 아주 잠깐 번졌던 웃음.
그가 내게 관심이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앞으로 그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막막했다. 내 마음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머릿속은 온통 그에 대한 생각뿐이었다.
그 확신은 얼마 못 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흔들렸다. 점심시간에 나를 찾아온 민주가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학기 초에 등교 지도하던 남자 선생들 말이야. 애들 지나갈 때마다 얼굴이랑 몸매로 점수 매겼대. 진짜 소름 돋지 않아?"
펜을 만지작거리던 손이 멈췄다.
"백상현도 있었잖아."
민주가 덧붙였다.
그가 나에게 보낸 시선들이 다르게 읽히기 시작했다.
그도 그들과 같은 눈으로 나를 본 걸까. 아니면, 그저 나를 눈에 담고 있었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