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uside 12. 그의 책상
5교시 예비종이 울렸다. 주변을 정리하려는데 교탁 앞 반장이 나를 불렀다.
“연수인, 사회 보고서 안 내? 네 것만 없어.”
가방 속을 뒤졌지만 보이지 않았다. 반장이 서류 뭉치를 챙기며 말했다.
“나 지금 가. 5교시 전까지 내야 해.”
그 애가 앞문을 나서자 마음이 급해져 손을 넣어 헤집었다. 보고서는 교과서 사이에 끼어 있었다. 나는 그것을 움켜쥐고 복도로 뛰어나갔다.
교무실에 선생님은 계시지 않았다. 보고서를 반장이 둔 더미 속에 밀어 넣고 돌아서려는데, 옆자리 책들 사이로 낯익은 모서리가 보였다.
백상현의 책상이었다.
분홍색 문제집. 며칠 전 사라진 내 것과 똑같았다. 낡은 모서리가 내 것이라고 말을 거는 것 같았다.
심장이 요동쳤다. 조금만 들춰보면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 순간 문이 열리며 선생님이 들어왔다. 나는 문제집으로 뻗으려던 손을 거두고 그 길로 밖으로 나왔다.
‘잘못 본 거겠지. 내 게 왜 거기 있겠어.’
부정하며 돌아오는 길에 시작종이 울렸다. 삐져나와 있던 그 모서리가 자꾸만 눈앞에 아른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