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와서 자료실 자동문 버튼을 눌렀다.
문은 천천히 열렸다.
은행에 서류를 빨리 제출해야 하는 나는 순간 화가 났다.
그런데도 문은 자기 속도로 느리게 열렸다.
기다리는 동안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내가 대체 뭐 때문에 이렇게 서두르고 있었지?
그 문은 마치,
정상만 보고 산을 타는 등산객에게
“주변 풍경도 좀 보면서 가라”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나는 뭐가 그리 급했는지 곰곰이 생각해 봤다.
그냥 살다 보니,
남들처럼 하려다 보니,
문득 여기까지 온 것이었다.